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우발적 살해 의문…피고인 심리 상태 살펴봐야"
[더팩트 | 대전=김성서 기자] 충남 당진에서 자신의 여자친구와 언니를 살해한 혐의로 1심에서 무기징역을 받은 30대가 항소심에서 정신감정을 받게됐다.
대전고법 형사3부(정재오 부장판사)는 31일 강도살인 등의 혐의를 받는 A씨(33)에 대한 항소심 공판을 속행했다.
검찰은 이날 "피고인이 범행 후 체포되면서 우발적으로 연인 관계에 있던 피해자를 살해한 후 그 언니를 살해했다고 진술하고 있지만 범행 직후의 행적 등을 살펴볼 때 우발적이고 진정성 있는 자백인지 의문이 든다"며 피고인의 심리 상태와 진정성, 재범 우려 등에 대한 전문적인 의견을 위해 심리검사 등 정신 감정을 신청했다.
피고 측 변호인과 피고는 특별한 의견을 제시하지 않아 재판부는 A씨에 대한 정신 감정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A씨에 대한 정신 감정은 공주치료감호소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두 사람의 목을 졸라 살해한 뒤 두 번째 피해자인 언니의 카드를 사용하고, 피해자들이 살아있는 것처럼 휴대전화를 이용해 부모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면서 "체포된 후 자백한 심리가 무엇인지 검사할 필요가 있고, 우발적인지 아닌지 확인해야 하고, 최소한 인간이라면 느꼈을 일말의 양심이 있었는지 등을 살펴봐야 형을 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1심 재판부가 기각했던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청구를 위한 판결전조사도 병행할 방침이다.
다음 재판은 A씨에 대한 심리 검사 결과 등이 나온 뒤인 오는 11월 30일 오후 3시에 진행될 예정이다.
A씨는 지난해 6월 25일 충남 당진의 한 아파트에서 자신의 여자친구를 목 졸라 숨지게 한 뒤 같은 아파트에 살고 있는 여자친구의 언니까지 살해한 뒤 금품과 차를 훔쳐 달아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 받았다.
또 피해자들의 휴대전화를 이용해 5차례에 걸쳐 106만원 상당의 게임 아이템을 구매한 혐의(컴퓨터 등 사용 사기)도 추가돼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 받은 바 있어 항소심 재판부는 두 재판을 병합해 심리하고 있다.
피해자 유가족들은 지난해 12월 '딸의 남자친구가 제 딸과 언니인 큰딸까지 살해했다'며 청와대 국민청원에 글을 올려 엄벌을 촉구했다. 이 청원은 26만여명의 동의를 얻고 지난 1월 마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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