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녹색연합 "유희목적 공원 내 동물전시 중단해야"
[더팩트ㅣ인천=차성민기자] 인천지역 내 공원에서 전시목적으로 사육되고 있는 동물들이 방치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개체수 조절에 실패한 일부 공원에서는 동물들을 매각하고 심지어는 폐사를 묵인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14일 인천녹색연합은 성명서를 내고 "인천 내 공원에서 전시목적으로 사육되고 있는 동물들이 공공기관들의 무책임함과 무관심으로 방치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며 "개체수 조절이 안 돼 매각처분하거나, 타 기관으로 이전시키거나, 폐사를 묵인할뿐만 아니라 제대로 된 수의 처치도 제공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녹색연합이 정보공개 청구 등을 통해 파악한 실태를 보면, 방치되고 있는 전시용 동물들의 허술한 관리 실태를 알 수 있다.
◇남동구 늘솔길공원, 면양 20마리 매각처분
녹색연합에 따르면, 남동구는 늘솔길공원에 양떼목장을 조성하며 2014년 면양 7마리를 매입했다. 매입 후 가장 중요한 개체수 조절 등 동물관리 방안에 대한 고민은 없었다.
양은 번식했고, 2021년 45마리까지 늘어났다. 개체수 감당이 안 되자 남동구는 2021년 2월, 양 20마리를 매각처분했다.
이에 따라 인천녹색연합은 3월 경, 남동구 측에 중성화수술 또는 암·수 구분으로 개체수를 조절하고, 현재 전시하고 있는 양들을 잘 보살펴줄 것을 제안했지만 3개월이 넘도록 뚜렷한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가을철이 되면 번식기가 돌아오기에 이대로면 이전과 같은 상황을 되풀이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녹색연합 측의 설명이다.
◇계양구 연희자연마당, 3년 이내 토끼 34마리 폐사 및 40마리 이전
계양공원사업소에서 운영하는 서구 연희자연마당에서도 토끼 폐사가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 녹색연합의 주장이다.
실제로 이 단체가 2021년 4월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확인한 결과, 2010년 이전 토끼 4마리를 최초 반입했다.
번식력이 강한 토끼는 2019년 94마리까지 늘어났고, 2019년에는 20마리가 폐사됐으며 2020년에는 8마리가 폐사되고 부평구 나비공원에 40마리를 이전시켰다. 2021년에 6마리가 폐사됐으며 현재 20마리가 전시되고 있다.
지금은 암·수 구분을 해 관리하고 있지만, 싸움으로 인해 귀가 물어뜯기거나 피부병, 탈장이 된 토끼가 보이는 등 수의처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폐사·반입이 끝없는 반복되는 월미공원
인천시 월미공원사업소가 관리 중인 중구 월미공원에는 꽃사슴 3마리, 토끼는 최소 39마리를 전시하고 있다. 꽃사슴과 토끼 모두 암컷과 수컷이 같은 공간을 사용하는 것으로 녹색연합의 주장이다.
꽃사슴은 2013년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서 3마리, 2014년 서울숲에서 6마리를 반입한 것을 시작으로 번식·폐사를 반복했다. 8년 동안 13마리가 폐사했다.
2021년 국립축산과학원에 연구목적으로 3마리를 이전시켜 현재는 3마리를 전시하고 있다.
토끼의 경우 2016년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서 60마리를 반입했다. 2017~2019년까지 관리자료는 없으며, 2020년 연희공원에서 다시 30마리를 반입했고, 그 해 9마리가 폐사했다. 녹색연합이 지난 6월 10일 현장방문을 통해 최소 39마리 이상이 전시되고 있음을 확인했다. 한정된 공간에서 번식은 계속 진행되고 있다.
녹색연합은 "누군가 폐사되어야만 영역동물인 토끼들이 조금이라도 더 넓은 공간을 활용할 수 있는 상태"라고 주장했다.
◇현황 자료조차 갖추지 못한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송도센트럴파크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송도센트럴파크에 토끼섬과 꽃사슴동산을 운영하고 있다. 관리는 인천시설공단에 위탁을 맡겼다. 2021년 1월 동물호보단체들에서 토끼섬 방치 문제를 지적했다. 언론을 통해 이슈화되자 부랴부랴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는 것이 녹색연합의 설명이다.
녹색연합은 "더 큰 문제는 기본적인 동물 현황 자료조차 구비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정보공개청구 및 담당자를 통해 확인한 결과, 토끼섬 내 토끼관리 현황 자료는 부재했다. 또한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토끼와 꽃사슴을 타기관으로 이전시킨 적이 없다고 밝혔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었다. 월미공원은 송도센트럴파크를 통해 2013년에 꽃사슴 3마리, 2016년에 토끼 60마리를 반입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인천시는 유희목적의 동물전시를 중단해 나가고, 공공기관으로써 현재 존재하는 공원 내 전시동물들을 끝까지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개체수 파악과 관리방안 마련, 자연적 습성에 적합한 거주공간 조성, 주기적인 수의처치 계획 등 관리대책을 마련하는 한편, 동물전시 행위 중단을 위한 로드맵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와 관련, 시 관계자는 "공원 내 동물 관리 부분과 관련한 시 자체 관리규정은 만들어 놓지 않고 있다"면서 "각 지자체에서 폐사나 매각 등에 대해 따로 보고하지 않는다. 각 자자체 마다 내부 규정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확인한 내용은 아직까지 없다"고 말했다.
infac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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