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세계김치축제 이권 개입 의혹…업체서 고급 승용차와 오피스텔, 뒷돈까지
[더팩트ㅣ광주=문승용 기자] 이용섭 광주시장의 전·현직 수행비서들이 지역축제 대행업체 선정을 둘러싸고 업자로부터 고급 승용차와 오피스텔 등 금품을 받은 정황이 포착돼 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
광주 서부경찰서는 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 위반으로 전·현직 수행비서 A(42·지방별정직 6급), B씨(47·지방별정직 5급)를 입건했다고 3일 밝혔다.
경찰은 A씨 등에게 금품 등을 제공한 행사대행업체 대표 C(56)씨와 브로커 D(42)씨도 같은 혐의로 입건했다.
경찰 등에 따르면 A씨는 이 시장 취임 직후인 2018년 C씨로부터 광주시에서 주최하는 광주세계김치축제 대행업체로 선정되게 해달라는 부탁과 함께 대형 승용차인 K9을 무상으로 받았다. C씨는 당시 캐피털 업체와 승용차에 대한 리스(임차) 계약을 맺은 뒤 해당 차량을 넘겨줬고, 리스료도 2,000만 원 넘게 부담했다. 이 차는 A씨의 아내가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또 브로커 D씨를 통해 현금 500만 원을 건네받은 뒤 B씨와 나눠 가진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이 돈이 C씨 회사가 광주세계김치축제 대행업체로 선정된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A씨가 승용차 등을 넘겨받을 당시(2018년), 그해 10월 25~28일 열린 제25회 광주세계김치축제(사업비 5억2,000만 원)의 대행업체로 C씨 회사가 선정됐다.
A씨는 지난달 초 사직서를 냈지만 이 시장은 같은 달 중순 그를 직권면직했다.
경찰은 A씨가 광주시청 앞 상무지구의 한 오피스텔을 C씨에게서 무상으로 받아 사용했다는 의혹도 제기돼 수사를 확대하고 이들간 금품수수 과정에 '부정한 청탁'이 있었는지에 대한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A씨 등이 광주시 담당 공무원에게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여부도 캐고 있다. 경찰은 업체 선정에 A씨 등의 입김이 작용했다면 승용차 등은 '포괄적 뇌물'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승용차와 오피스텔, 현금 등에 대한 대가성 여부를 수사 중"이라며 "수사 상황에 따라 이들에게 적용될 혐의가 뇌물수수로 변경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 시장은 2일 입장문을 내고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제 비서로 일하는 사람들이 이런 의혹을 받고 있는 것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전직 운전기사는 지난 4월에 사표를 제출해 현재 직권 면직된 상태며, 현 수행비서는 사실 여부가 밝혀질 때까지 대기발령 조치하고 업무에서 배제했다. 앞으로 조그마한 비위사실이라도 드러나면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forthetru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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