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내 정병회-주윤식 2파전, 내년 지방선거 전초전 성격 / 전략공천 배제속 컷오프 적용될 경우 단수공천 여부 촉각
[더팩트ㅣ순천=유홍철 기자] 순천 지역구인 김기태 전 의원의 별세로 공석이 된 전남도의원 순천1선거구 보궐선거가 뜨거운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순천1선거구는 도사동, 남제동, 저전동, 장천동, 풍덕동 등 도심권 5개 동과 상사면, 별량면, 낙안면, 외서면, 송광면 등 농촌지역 5개 면지역 등으로 편성돼 있다.
지역 정서상 민주당 후보가 곧 도의원에 당선 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속에서 이번 보궐선거가 내년도 지방선거에서의 순천시장 선거와 시‧도의원 선거 등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어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 후보로는 14일 현재 정병회, 주윤식 두 명이 예비후보 등록한 채 표밭 갈이에 2파전으로 전개되고 있다. 여기에 서정진 전 시의회의장이 출마를 놓고 고심해 오다가 16일 오후 출마를 포기하면서 두 후보간 대결로 압축된 상황이다.
당초 4명이 예비후보 등록했던 장길태, 양동조 후보는 이런저런 이유로 출마의지를 접고 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
민주당 순천지역 시‧도의원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정국에서 1년짜리 도의원을 놓고 경선을 말하는 것은 코로나로 지친 시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며 전략공천 카드를 검토하기도 했다.
하지만 특정인을 전략공천하면 출마를 준비해 온 후보간 불협화음과 분열상이 우려됨에 따라 지역위원장인 소병철 의원이 전략공천은 없는 것으로 정리한 상황이다.
이번 보궐선거를 앞두고 중앙당이 지난 2일 전남도당에 내려보낸 ‘심사 및 배점기준’에 따르면 정체성과 기여도 20점, 업무수행능력 20점, 도덕성 20점, 적합도 여론조사를 의미하는 당선가능성 40점 등 모두 100점 만점으로 심사하게 된다.
두 예비후보는 적합도 여론조사를 하게 되면 권리당원만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하기 때문에 권리당원 확보와 이들을 상대한 표심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전남도당 공천심사위원회의 심사결과 100점 만점에서 두 후보간 점수 차가 30점 이상이거나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간 20% 이상 차이로 뒤쳐진 후보는 컷오프 되고 단수후보로 공천할 것으로 전망된다.
두 후보 중에서 한 후보측이 금품선거를 하고 있다는 제보가 이어지자 민주당 순천지역위원회 차원에서 ‘금품제공진상조사특별위원회’를 가동하며 금품선거 조사에 나선 상황이어서 금품선거 관련 후보가 중도탈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새로 선출되는 전남도의원은 임기가 내년 6월까지 겨우 1년여에 불과하다. 따라서 이들 후보가 내거는 공약은 실천할 겨를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 공약 보다는 이들의 과거 이력과 도덕성, 공명선거 의지 등이 후보 선출의 기준이 될 수 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병회 후보
우선 정병회 예비후보는 순천시의회 3선과 전남도의원을 지내면서 나름대로 역량을 보인데다 비교적 청렴한 이미지로 알려져 있다. 이같은 평판을 근거로 지난해 총선에서 소병철 국회의원 후보 사무소를 총괄하는 사무국장을 맡게 됐다는 것이다.
여기에 작고한 김기태 전 도의원이 병환중에 자신의 지역구 주요 측근 인사에게 후임 도의원감이라고 지목하며 지원을 요청했다는 후문이다.
정 후보는 "순천 제1선거구는 과거 20년 동안 대한민국 생태수도 순천을 만드는 큰 밑거름이 된 곳이라는 지역적 특성과 도‧농통합선거구인 만큼 농촌과 도시가 상생 발전할 수 있도록 정치적 역량과 일 잘하는 젊은 일꾼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정 후보의 선거운동은 일부 시‧도의원이 중심이 돼 돕고 있으며 일각에서는 소병철 의원이 중립을 지키면서도 여러 정황상 정 후보에 일정한 힘을 실어주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정 후보 진영은 주윤식 예비후보의 행보와 이력이 후보 선정 기준에서 많이 벗어난 구태를 보이고 있다며 각을 세우고 있다.
정 후보 사무실 한 관계자는 "선관위에 등록된 그의 범죄경력에서 시의원 시절 폭력상해 등 5건이나 되는데 어떻게 전남도당의 예비후보 검증 관문을 통과할 수 있었느냐"며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정 후보측 한 관계자는 "재력가인 주 후보측이 금품 선거를 하고 있다는 제보가 여기저기를 들려오더니 급기야 김승남 도당 위원장으로부터 구두 경고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금품선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그는 이어 "주 후보측의 금품제공 사실이 녹취록과 함께 지역위원회와 전남도당에 제출됐다는 소문이 있던 차에 금품선거진상조사위원회가 꾸려진 것을 보면 예사로운 일이 아닌 것 같다"고 말하고 "매표 행위가 밝혀지면 상대 후보를 컷오프 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난해 총선에서 주 후보가 같은 당원이면서도 소병철 후보 사무실에 얼굴 한 번 비치지 않았던 점과 주 후보 캠프에 노관규 전 시장을 도왔던 핵심 인물들이 포진해 있음을 들어 "당 기여도와 정체성 면에서 낙제점"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주윤식 후보
주윤식 예비후보는 2010년 민주당 비례대표로 6대 순천시의원에 이어 저전·장천지역구에서 당선돼 후반기 부의장을 지낸 2선 시의원 이력을 갖고 있다. 추진력이 강점인 주 후보는 지난 30년간 청과상회를 운영하면서 번 돈으로 사놓은 부동산 값이 폭등하면서 수 백 억대의 재산을 가진 재력가로 알려져 있다.
유통사업을 통해 실물경제 전문가로 홍보하는 주 후보는 전남농촌의 혁신을 위해 농촌 융복합산업을 육성하고 지역 특산물 육성사업 제고와 농촌 정주여건 개선 등을 공약하고 있다.
주 후보를 돕는 캠프에는 노관규 전 시장의 핵심 측근들이 가담해 돕고 있으며 조충훈 전 시장측 일부 인사도 가담해 돕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주윤식 후보측 한 관계자는 "민주당 일부 시‧도의원들이 한때 전략공천 여부를 놓고 서명에 나섰다가 반발에 부딪히자 중단한 것은 정 후보를 염두에 둔 불공정 행위"라고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주 후보측은 정 후보측이 제기한 몇 가지 의혹에 해명하는 수세적 입장을 보이면서도 "정병회 후보측이 네가티브에 주력하고 있다"고 공세를 취하고 있다.
우선 전남도당 김승남 위원장이 금품선거 관련해서 주 후보를 경고를 했다는 문제에 대해 "금품이 오갔다면 증거를 내놓고 얘기를 해야지 주 후보가 재력가라는 이유로 선입견을 퍼뜨리고 있는 것이 팩트이며 김 위원장의 구두 경고도 두 후보에게 조심하라는 얘기가 와전된 것이다"고 반박하고 있다.
주 후보는 "상대방에서 내가 전과 5범이라고 파렴치범인양 얘기하는데 어려웠던 시절 생계형 전과가 몇 차례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후보 제척 사유에 해당하는 5대 중대 범죄는 하나도 없다"고 밝히고 있다.
다른 관계자는 "노관규, 조충훈 전 시장 측근이 캠프에 참여한 것은 사실이다. 이들도 시민이고 여러 세력이 연합해서 도와준 것이 뭐가 문제가 되느냐"며 정체성 지적에 문제없다는 반응이다.
또 "문재인 대통령 후보 시절 순천시선거대책위원장으로 열심히 도왔던 전력을 보더라고 당 기여도는 충분하다"고 말하고 "소병철 의원의 후보 시절 인연이 닿지 않아 돕지 못한 것을 두고 총선 기여도를 말하는 것은 어폐가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이와관련 소 의원측은 "소 의원이 정치권에 입문하기 전의 일은 알 수 없고 지난 총선을 기점으로 당을 위해 얼마나 기여를 했는가를 묻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니냐"고 말하고 있다.
◇ 출마접은 서정진 의원
현 8대 순천시의회 전반기 의장을 역임한 3선의 상사면 출신인 서정진 의원도 "전략공천만 아니라면 하시라도 도전하겠다"라며 강력한 출마의지를 보여왔다.
서 의원은 후보접수 마감일 하루를 남기고 16일 오후 결국 출마를 접었다. 서 의원은 "지금 보궐선거판이 혼탁상을 보이는데다 시의원 임기중 출마하면 개인적 욕심으로 비쳐질 수도 있다는 주변 사람들의 충고를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평소 지역구 관리를 잘 해온 것으로 알려진 서 의원은 시의회 의장을 하면서 인지도를 높인데다 자신의 지역구인 도사동과 남제동, 상사면의 인구가 제1선거구 유권자 5만2천여명 중에서 절반이 넘는 2만9천명 안팎을 차지하는 유리한 지형을 염두에 두고 미련을 가졌던 것으로 보인다.
또 시의원 3선을 지내면서 시의장까지 역임한 터라 시의원은 큰 의미와 보람을 찾기 힘들다는 점에서 이번 도의원 보궐선거가 구미에 당겼을 것이란 얘기도 그럴싸하게 다가온다.
"출마를 강행했을 경우 당원과 지역위원회에 부담을 주는 것으로 판단했다"는 서 의원의 출마포기 이유의 이면에는 시의원 중도 사퇴에 따른 당내외 비판, 다소 껄끄러운 소병철 의원과의 관계 악화 등으로 차기를 도모하는데 악재가 될 것으로 판단했을 것이란 분석이 설득력을 갖는다.
이번 순천제1선거구 전남도의원 보궐선거는 단순히 단 1명의 도의원 선거에 그치지 않고 내년도의 지방선거와의 상관관계 속에서 치러지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거리이다.
또 해묵은 싸움질과 금품선거 등 낡은 정치를 추방하고 새로운 정치를 순천에서 실현해 보겠다는 소병철 의원의 의지와 철학이 이번 선거에서 얼마나 먹혀들지도 관전 포인트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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