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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 결과 의구심 가지다 끝내 숨진 '공무원 탈락 응시생' 마지막 목소리
공무원 시험에 탈락한 뒤 극단적인 선택을 한 응시생 이군의 유족들이 지난 17일 부산교육청앞에서  당국의 안일한 대응에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부산=조탁만 기자.
공무원 시험에 탈락한 뒤 극단적인 선택을 한 응시생 이군의 유족들이 지난 17일 부산교육청앞에서 당국의 안일한 대응에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부산=조탁만 기자.

부산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 수사…부산교육청 지난달 29일부터 특별 감사 진행

[더팩트ㅣ부산=조탁만 기자] 최근 부산교육청 지방공무원 경력경쟁임용시험(시설 9급)에 떨어진 이모(19)군이 숨지기 전 자신의 면접 결과에 결코 수긍하지 못해 억울해 하는 정황이 담긴 녹취록이 나왔다.

19일 <더팩트>는 이군의 녹취록을 입수했다. 녹취록은 공무원 최종합격 발표일 하루 뒤인 지난달 27일 이군이 부산교육청 관계자와 나눈 통화 내용 일부다. 단, 전체 녹취록의 일부를 공개하는 만큼 큰 틀에서 맥락이 틀어지지 않게끔 내용을 정리했다.

이군은 부산교육청 관계자에게 "어제 말했던 면접에서 (다른 응시생이) ‘상’을 받은 이유를 알 수 있을까요"라고 물었다.

이 군은 이미 전날 부신교육청 관계자와 통화했었다. 당시 자신이 납득할 수 없는 면접 과정에 대한 답변을 요구했고, 면접 결과를 스스로 인정하기 어려워 극도로 힘들다고도 말했다. 이에 부산교육청 관계자는 연락하겠다고 답하며 통화는 끊겼다.

이에 이군은 다음날 오후 답변을 듣기 위해 다시 연락을 취한 것이다.

부산교육청 관계자는 이에 "응시생 본인이 아니라 다른 응시생에 대한 결과이다"며 "면접위원들이나 다른 응시생의 본인 동의도 좀 필요한 상황이다"고 답했다.

대화를 이어가던 중 이군은 "그럼 이걸 어떻게 납득하고 다음 시험을 준비할까요"라며 "다음 시험에서도 뻔한 게 아니냐"며 따졌고, 부산교육청 관계자는 "설명을 다 했다"고 짧게 답했다.

이군은 격앙된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그는 "작년에는 안 뽑았다"며 "내년에도 안 뽑으면 어떻게 할 것인가요"라고 반문했다. 이어 "뽑는다 해도 면접에서 또 이렇게 되면 어쩔 건가요"라면서 "시험성적이 월등히 우수한데도, 납득만 하라고 할 건가요"라고 하소연했다.

이에 부산교육청 관계자는 "미래에 대한 상황을 지금 말할 수는 없다"고 답했다.

또 이군은 "내년에 뽑을지 안 뽑을지도 불명확한데, 그럼 규정이라도 바꾸도록 어떻게 해야죠"라고 반박했고, 부산교육청 관계자는 "지금 상황에서는 제가 바로 반영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군에겐 별 다른 방도가 없었다. 그는 마지막으로 "그럼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는지 좀 말헤 달라"며 힘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부산교육청 관계자는 "그것은 제가 안내할 수는 없다"면서 "제가 오늘 여러 차례 전화를 받았는데, 이에 대해 답변을 준비해야 할 것 같다. 제가 할 수 있는 설명은 정말 다 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통화를 마치고 얼마 후 이군은 자신의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타살 정황이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군의 어머니는 부산교육청을 원망했다. 그는 "우리 아이는 10월에도 지방직 공무원 지원한 상황이었다"면서 "(부산교육청 측이)‘우수제도를 다시 알아보겠다. 우리가 한번 노력 해보겠다’고 말했다면 우리 아이는 다시 공부를 시작했을 것이다"고 했다. 이어 "너무 너무 한스럽다. 갑갑해서 그렇게 된 것이다. 아이 한이라도 풀어줬으면 좋겠다"고 흐느꼈다.

현재 유족 측은 면접 과정에서 등수가 바뀐 정황에 대한 의혹과 관련, 투명한 감사와 함께 면접에서 우수 등급을 받으면 필기 점수가 낮더라도 최종합격할 수 있는 우수제도에 대한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부산교육청은 지난달 29일 특별 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부산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지난 3일 해당 응시생 유족 측이 직무유기 등 혐의로 시교육청 관련 공무원을 상대으로 고소한 사건을 인계받아 사실 관계를 파악하고 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hcmedia@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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