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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추적] 스카이72 잔디 구매처는 '우렁이 농장'?...수상한 거래 의혹

  • 전국 | 2021-05-07 14:00

회사 직원이 대표로 있는 업체와 이상한 거래 포착…'비자금 창구' 의혹

[더팩트ㅣ인천=김재경·차성민기자] 수도권 최대 규모의 '스카이72' 골프장 운영권을 둘러싼 인천국제공항공사와 운영사인 스카이72클럽앤리조트의 갈등이 무더기 소송전으로 확산되면서 이용객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더팩트는 스카이72 골프클럽 경영진의 비리 의혹을 연속 보도한 바 있습니다.

지난 4월부터 총 4차례에 걸쳐 스카이72가 임원 코스점검 제도를 악용해 정치권과 은행권 골프접대를 지속해 왔다는 의혹과 6000만원이 넘는 고급 승용차를 외부감사를 맡고 있는 회계법인 소속 회계사에게 반 값도 안되는 가격에 판매한 사실, 그리고 관계사에 후순위 채권으로 20억원을 빌려줘 회사에 손해를 끼친 의혹 등을 보도했습니다. 그 동안 법조계와 인천지역 사회에서 떠돌던 소문의 실체를 확인하기 위한 결과입니다.

스카이72의 추가 취재를 이어가던 취재진에게 5월 초 한 통의 제보 메일이 들어왔습니다.

더팩트가 취재를 하고 있던 '우렁이 농장'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더팩트 인천본부는 지난 5월 초 한 통의 제보메일을 받았습니다.

더팩트가 그동안 수차례 보도했던 스카이72 경영진의 또 다른 비리 의혹이 담긴 내용이었습니다.

제보자는 메일을 통해 전직 스카이72의 고위 관계자였던 사람에게 들었던 내용이라고 제보 출처를 밝혔습니다.

제보자는 "지난 2017년 10월에 현재 스카이72의 임원으로 재직하고 있는 A씨가 한 업체의 대표로 취임하자마자 이 회사의 매출이 급격히 뛰었다"고 수상한 거래 의혹을 설명했습니다.

A씨가 대표로 취임한 직후 이 회사는 잔디 생산 및 판매업, 잔디 시공업 등을 본격적으로 시작했으나 현재는 '우렁이 농장' 표지판을 달고 방치돼 있다는 겁니다. 실제로 잔디 거래를 하는 대신 장부상으로만 거래 내용을 기재하고 돈을 다른 곳에 쓰는 '비자금 창구용'이 아니냐는 의혹 제기입니다.

더팩트는 이 회사의 법인등기부등본을 확인해 봤습니다.

실제로 A씨가 회사 대표로 등재돼 있었고, 사업 목적도 변경됐습니다.

등기부상에 지점으로 등록된 용인시 처인구로 가봤습니다.

스카이72에서 잔디를 공급받는 업체는 전문 잔디 업체가 아닌 우렁이 농장인 것으로 더팩트 취재결과 확인됐다. 이 곳을 운영하는 회사의 대표는 현직 임원인 것으로 드러났으며, 이 땅의 토지주 또한 회사 직원이어서 '비자금 농장'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다. 사진=이슈추적 캡쳐
스카이72에서 잔디를 공급받는 업체는 전문 잔디 업체가 아닌 우렁이 농장인 것으로 더팩트 취재결과 확인됐다. 이 곳을 운영하는 회사의 대표는 현직 임원인 것으로 드러났으며, 이 땅의 토지주 또한 회사 직원이어서 '비자금 농장'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다. 사진=이슈추적 캡쳐

하지만 이 곳에서 잔디농사를 지었다는 것이 믿기 힘들 정도로 규모가 작았고, 사람의 손길은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이 땅은 현재 주인이 매물로 내놓은 상태.

땅 주인에게 전화를 걸어봤습니다.

<땅 주인 인터뷰>

"(여기 원래 뭐했던 곳이에요?) 전에는 농장이랑 캠핑장하면서 식당하던 곳이에요. (잔디 심었다는 말이 있던데요?) 네. 잔디도 심었었고. 골프장에서 아들이 주인이 골프장에 관계자거든요. 근데 잔디가 잘 안되나봐. 그리고 멀어서 파갔어요. (얼마나 잔디를 심었던 거에요?)한 1년? 1년도 안했어요. 한번 심고 말았어요. 근데 거기 나무 심겨 있어요.다 들어내셔야 돼. 잔디를 안 심어서 시에서 농사 안 짓는다고, 과태료 나온다고 해서 묘목을 심어 놓은거지."

스카이72에 잔디를 납품한 사실까지 밝혀진 상황!

부동산등기부등본을 떼 봤습니다.

실제로 근무자 이름과 이 직원의 가족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소유주로 이름이 올라와 있습니다.

제보자도 이 부분에 의심을 품고 있었습니다.

스카이72에 잔디를 공급하는 업체가 우렁이 농장으로 드러난 가운데, 김재경 기자가 땅 주인과 통화를 하고 있다.사진=이슈추적 캡쳐
스카이72에 잔디를 공급하는 업체가 우렁이 농장으로 드러난 가운데, 김재경 기자가 땅 주인과 통화를 하고 있다.사진=이슈추적 캡쳐

제보자는 "이곳과 스카이72가 2019년 9월 보식용 이종잔디를 구매하면서 실제 거래가 없었음에도 2억5천만원 상당의 실제 거래가 있었던 것처럼 위장거래를 했다는 내용을 전 고위 관계자에게 들었다"고 제보 메일을 통해 밝혔습니다.

실제로 해당 업체는 2017년 조경공사를 시작한 뒤 매출이 급증했습니다.

해당 업체는 2017년도 7억5천하던 매출이 A 대표가 등재된 뒤, 2018년도에 14억 6천으로 2배 가까이 늘었고 2019년도에는 46억 2천으로 6배가량 증가했습니다.

이후 2020년에는 13억 6천으로 매출이 감소하지만 잔디 공급능력이 전무한 땅을 통해 수십억의 거래가 이루어 졌다는 것은 도저히 이해 할 수 없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입니다.

스카이72측이 직원이 대표로 있는 조경회사를 비자금 창구로 활용한 것 아니냐는 합리적 의심이 가능한 대목입니다

<조경업체 관계자>

"(해당 농지 크기가 큰 편 인가요?)1400평은 애들 장난이죠. 우리는 10만평하는데...(10만평 농사 지으시면 납품하는 경우에 단가가 얼마나 되나요?)단가가 한 1만 3천원(평당)되죠. 총액은 30~40억 되겠죠? (46억원은 얼마나 지어야 하는 건가요?) 46억?(10만평 넘어야 되는 건가요?) 그렇지. 10만평 넘어가야 되는 거죠.

더팩트는 스카이72측에 A사와의 잔디 거래 내역을 묻기 위해 수 차례 걸쳐 통화를 시도하고 문자메세지를 남겼지만 연결되지 않았습니다.

스카이72 골프클럽 경영진은 인천공항공사가 법을 위반했다며 줄소송을 제기한 상태지만 각종 불법 의혹에 휩싸이면서 스카이 72 경영진은 ‘사면초가’에 놓이게 됐습니다.

더팩트 차성민입니다.

infac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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