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8명 예술인 성명 발표 “친일 단죄 작품 철거 요청, 소녀상 건립 반대하고 협박한 일본정부와 무엇이 다른가”
[더팩트ㅣ광주=박호재 기자]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이하 박정희재단)이 민족문제연구소 친일 인명사전에 수록된 박정희 전 대통령 등 친일·반민족 행위자 92명에게 포승줄과 수갑을 채워 형상화 한 이상호 작가의 광주비엔날레 출품 작품에 대해 전시중단을 요구한 공문을 발송했다.
박정희 재단은 또한 광주비엔날레뿐만 아니라 문체부와 광주시는 물론 공식후원사 56곳에도 전시중단 공문을 보내 전방위적인 압박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정희 재단은 공문에서 "이상호 작가의 작품이 박정희 전 대통령과 대한민국 산업화 주역들을 왜곡·폄훼했다. 광주비엔날레가 정치성을 배제해야 하는 기준과 원칙을 져버리고 끝까지 작품을 전시하면 지울 수 없는 오점을 남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민족문제연구소 김순흥 광주 지부장은 "법적 조치에 나선 게 아니라 단순히 공문만 보냈다. 재단 내부 구성원들의 불만에 따른 요식적인 행위로 느껴진다. 크게 의미를 두고 싶지않다"고 일축했다.
광주비엔날레재단은 "전시된 작가의 작품에 대해 재단이 이래라 저래라 할 입장이 아니다"고 무 대응 원칙을 밝혔다.
이상호 작가는 "역사적 사실을 토대로 형상화 했다. 왜곡한 적 없다. 국가보안법 위반 1호 화가로 구속됐듯이 그동안 예술탄압 충분히 받았다. 대응할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밝혔다.
258명의 작가들이 동참한 긴급 연대성명서가 발표되는 등 예술인들의 반발도 거세게 일고 있다.
이들은 21일 오전 발표한 성명서에서 "해방이 되고 76년이라는 긴 시간이 흘렀음에도 일제 잔재가 청산되지 못해 반역자들의 후손들은 기득권을 누리며 호화롭게 살고 있는 반면, 독립군 후손들은 하루 끼니를 걱정해야 하는 현실이다"고 밝히며 "이상호 작가는 이러한 역사의 모순을 바로 잡고자 친일에 부역하며 민족에게 크나큰 고통을 안긴 92인의 친일파를 민족문제연구소에서 펴낸 친일인명사전을 참고로 역사의 죄인인 그들을 오랏줄로 묶고 역사의 심판대에 세우는 국민들의 열망을 담아 작품으로 형상화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들은 "역사학적으로나 법적으로 검증된 친일의 역사를 그림으로 표현한 작품을 철거하라고 협박하는 것과 소녀상 건립에 대해 협박하는 일본정부의 입장과 무엇이 다르다는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이들은 끝으로 "박정희 재단은 세계적인 광주비엔날레 미술축제를 탄압하지 말라"고 주장하며 "박정희 재단은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를 태평양에 무단 방류하여 인류건강을 해치는 일본정부를 엄중하게 꾸짖는 대책이나 강구하길 바란다"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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