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대구=이성덕 기자] 성 착취물 공유 프로그램 'n번방' 최초 개설자 '갓갓' 문형욱(25·대학생)에게 1심에서 중형이 선고됐다.
대구지법 안동지원 형사부(조순표 부장판사)는 8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문씨에게 징역 34년을 선고했다.
또 신상정보공개 및 고지명령 10년,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등, 장애인복지시설 취업제한명령 10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명령 30년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아동·청소년 법률 위반 등 대부분의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하지만 일부 영리 목적 음란물 배포에 관해선 입증이 부족해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하는 음란물을 제작해 배포하는 행위는 피해자와 그 가족들에게 평생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줬다"면서 "이를 접하는 사람들에게도 왜곡된 성인식과 비정상적인 가치관을 조장했다"고 말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10월에 열린 결심공판에서 "피고인은 치밀하고 계획적인 범행을 했다는 점에서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며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또 보호관찰, 전자장치 부착, 취업제한 명령 등도 내려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문씨는 지난해 6월 5일 아동·청소년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특수상해 등 12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지난 2019년 1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텔레그램에 'n번방'을 만들고 대화명 '갓갓'으로 활동해 미성년자 성착취물 3762개를 제작·유포한 혐의를 받는다.
또 2017년 1월부터 지난해 초까지 1275차례 아동·청소년 피해자 21명에게 성착취 영상물을 촬영하게 하고 이를 전송 받아 소지한 혐의도 있다.
이 밖에도 2018년 9월부터 2019년 3월까지 3회에 거쳐 피해 청소년 가족에게 그 자녀의 영상물을 유포할 것처럼 협박한 혐의, 피해자 2명에게 흉기로 신체에 특정 글귀를 새기도록 지시한 혐의도 받고있다.
한편, 포항여성회 등 여성·시민단체 연대는 1심 재판이 끝난 후 안동지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법원이 선고한 형량에 불만을 나타냈다.
이들은 "이번 판결이 제2의 문형욱을 향한 경고장이라는 의미는 있지만 검찰 구형보다 낮게 나온 점은 문제라고 본다"며 "문형욱이 제대로 된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끝까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이어 "디지털 성범죄 근절을 위해 우리는 함께 힘을 모으고 피해자와 끝까지 연대해 여성이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데 앞장설 것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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