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평지역자활센터 전 직원 "더 이상 지켜볼 수 없어 개인이지만 용기 냈다"
[더팩트 l 함평=문승용 기자] 5년 연속 우수기관으로 선정된 전남 함평지역자활센터(이하 자활센터)에서 썩고 곰팡이가 슨 식재료와 미국 캘리포니아산 쌀을 국산으로 속여 어린이들의 급식으로 사용한 의혹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자활센터에서 일했던 전 직원 A 씨는 관련 사진과 음성파일 등을 증거로 수집하고 이러한 의혹을 전남도와 함평군청에 신고한 데 이어 지난 14일에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사연을 올리며 장애 아이들과 부모들을 대신해 자활센터를 고발하고 나섰다.
16일 자활센터 전 직원이라고 밝힌 A 씨는 국민청원에서 "아이들이 먹는 음식에 상한 계란과 미국산 쌀을 사용해 배달하는 자활센터를 직접 일했던 제가 고발한다"며 "자활센터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계속 지켜볼 수 없어서 스스로 종결하고자 제보한다"고 사연을 올렸다.
A 씨는 청원글에서 "저는 자활(센터)에서 최근까지 일을 했던 참여자이며 한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라고 신분을 밝히며 "누구라도 제보를 하지 않으면 계속 자활(센터)에서는 깨진 계란을 사용해서 음식을 하고 지역 어린이 관련 시설에서는 이 음식을 먹을 거란 생각에 힘없는 개인이지만 용기 내어 나섰다"고 밝혔다.
A 씨는 이어 "사업단에서 밥을 먹는 날이면 배가 아프고 설사를 자주했다"고 밝히며 "어느 날 너무 입맛이 없어서 나온 음식 중 계란말이만을 먹고 저녁 퇴근 후 배가 아파 견디다 못해 병원에 가니 ‘식중독’이라는 진단을 받았다"고 말했다.
A 씨는 이때부터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지난 6월 21일 우연히 계란이 납품되고 있는 사진을 촬영했다. 이날 착한 밥상 직원은 "언니야 계란 사진 찍는 거 봤는데 혹시 속이 안 좋아요? 언니 계란말이 드시지 마세요"라고 했다는 것이다.
A 씨는 그 이후로 착한 밥상 참여자들로부터 많은 제보를 받게 되면서 더 많은 아이들이 이런 음식을 먹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지역 엄마들이 활동하는 맘카페와 함평군청 자유게시판 글을 올리는 한편 전남도지사실에 제보했다.
A 씨는 국민청원글에서 "자활센터 책임자는 교육실에 참여자들을 모아놓고 제가 올렸던 맘카페에 반박 댓글을 달아달라는 말까지 했다고 참여자(현재 일하고 있는 직원들)들이 이야기를 전해주었다"며 "당연 증언 자료와 관련자료가 있다"고 의혹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와 함께 A 씨는 "자활 착한 밥상 참여자들이 본인에게 제보 주는 것을 막기 위해 단장·총무 이외엔 전화를 사용하지 못하게 전화기를 거둬서 보관한다고 한다"며 "어찌 사생활까지 침해하는지"라고 한탄하며 조직적인 대응과 은폐가 이뤄지고 있다는 정황도 알렸다.
이 뿐만 아니라 A 씨는 "자활(센터)에서 참여자로 일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장애인이나 다문화가정의 사람들"이라며 "이런 분들에게 저런 일을 하도록 강요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그러면서 A 씨는 "이런 기관이 5년 연속 우수기관으로 선정됐다는 사실이 부끄럽고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앞에서는 아닌 척 뒤에서는 다른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정말 없어졌으면 한다"며 "더이상 음식을 가지고 장난칠 수 없도록 부디 진실을 밝혀달라"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함평군 관계자는 "자활센터에서 불미스런 일이 제기돼 송구하다"면서 "관련 의혹에 대해서는 신속히 지도점검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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