송이 작황 지난해 두배...가격도 덩달아 ‘껑충’, 송이판매 수익금 대부분 조합에서 ‘꿀꺽’
[더팩트ㅣ청송=이민 기자] "송이 풍년인데, 등급 좋은 송이는 흔적도 없이 사라져요..."
송이 입찰에 참여한 상인들이 청송군산림조합의 ‘갑질과 횡포’가 극에 달했다며 울분을 토했다.
최근 송이를 일반판매하면서 현금만 받고 지역 대표 송이축제가 등급을 속인 이른바 ‘가짜 송이’로 축제를 한다고 밝힌 청송군산림조합이 (본지 9월 24일, 25일 보도) 이번엔 송이 판매를 볼모로 갑질과 횡포를 일삼아 논란이다.
29일 청송군산림조합(이하 산림조합)에 따르면 지난해 1등급 송이 1㎏ 가격은 30만 원대, 올해는 60만 원대를 웃돈다. 올해 물량은 지난해보다 50% 늘어난 50t, 금액으로는 70억으로 예상했다.
송이 수매량이 지난해보다 2배가량 늘었지만, 가격은 오히려 ‘껑충’ 뛰었다.
이는 산림조합이 수매한 송이를 입찰 후 가격이 정해지면 판매하는 방식이 아닌 매일 오전 송이 수매와 동시에 외상으로 일반판매에 나서면서 정작 입찰을 할 때는 등급이 낮거나 등외품이 대다수이다.
따라서 구매자로부터 예약을 받은 상인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등급이 낮은 송이라도 서로 차지하기 위해 가격경쟁을 하게 돼 송이가격이 올라간다는 게 상인들의 설명이다.
이날 산림조합은 지난 7일 첫 송이 공판부터 지금까지 누적 판매량은 4160㎏, 금액으로는 8억 1800여만 원이라고 밝혔다. 1㎏당 56만원으로 1등급만 판매한 셈이다. 상인들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대목이다.
또 산림조합은 송이판매수익금의 대부분을 직원들 인건비, 조합운영비, 관리비로 지출했다. 사회환원사업으로는 지난해 지역육성인재장학기금 1000만원, 불우이웃돕기성금 100만원, 코로나19성금 100만원이 고작인 것으로 확인됐다.
게다가 이 산림조합 조승래 전무는 개인전화로 송이를 주문받아 부하 직원에게 송이 배달을 시키는 것도 서슴지 않는다. 주문자의 대부분은 청송군체육회 간부, 지역 유력기업체 대표 등 청송지역 유력인사들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를 두고 지역민 A씨(54·주왕산면)는 "매년 명절이면 산림조합이 지역 유력인사들에게 최상급 송이를 나눠주는 건 공공연히 알려져 있다"며 "심지어 ‘못 얻어먹은 사람만 바보’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고 말했다.
지역민 B씨(42·여·파천면)는 "산림조합에서 카드를 받지 않아 현금으로 송이를 샀지만, 현금영수증은 발급이 안 된다"며 "탈세에 갑질과 횡포까지 일삼는다"며 분개했다.
송이 판매상 C씨(59·청송읍)는 "입찰금액도 나오기 전 조합에서 최상급 송이를 외상으로 팔아치워 상인들은 등급 낮은 송이를 비싸게 입찰해야 한다"며 "산림조합이 송이를 수매, 선별, 판매, 입찰까지 주도해 송이시장 최고의 갑질을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청송군산림조합 조승래 전무는 "명절때마다 관례로 지역 유력인사들에게 송이 600g 1상자씩을 나눠주다 3~4년 전쯤 이 문제로 고발을 당해 경찰조사를 받고 검찰로 넘어갔지만, 다행히 검찰조사에서 무혐의를 받아 문제가 없다"며 무용담을 털어놨다.
그러면서 "청송송이는 안동과 영양송이가 대부분이고, 탈세는 도매상들이 사업자도 없이 장사해 세무조사가 필요하다"고 반박했다.
tktf@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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