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기획] '김영춘 vs 박형준' (상) 이들은 누구인가
[더팩트ㅣ부산=조탁만·김신은 기자] 32일 앞둔 4·7 부산시장 보궐선거의 여야 후보가 확정됐다. 민주당에선 김영춘 후보, 국민의힘에선 박형준 후보다.
코로나19 여파가 장기화되는 악조건 속에서 부산 미래 발전을 위한 변곡점이 될 수 있는 선거가 치러지는 만큼 시민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에 <더팩트>는 유권자들의 올바른 판단을 돕기 위해 여야 후보들을 자세히 살펴봤다.
◇ 민주당 김영춘 "대역전 보여주겠다…부산 살리는 해결사"
6일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후보로 김영춘 후보가 최종 결정됐다.
이날 부산시장 후보 경선 당선자 발표대회에서 김 후보는 67.74%의 득표율을 기록해 경쟁 상대였던 변성완 후보(25.12%), 박인영 후보(7.14%)를 크게 따돌렸다.
김 후보는 "이번 보궐선거는 민주당 시장의 잘못으로 치러지게 됐다. 피해자분과 시민 여러분에게 다시 한번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면서도 "지금, 싱겁게 끝날 것 같던 선거가 요동치고 있다. 1년을 준비한 국민의힘 후보를 한 달 준비한 김영춘이 맹렬하게 추격하고 있다. 이제 곧 따라잡고, 대역전의 순간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은 이번 선거에 후보를 낸 것만으로도 가덕도신공항 특별법을 통과시켰다.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이 해 낸 일이다"며 "하지만, 아직 끝난 것이 아니다. 이제 시작이다. 시민 여러분과 함께 위기의 부산을 살리는 해결사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이로써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와의 대결이 성사됐다. 그간 민주당 경선은 생각보다 뜨겁게 달아오르지 않았다.
이른바 ‘오거돈 성추행’이라는 민주당 소속 전 부산시장의 귀책사유로 치러지는 만큼 정권 교체에 이어 지방 권력에 힘을 실어줬던 부산 민심이 예전만큼 썩 호의적이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이번 보선 초반 후보 난립 양상을 띤 국민의힘과 달리 민주당은 ‘조용한 선거’ 기류를 이어갈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당헌·당규마저 바꿔가며 후보를 내야하는 상황에선 더 그럴 수밖에 없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자 ‘지는 선거’라는 이미지 탓에 후보들마저 출마의 장고에 빠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지율 ‘투 톱’의 한 축이었던 민주당 김해영 전 의원 역시 지난해 12월 14일 불출마 선언을 하면서 당내 분위기는 더 침체되기도 했다.
좀처럼 경선 분위기를 띄우기 힘든 상황 속에서도 김영춘·변성완·박인영 예비후보 등이 민주당 ‘간판 선수’로 뛰기 위해 선의의 경쟁을 벌여왔다.
이런 와중에 선거 중후반으로 오면서 반전 분위기가 조성됐다. 민주당이 가덕도 신공항 이슈를 선점하면서 ‘막판 뒤집기’를 노리면서부터다.
당·정·청 합심도 한몫했다. 최근들어 대통령과 당 지도부의 잇단 부산 방문은 당심과 민심을 자극하며 민주당 경선에 불을 지폈다는 분석도 있다.
지역 주민들의 기대감이 담긴 ‘반사 이익’은 호를 ‘가덕’으로 바꾼 김영춘 후보의 몫으로 돌아갔다.
이 덕에 당내 경선 내내 ‘지지율 1위’를 이어갈 수 있었고, 결국 ‘대세론 확산’으로 굳혀졌다. 여기에다 국민의힘 지지율 1위 박형준 후보와 양자 대결 조사에서도 지지율 차이를 좁혀가고 있는 건 고무적인 상황으로 작용하고 있다.
선거가 무르익을수록 치고 올라가는 김 후보의 지지율이 앞으로 본선에서 어떤 결과를 낳을 지에 주목된다.
◇ 김영춘이 걸어온 길...문 정부 첫 해양수산부 장관
1962년 부산에서 태어난 김 후보는 부산동고를 나와 고려대를 졸업했다. 1980년 운동권 출신으로 그의 26세 당시 야당 총재였던 김영삼 전 대통령 비서로 정계에 입문했다.
이어 문민정부가 들어서자 청와대 행정관과 정무비서관으로 일하기도 했다. 16·17·20대 국회의원을 지내다 문재인 정부의 첫 해양수산부 장관을 역임했다.
21대 총선에서 패배한 후 지난해 6월 29일부터 국회 사무총장으로 재직하다 이번 부산시장 보선 출마를 위해 사퇴했다.
당시 김 후보는 사무총장 임기가 1년6개월 이상 남아 있음에도 '위기의 도시' 부산을 살리기 위한 일념으로 부산시장 출마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 국민의힘 박형준 "포용과 통합의 리더십…압도적 승리 이끌겠다"
‘4·7 부산시장 보궐선거’ 국민의힘 최종 후보로 박형준 동아대 교수가 선출됐다.
그는 지난 4일 본경선 결과 54.40%의 득표율을 받았다. 각 경쟁 후보들 지지율보다 배 가량 차이를 냈다.
압도적인 지지율로 최종 본선 후보로 낙점된 만큼 ‘밋밋한’ 경선이었다는 말도 나돌았다.
그는 경선 시작부터 끝까지 단 한 번도 선두권을 놓친 적이 없을 만큼 ‘대세론’을 쭉 이어 왔다. 심지어 여야 가릴 것 없이 부산시장 적합도 조사에서 항상 선두권을 차지해왔다.
그럼에도 당내 후보들을 여유있게 따돌리고 국민의힘 ‘대표 선수’로 뛰게 된 그가 걸어온 길은 그리 순탄지만은 않았다.
국민의힘에서는 지난해 12월 8일 부산시장 보궐선거 예비후보 등록을 시작했다. 모두 9명이 공천에 도전했고, 이 중 3명이 컷오프됐다.
이 과정에서 지난해 9월 김세연 전 의원과 지난해 12월 서병수(부산진갑) 의원이 잇달아 불출마 선언을 하면서 박민식, 유재중, 이언주 전 의원 등 인사들이 출마를 결심한 ‘기폭제’가 됐고, 이들의 지지층을 누가 흡수하느냐가 관건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이렇게 국민의힘 예비경선엔 박민식·박성훈·박형준·이언주·이진복·전성하 등 6명의 후보가 경합을 벌였고 예비경선 여론조사 결과, 이진복 전성하 후보가 각각 고배를 마셨다.
이로써 본경선은 박민식·박성훈·박형준·이언주 등 4명의 후보로 압축됐다.
예비경선과 본경선을 거치면서 나머지 후보의 네거티브 공세를 받으면서도 박형준 후보의 지지율 상승곡선은 꺾이지 않았다.
이를 견제하기 위해 이언주-박민식 후보 간 단일화를 통한 돌파구도 마련했으나 박성훈 후보와 협의를 이루지 못해 ‘3자 단일화’는 불발에 그쳤다.
본경선은 ‘박형준-이언주-박성훈’ 3자구도의 대결로 펼쳐졌고, 이후 이언주 후보가 후보자 토론회 과정에서 총선 패배에 대한 책임, 이명박 정부 당시 국정원 불법사찰 논란 등으로 박형준 후보를 압박했으나 대세론을 막진 못했다.
박형준 후보는 치열하고 고단한 경선 과정에서도 압도적인 지지율을 얻어 최종후보로 낙점됐다.
박 후보는 "4·7 부산시장 보궐선거는 "정의를 바로 세우는 선거이자 정권교체의 관문이 되는 선거이며 부산을 살리는 선거"라며 "소통을 기반으로 하는 포용과 통합의 리더십을 발휘해 압도적인 승리를 이끌어 부산 공동체를 살리겠다"고 강조했다.
◇ 박형준 살아온 발자취…'서울 사람' 같지만 '부산 일꾼''
‘썰전(jtbc)’과 ‘강적들(TV조선)’ 등 여러 시사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대중적 인지도를 쌓아왔다. 그래서인지 박형준 부후보는 ‘서울 사람’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부산과 인연이 전혀 없을 것 같아 보이지만 사실은 부산 출신으로 고향에 대한 애착이 남다르다.
부산 동구 초량에서 태어났고 동아대 교수로 강단에 서 학생들을 30년 동안 가르쳤다. 1990년대 부산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을 만드는 데도 함께 했다.
지난 17대 국회의원 재임 당시 세계불꽃축제를 유치하는데 힘을 보탰다. 18대 총선엔 유재중 후보에 밀려 고배를 마셨다.
이후 이명박 정권에서 청와대 홍보기획관, 정무수석비서관 등을 지냈으며 2014년부터는 2년 동안 국회 사무총장도 역임한 바 있다.
hcmedia@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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