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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현장] '거리두기 2단계' 카페 막으니 패스트푸드점으로 '풍선효과'

  • 전국 | 2020-12-12 08:00
창원의 한 패스트푸드 매장을 방문한 손님들이 음료만 주문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창원=강보금 기자
창원의 한 패스트푸드 매장을 방문한 손님들이 음료만 주문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창원=강보금 기자

"카페나 패스트푸드점이나…" 장시간 머물고 방역관리 허술 감염위험 커

[더팩트ㅣ창원=강보금 기자] 경남도가 지난 8일 3주간 유지되는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행정명령 조치를 내린 가운데 카페 내 취식이 금지되자 패스트푸드점으로 손님이 몰리고 있어 풍선효과의 우려가 크다. <더팩트>는 일부 패스트푸드점 매장이 사실상 카페로 운영되고 있음을 확인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에서는 카페 매장 내 취식이 금지되고 대신 테이크아웃이나 배달만 가능하다. 이에 카페에서 자주 미팅을 진행했던 비즈니스맨이나 카페에서 공부하는 것을 선호하는 일명 '카공족'이 갈 곳을 잃게 됐다.

이들이 선택한 차선책은 패스트푸드점이다. 평일 낮 번화가에 위치한 카페와 패스트푸드점의 분위기는 매우 대조적이다.

텅 빈 카페와 달리 패스트푸드점은 시간을 불문하고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거리두기로 테이블이 띄어져 있긴 하지만 협소한 실내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 감염 우려가 크다.

창원의 한 패스트푸드점 직원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배달 주문이 많이 늘었지만 방문 손님도 같이 늘었다. 특히 주 메뉴가 아닌 음료를 시켜 테이블에 장시간 머물다 가는 손님도 눈에 띈다"고 말했다.

자영업자 김모(40)씨는 "회사 미팅건으로 거래처 주변 카페를 자주 이용했었는데 거리두기 2단계로 격상되면서 마땅한 장소를 찾기가 힘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난생 처음 혼잡한 패스트푸드점에서 미팅을 다 해본다. 사업 특성상 교류가 많아 미팅을 모두 취소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카페 생활'을 못하게 된 사람들이 패스트푸드점으로 쏠리고 있지만 대부분 주문 자동화시스템을 도입한 패스트푸드점 매장에는 체온측정기와 출입명부는 관리자 없이 덩그러니 놓여 있을 뿐이다.

창원시 한 패스트푸드 매장에 전자출입명부가 설치돼 있지만 이를 관리하는 직원이 따로 있지 않다. /창원=강보금 기자
창원시 한 패스트푸드 매장에 전자출입명부가 설치돼 있지만 이를 관리하는 직원이 따로 있지 않다. /창원=강보금 기자

대학생인 정모(25)씨는 "집이나 완전히 소음이 차단된 곳에서는 공부가 잘 안된다. 애용했던 카페를 대신해 테이블과 의자가 있는 곳을 찾다보니 집 근처 패스트푸드점이 있었다"며 "부모님은 불안하셨는지 마스크 착용을 철저히 하라고 당부했다"고 말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로 카페와 PC방 등의 매장 내 취식을 금지한 이유는 사람 간 밀접할 수밖에 없는 공간 특성상 음식물 섭취 행위로 비말 감염에 매우 취약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요 판매 품목으로 구분하는 거리두기 행정명령 기준에 따라 카페 내 취식은 금지되지만 일반음식점으로 영업신고가 돼 있으면 매장에 머물 수 있는 모순이 생겨 이 같은 풍선효과를 불러오고 있다. 이는 패스트푸드점만이 아니다. 무인카페나 브런치카페 등에서도 방역 허점에 대한 우려가 거론되고 있다.

이에 창원시는 12일까지 무인카페 등에 거리두기 2단계에 대한 협조를 구했다. 하지만 한 무인카페 영업주는 "카페 내 테이블과 의자를 치워 놓아도 이용자들이 테이블과 의자를 가져와 사용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영업장의 문을 닫을 수도 없고 난감한 상황이다"라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창원의 한 패스트푸드점에서 혼자 공부를 하거나 사업차 미팅을 하기 위해 장시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손님의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창원=강보금 기자
창원의 한 패스트푸드점에서 혼자 공부를 하거나 사업차 미팅을 하기 위해 장시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손님의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창원=강보금 기자


hcmedia@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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