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 년간 일상은 포기... 그래도 사명감으로 버틴다
[더팩트 | 천안=김경동 기자] 지난달 충남 천안시에서는 446명이라는 역대 최대 수치의 신종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매일 아침부터 30℃가 넘는 무더위 속에서도 보호구를 착용하며 하루평균 1000여 명의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한 의료진들은 하루하루를 살인적인 일정에 시달려야 했다.
결국, 지난달 28일에는 근무를 마친 간호사 A 씨가 퇴근을 앞두고 쓰러졌다. 다행히 그는 현장에서 응급조치로 의식을 찾아 병원으로 이송돼 건강을 회복했지만, 선별진료소에 근무하는 의료진들의 피로도는 이미 한계치에 오른 상황이다.
천안시 임시선별진료소에서 만난 이창열(53) 간호사는 근무시간이 모두 종료되고 보호구를 모두 벗어 던진 직후임에도 발갛게 상기된 얼굴로 한낮 무더위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이미 체력적인 한계는 넘어섰고 이제는 정말 정신력과 사명감으로 선별진료소를 지키고 있다는 그는 의료진들의 어려움보다 방역수칙 준수의 필요성을 가장 먼저 꺼냈다.
이 간호사는 "땀에 전 보호복보다 저희를 힘들게 하는 건 갈수록 증가하는 확진자입니다. 이 어려운 시기를 현명하게 넘길 수 있도록 모든 시민께 방역수칙 준수와 더불어 잠시 일상을 멈춰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그는 "지난해 9월부터 선별진료소 근무를 자원해 겨울과 여름을 모두 보내는 동안 추위와 무더위의 환경적 어려움은 그나마 적응돼 버틸 만 하다"라며 "다만, 현장의 의료진을 비롯해 너무나 많은 분이 코로나19와 힘겹게 싸우고 있는 상황인데 방역수칙을 위반해 코로나19가 급속히 퍼지는 사례를 볼 때면 정신적으로 버티기 힘들다"고 말했다.
추위와 무더위라는 환경적 어려움과 폭증하는 확진자 수에도 버틸 수 있었던 이유는 자부심과 사명감 그리고 시민의 응원이었다고 밝혔다.
이 간호사는 "지난해 9월부터 일 년이 되어가고 있지만, 그 시간동안 일상이라는 것을 누릴 여유가 없었다"라며 "하지만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고 아직 그 일이 끝나지 않았다는 책임감으로 하루하루를 이겨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폭증하는 확진자와 무더운 날씨로 너무나 힘든 지난 한 달 이었지만 매일 같이 물을 뿌려와 주시는 소방직원과 시원한 물 한잔 나눠준 많은 시민, 옆에서 항상 응원해 주는 동료들이 있어 기운을 낼 수 있었다"고 감사함을 표했다.
한편, 천안시는 무더위 속에 근무하는 임시선별진료소 의료진을 위해 오후 12시부터 오후 2시까지를 의료진 휴식 시간으로 지정했으며 냉풍기 등을 추가 구매했다.
이와 함께 충남소방본부는 임시선별진료소의 휴식 시간에 살수차를 동원해 물뿌리기 작업을 매일 하고 있으며 의료진들의 휴식을 위한 쉼터 차량을 지원하고 있다.
thefactcc@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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