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 "평당 1500만원 분양가로 사업 불가" vs 광주경실련 "과도한 욕심 줄이면 돼"
[더팩트ㅣ광주=박호재 기자] 공원일몰제에 따른 광주 중앙공원 1지구 민간공원특례 개발사업이 광주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광주경실련)과 민간사업시행자인 빛고을중앙공원개발주식회사(이하 SPC) 간의 충돌 양상으로 번지면서 사업추진이 표류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개발지역 내 토지 소유주들에 대한 보상이 1년 이상 지체되면서 소유주들 간 분열의 조짐을 보이며 "관련 도시계획인가를 차라리 실효시켜라"는 주장이 제기되는 등 또 다른 위기 국면이 조성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민간사업시행자들도 꾸준한 지가상승, 금융비용 손실 등 개발 수익구조가 점점 더 어려워져 위기감을 호소하며 이같은 상황을 소신 있게 정리하지 못하는 광주시 도시계획위원회를 향한 불만의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다.
경실련 또한 공동사업자라 볼 수 있는 광주시가 공원조성사업이라는 당초 사업의 근본 취지에 따라 책임 있게 일을 추진하지 못하고 있는데서 비롯된 파행이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잇따라 발표하며 광주시를 몰아세우고 있는 국면이다.
현재 중앙공원 민간특례사업 사업조정협의회에 참여하고 있는 광주경실련은 지난 6월 24일 발표한 성명에서 "당초 인가된 실시계획보다 사업조정위가 용적률과 건축면적을 증가시킨 내용과 이유를 밝히라"고 주장하며 "선분양에서 후분양으로 변경하면서 고분양가관리지역 지정제도를 벗어나려는 사업자의 편법‧변칙행위를 광주시가 합법화해주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에 덧붙여 "사업조정협의회에서 합의되지 않은 사항을 합의되었다고 왜곡하고 발표한 사업계획조정안을 철회하고 전면 재검토하라"고 다그쳤다.
이에 대해 광주시도 이날 해명자료를 내고 광주경실련의 성명이 사실과 다름을 주장했다.
광주시의 해명자료에 따르면 "협의회에 참여한 당시 경실련 위원은 광주시가 사업계획 조정안을 제시한 것은 고무적이나 조정내용이 미흡함을 이유로 재조정 의견을 제시했으며, 다른 위원들이 시의 사업계획 조정안에 따라 사전절차 이행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모아 조정안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또 광주시는 광주경실련 측이 선분양제와 공원시설면적을 실시계획에 준하는 사업안을 제시할 수 있도록 광주시가 강력행정을 펼쳐줄 것을 촉구한 것에 대해 "선분양 사업 추진을 위해서는 주택보증공사(HUG)의 보증이행이 필요하나 현재 중앙공원 1지구는 고분양관리지역으로 지정돼 예상 분양가가 1500만원(3.3㎡ 당) 이상인 경우 보증이 어려워 고분양관리지역 해제 없이는 선분양 추진이 어려운 실정이다"고 해명했다.
이어 광주시는 "국토부가 고분양가관리지역 지정에 연동된 조정대상지역이 6개월마다 재지정 여부를 결정토록 하고 있기 때문에 분양방식을 후분양으로 추진하되 후에 선분양이 가능한 상황이 도래할 경우 선분양토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사업계획 조정 과정에서 광주경실련과 광주시가 충돌하고 있는 선분양과 후분양 문제는 시공을 맡게 될 건설사의 이해와 맞닿아 있는 예민한 문제이다.
공정의 80% 이상이 완성되었을 때 분양이 시작되는 후분양 개발 방식은 2370세대가 들어서는 중앙공원 1지구의 경우 토지보상비를 제외하고도 5000억원 이상이 소요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현재 SPC의 30% 지분을 소유하고 있으며 시공권을 주장하고 있는 ㈜한양건설의 입장에서 큰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는 조건이긴 하다.
이 때문에 한양건설은 자신들의 책임준공 확약이 가능한 선분양 개발을 원하고 있으며 후분양 개발을 기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이 문제는 제3의 시공자를 새롭게 선정해서라도 사업의 시급한 추진을 원하는 SPC의 다른 주주들(70% 소유)과 한양건설 간의 소송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는 국면이다.
쟁점은 한양건설과 광주경실련 측이 받아들일 수 없는 후분양 개발이 아닌 선분양 개발에 대한 쌍방간의 논란이다.
광주시에 따르면 제4차 사업조정협의회에서 사업기준을 2370 세대, 선분양 개발 방식으로 추진할 경우 평균 분양가를 SPC 측에 제시하도록 하였고, 당시 SPC가 1898만원(3.3㎡ 당)을 제시했으나 사업조정협의회가 추가 인하를 권고해 그보다 28만원이 삭감된 1870만원으로 협의가 진행됐다.
그러나 광주경실련은 1898만원이라는 액수가 거론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SPC 측이 제시한 분양가 1898만원과 선분양 개발장식이 추진될 때 HUG가 보증할 수 있는 1500만원 사이에는 400만원의 간극이 존재한다.
SPC 측은 이 400만원의 차이를 현재 분양면적에 대입하면 5000억원 이상의 개발수익이 감소된다며 감당할 수 없는 손실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법적으로 HUG 외에 다른 기관의 분양보증을 받을 수 없기에 SPC 측은 "선분양 개발 방식으로 갔을 시에 사업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현행 주택법 제 54조 및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제5조 1항은 착공시 선분양 요건으로 HUG의 분양보증만을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사업 포기를 거론할 정도로 위기감에 쌓인 SPC 측도 그동안의 침묵을 깨고 광주경실련과 SPC 대주주 한양건설을 향해 날을 세웠다.
SPC측은 지난 20일 광주경실련 측을 향해 "정당하지 않은 비난은 중단되길 바란다"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이날 보도자료에서 SPC 측은 "민간공원 특례사업에서 공동주택개발은 공원부지·공원시설의 기부체납을 위해 필요한 수익사업이며, 공원녹지법에 따라 수익사업의 규모에 부족하거나 넘치는 것이 있는지를 도시계획위원회에서 심의받도록 하고 있다"고 전제하며 "후분양이 꼼수라는 경실련의 주장이 정당한 비판이 되기 위해서는 선분양 추진을 했을 때 HUG 심사 기준인 1500만원 이하로 분양가도 낮추면서 실시계획 인가 당시의 비공원 면적으로 사업을 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최소한의 골자라도 제시해줘야 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또 SPC 측 사업총괄 책임자인 이재현 상무는 한걸음 더 나아가 "경실련의 주장은 향후 입주하게 될 2300여 세대의 저가 분양에 따른 이익만을 대변하고 있는 바와 다를게 없다"며 "그러한 행위가 광주 시민사회의 공공의 가치를 지키는 일과 도대체 어떤 관계가 있으며, 사업이 지체돼 1년이 훨씬 넘도록 토지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는 1000여 명의 토지 소유주들은 광주시민이 아닌, 딴 나라 시민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서 이 상무는 "경실련의 주장은 SPC를 구성하고 있는 다른 주주들의 의견과는 관계없이 시공권이 100% 자사에 있다며 소송을 제기하면서 사업을 지연시키고 있는 한양건설의 입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형국을 조성하고 있다는 점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경실련의 오주섭 사무처장은 "천문학적 수익이 발생하는 사업이다. 민간사업시행자가 과도한 수익을 올리려는 욕심을 줄이면 된다"며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보면 시공비와 토지보상비를 제외하고 순수하게 3000억원 정도의 수익이 보장되는 사업으로 알고있다"며 SPC 측의 사업 불가론을 반박했다.
또 오 사무처장은 "중앙공원 1지구의 분양가 상승은 광주시 전체 아파트의 분양가 상승을 부추길 수밖에 없다"며 "경실련이 이같은 공공성 확보 차원에서 사안에 접근하다보니 공교롭게도 한양건설 측과 같은 입장의 의견을 내놓게 돼 오해의 여지가 있을 수 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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