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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효자는 옵니다", 코로나가 바꾼 명절 풍속도
12일 오전 인천가족공원이 코로나19 비상대책으로 전면통제 되고 있다./차성민기자
12일 오전 인천가족공원이 코로나19 비상대책으로 전면통제 되고 있다./차성민기자

고향 못가는 자식들 "이번 추석에는 꼭..."

[더팩트ㅣ인천=차성민기자] "시국이 이러하니 부모님도 이해하시지 않을까요?"

인천에 사는 김미경 씨(48)는 올해 설에도 고향에 내려가지 못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5인이상 집합금지 명령이 떨어진 탓이다.

김 씨는 고향에 내려가는 대신 휴대전화 화상 통화를 통해 부모님의 안부를 확인했다. 그리고는 계좌이체를 통해 용돈을 두둑이 넣었다.

김씨는 "요즘 같은 시기에 전북 익산에 내려가면 불효자라는 소리를 듣기 쉽다"며 "주변에서도 고향에 나중에 따로 내려가기로 한 사람들이 많다"고 귀띔했다.

인천에 사는 박희옥 씨(63)도 이번 설 명절을 특별하게 보냈다. 분가한 자식들이 날짜를 따로 정해 집을 방문한 결과다.

박씨는 "딸들이 인천에 살지만 이번 명절에는 요일별로 지정한 날짜에 집을 방문하고 있다"며 "집합금지 명령이 풀리면 가족들이 다 함께 만날 예정"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장기화 여파로 인천가족공원도 썰렁한 설 명절을 보내고 있다.

인천시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지난 추석에 이어 설 연휴에도 인천가족공원 폐쇄를 결정했기 때문이다.

명절을 맞아 묘지나 봉안시설에 많은 성묘객이 몰릴 경우 어렵게 진정 국면에 접어든 코로나19가 재확산할 수 있다는 걱정에서 내린 판단이다.

인천시는 인천가족공원은 지난 11일부터 14일까지 화장장을 제외한 모든 시설 운영을 중단하는 대신, 이 달 8∼21일 홈페이지에서 온라인 성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온라인 성묘에서는 헌화·차례상을 선택할 수 있고, 성묘 시작하기 버튼을 누르면 절차에 따라 차례 음식을 하나씩 선택해 차례상에 놓거나 헌화할 수 있다.

인천가족공원 온라인 성묘는 지난해 추석 5천여명이 신청할 정도로 호응을 얻은바 있다.

하지만 12일 설날을 맞아 인천가족공원을 찾은 성묘객들은 발길을 돌려야 했다.

서울에서 지하철을 타고 왔다는 한 성묘객은 "인천가족공원이 폐쇄됐다는 소식을 알지 못했다"며 "지난 추석에도 성묘를 하지 못해 서울에서 지하철을 타고 왔다. 못 들어가게 되니 많이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이곳에서 교통통제를 하고 있던 자원봉사자는 "많은 분들이 인천가족공원 폐쇄 소식을 접한 시민들이 다수이지만 어제, 오늘 이곳을 찾은 성묘객들도 간혹 있었다"면서 차를 돌려 돌아가시는 분들도 계셨고, 대중교통을 타고 방문한 고객들도 있었다"며 이 곳 분위기를 설명했다.

이어 "하루 빨리 코로나19가 종식돼 정상적으로 조상님들을 모시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며 "평범한 일상이 무척 그리워진 하루"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infac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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