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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전말] 비오는 새벽 쫓겨난 7살 두 아들…학대는 일상과 뒤섞여 있었다 

  • 전국 | 2021-01-23 15:51
23일 법조계에 다르면 울산지법 형사10단독 김경록 판사는 지난 20일 상해 및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픽사베이
23일 법조계에 다르면 울산지법 형사10단독 김경록 판사는 지난 20일 상해 및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픽사베이

법원 "장기간·반복적 학대 일삼아" 징역 2년 선고   

[더팩트ㅣ윤용민 기자] 지난해 7월 22일 새벽 경남 양산시 한 주택가 골목길.

7살 된 남자아이 2명이 맨발로 비를 맞으며 장난을 치고 있었다.

이 장면을 목격한 이웃 주민 A씨가 깜짝 놀라 그 이유를 묻자 아이들은 머뭇거렸다. 그러곤 아이들은 자신들의 상처를 걱정하는 A씨에게 "자전거를 타다 넘어졌다"고 말했다.

A씨가 다그치듯 재차 경위를 묻자, 치아가 2개나 부러진 아이가 아버지에게 맞은 사실을 털어놓으면서 "아빠가 알면 아빠한테 죽으니 절대 이야기해서는 안된다"고 신신당부했다.

A씨는 아이들을 병원으로 데려가 치료를 받도록 조치한 뒤 고심 끝에 아이들의 아버지 김모(36)씨를 경찰에 신고했다. 이후 김씨는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23일 법조계에 다르면 울산지법 형사10단독 김경록 판사는 지난 20일 상해 및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12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5년간 아동관련기관 취업제한도 함께 명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해 7월 17일 오전 자신이 운영하는 치킨집에서 만취해 친아들(7)의 얼굴과 온몸을 때려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로 인해 친아들은 입술이 터지고 앞니 2개가 말려 들어가는 큰 상처를 입었다고 한다.

닷새 뒤인 새벽에에도 술을 마신 상태에서 친아들과 의붓아들(7)을 향해 폭언을 하며 때리고 서로 머리를 부딪히게 한 혐의도 받는다.

조사결과 김씨는 7년전 생후 9개월에 불과한 친아들을 때려 형사 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김 판사는 "피고인의 신체적 학대행위와 방임행위로 인해 피해 아동들은 상당한 신체적·정신적 상처를 입었다"며 "이러한 상처는 피해자들의 성장과정에서 쉽게 지워지지 않을 흉터로 남을 수도 있는 사정 등을 고려할 때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김 판사는 "치아가 부러지고 입이 찢어진 상태로 새벽에 비를 맞으며 맨발로 거리에 방치된 아이들이 서로 유모차를 태워주면서 웃으며 노는 모습은 피해가 단순히 일회적인 것이 아니라 익숙한 상황이었음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김 판사는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 외에도 피해자들에게 장기간·반복적으로 폭력을 행사해 왔던 것으로 보인다"며 "이웃 주민들이 여러번 조언을 했음에도 학대를 멈추지 않았다"고 질책했다.

now@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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