훼손된 여성 나머지 시신도 대부분 찾아…경남경찰청, 프로파일러 투입 조사
[더팩트ㅣ양산=강보금 기자] 지난 8일 경남 양산 중부동의 한 재개발구역 폐교회 마당에 버려진 쓰레기더미에서 발견된 훼손된 여성 시신은 유력한 피의자로 지목된 A(59)씨의 동거녀 가족과 유전자(DNA) 감식이 일치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또 폐쇄회로TV(CCTV) 영상 분석을 통해 A씨의 집에서 800m 떨어진 곳에서 사라진 시신의 나머지 대부분도 찾아냈다.
경찰은 10일 A씨에 대해 살인 등의 혐으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씨는 여전히 '모르쇠'로 일관하면 범행 일체를 부인하고 있어 정확한 사건 경위는 아직도 오리무중인 상태다.
이번 양산 신체훼손 살인사건의 발단은 화재 신고로부터 시작됐다. 지난 8일 오전 3시쯤 중부동 소재 한 폐교회 담벼락 쓰레기더미에서 불꽃이 튄다는 신고가 소방당국에 접수됐다. 당시 신고자는 출장세차를 마치고 인근을 지나던 중 화재를 목격한 것으로 파악됐다.
출동한 소방당국이 화재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심하게 훼손된 시신을 발견해 경찰에 알리면서 엽기적인 토막살인의 전말이 시작됐다. 훼손된 시신은 A씨와 2년 전부터 같이 살던 60대로 추정되는 동거녀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 확인됐다.
◇검은 비닐봉지 들고나간 뒤 빈손 돌아와…나머지 시신 어디에?
양산경찰서에 따르면 폐교회 담벼락 쓰레기더미에서 최초로 발견된 훼손된 사체는 양쪽 다리와 한쪽 팔이 없는 채로 검은색 비닐봉지 속에 완전히 감싸져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체에 옷은 입혀져 있지 않은 상태였으며 장기는 온전히 남아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후 A씨의 주거지에서 800m 떨어진 경부고속도로 배수로에서는 사라진 시신의 일부인 양쪽 다리를 발견했다. 발견된 일부 시신도 불에 탄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경부고속도로 주변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인한 결과, A씨가 검은색 비닐봉지를 들고 배수로 인근으로 이동했다가 빈손으로 돌아오는 영상이 발견돼 증거물로 확보했다.
양산경찰서 관계자는 "고속도로 배수로에서 발견한 사체의 일부는 양쪽 다리다. 이제 나머지 사체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전자 감식·CCTV영상 불구 범행 왜 부인하나
유력한 용의자인 A씨는 지난 8일 긴급체포 된 후 경찰 조사에서 "절대 범행을 저지르지 않았다"며 "실종된 동거녀는 과거에도 한번씩 집을 나가곤 했다. 이번에도 그런 것으로 안다"며 일관되게 범행을 부인하고 있다.
경찰이 국과수에 긴급 의뢰한 유전자(DNA) 감식 결과, 쓰레기더미에서 발견된 시신과 피의자 A씨의 동거녀가 집에 남긴 머리카락과 칫솔 등에서 유전자가 일치한 것으로 밝혀졌다.
아직 A씨의 주거지에서 나온 혈흔이 발견된 시신과 일치하는 지에 대한 검사 결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혈흔의 유전자까지 시신과 일치하면 유력한 증거로 채택될 가능성이 크다.
양산경찰서 관계자는 "시신의 일부가 발견됐고 이 시신의 일부가 발견된 장소 주변 CCTV영상에서 A씨가 검은색 비닐봉지를 들고 이동하는 영상이 확보됐음에도 현재까지 A씨는 범행을 일체 부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A씨는 '나는 모르는 일이다', '저의 동거녀는 밖에 나간것...'이라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긴급체포 당시 술에 취하거나 마약을 한 상태는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또 정신쇠약이나 정신적 문제 등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현재 A씨를 살인 혐의로만 구속영장을 신청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A씨의 진술과 다른 증거들이 확보되면 시신 훼손 및 유기 등의 혐의를 추가할 예정이다.
이에 경남지방경찰청은 10일 프로파일러(범죄심리분석관)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프로파일러 면담을 통해 범행을 전면 부인하고 있는 피의자의 심리와 범행 동기 등을 밝혀낸다는 계획이다.
hcmedia@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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