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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초점]포항, 학산공원 개발에 밀려 갈곳 없게 된 주민들

  • 전국 | 2021-01-13 16:18
포항시의 민간공원조성 특례사업에 포함된 포항시 학산동 247번지 일원(붉은색 원안) 주민들이 길거리에 내 몰릴 위기에 처해 있다. /네이버지도 캡쳐 후 지역표시
포항시의 민간공원조성 특례사업에 포함된 포항시 학산동 247번지 일원(붉은색 원안) 주민들이 길거리에 내 몰릴 위기에 처해 있다. /네이버지도 캡쳐 후 지역표시

보상금으로는 전세 얻기도 턱 없이 부족... 시의 대책마련 절실

[더팩트ㅣ포항=김달년· 이성덕기자] 한파가 다소 누그러진 13일 포항 학산공원 개발에 포함된 일부 주민들의 마음은 한파보다 더 매서운 겨울 추위를 느끼고 있다.

민간공원 조성 특례사업 추진으로 수 십 년을 살아 온 터전은 내주고 떠나야 할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토지 및 건물 등에 대해 보상을 한다고 하지만 포항여고 뒤편(학산동247번지 일원)에 살고 있는 30여 가구 주민들 중 상당수는 작은 평수로 인해 보상을 받아도 옮겨 갈 곳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학교 담장을 따라 난 골목길에 두 사람이 함께 걷기에도 좁은 길을 따라 옹기종기 붙어 있는 오래된 단층집들은 공원에 묶여 증·개축도 하지 못한 채 살아 온 세월의 흔적을 보여주고 있었다.

이날 오전 동네 어귀에서 만난 A씨(70.여)는 "수십 년 동안 공원지역으로 묶어 놓아 집수리도 못하게 만들어 힘겹게 살아 왔는데, 이제와 갑자기 개발한다고 보상해 줄 테니 나가라고 하니, 억장이 무너진다"고 했다.

또 "보상을 한다고 해 봐야 그 돈으로는 다른 곳에 전세 얻기도 턱없이 부족해 사실상 길거리에 나앉게 생겼다"고 하소연 했다.

30년 째 이곳에 살고 있는 B(67세.남)씨 역시 "포항시가 지난 20년간 임의로 공원부지로 정해 주민들의 재산권을 억압하더니. 이제는 공원개발을 이유로 주민들을 내쫓고 있다"며 불만을 성토했다.

그는 "이 동네를 보면 알겠지만 대부분 넉넉하지 못하고 나이 드신 분들이 10~20평 규의 작은 집에서 겨우 살아가고 있다"며 "20여 년 동안 재산권 행사 한 번도 해보지 못하고 모든 부동산 가치들이 올라간 현시점에서 시장성에 어긋나는 토지보상은 어처구니가 없다"며 포항시를 비난했다.

B씨는 또 "시에서 작은 보상비로 이주가 어려운 주민들에게 임대주택 등을 알선해 주겠다고 말하지만 70넘은 노인들이 소득도 없는데 관리비 등을 부담하며 살기에는 그마저도 힘들다. 시의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포항시 관계자는 "주민들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하고 안타까운 마음을 가지고 있다"며 "30여 가구중 20여 가구의 주민들이 어려움에 처해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공공임대아파트 등 다양한 방안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민간공원 조성 특례사업은 정부나 지자체가 도시계획시설(공원)로 지정은 했지만 20년이 넘도록 공원 조성을 하지 않아 헌법재판소의 판결에 따라 2020년 7월 지정해제에 놓인 도시공원을 자치단체와 민간사업자가 공동개발하는 사업으로 민간사업자가 공원용지를 매입해 70%는 공원으로 조서하고 30%는 주거·상업지역으로 조성하게 된다.

공익사업이라는 이름에 밀려 삶의 보금자리를 잃게 될 어려운 처지의 시민들이 새로운 안식처를 찾을 수 있도록 포항시의 적극적인 행정이 필요한 때다.

tktf@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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