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명 부상…추가 피해 가능성
[더팩트ㅣ윤용민 기자·광주=문승용 기자] 광주의 한 재개발지역 건설현장에서 철거 중이던 건물이 붕괴하면서 달리던 시내버스를 덮쳐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수색작업이 아직 마무리되지 않아 추가 피해자가 나올 수도 있는 상황이다.
9일 광주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22분께 광주 동구 학동에서 철거 중이던 5층짜리 건물이 무너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로 인해 인근 버스정류장에 정차한 54번 시내버스가 건물 잔해에 그대로 묻혔다. 버스는 종잇장처럼 찌그러졌으며, 주변을 지나던 차들은 급제동해 변을 피했다.
사상자는 모두 매몰된 버스에서 나왔다. 소방당국은 현재까지 사고 현장에서 시내버스 승객 등 17명을 구조했으나 이 가운데 9명이 숨졌다. 나머지 8명도 크게 다쳐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구조된 승객 상당수가 60, 70대 고령이라 추가 사망자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다.
사고 직후 현장에 몰린 시민들은 구조 작업 내내 발을 동동 굴렀다. 일부 시민들은 "내 아들이 있는 것 같다" "빨리 구조 작업을 해달라"며 눈시울을 붉혔다고 한다.
사고는 해당 건물에 대한 철거 작업을 시작한 지 이틀 째 되는 날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5층 건물 맨 위에 굴착기를 올려 한 개 층씩 철거하며 내려가던 중이었다. 건물 안쪽부터 바깥 방향으로 구조물을 조금씩 부숴가는 방식이었다.
소방본부 관계자는 건물 붕괴 원인에 대해 "철거 중에 건물이 붕괴했다는 것 외에 이유를 예단하기 어렵다"며 "구조 작업을 마친 뒤 합동 조사를 통해 정확한 사고 원인을 규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공사 관계자와 목격자 등의 진술을 토대로 정확한 사실 관계 파악에 나섰다. 특히 공사 도중 안전수칙을 준수했는지 여부를 따져볼 방침이다.
사고가 발생한 곳은 '학동 4구역 재개발 구역'으로 광주의 대표적인 노후 주택 밀집지역이다. 이번에 무너진 건물을 제외하고 인접한 건물 대부분은 철거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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