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사실로 판단될 경우 실형 가능성도
[더팩트ㅣ윤용민 기자·광주=나소희 기자] 고(故)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 전 대통령의 1심 선고가 30일 나온다.
광주지법 형사8단독 김정훈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전 전 대통령의 선고 공판을 진행한다.
앞서 검찰은 10월 5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전 전 대통령에게 징역 1년 6월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한 바 있다.
전 전 대통령은 2017년 4월 발간한 회고록에서 5·18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고 조비오 신부를 향해 "신부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했다가 2018년 5월 재판에 넘겨졌다.
이번 재판의 쟁점은 전 전 대통령이 회고록에 쓴 내용이 허위사실인지와 또 회고록을 쓸 당시 허위사실임을 인지했는지 등 두 가지다.
사자명예훼손죄는 허위사실을 적시해야 범죄가 성립되기 때문이다. 산 사람에 대한 명예훼손은 '사실 적시'만으로도 명예훼손이 되는 반면 죽은 사람에 대한 명예훼손은 허위사실인 경우에만 처벌이 가능하다.
우선 허위사실을 다툴 부분은 5·18 당시 헬기사격이 실제 있었는지 여부다.
전 전 대통령 변호인과 당시 헬기 조종사들은 재판 내내 줄곧 기총소사는 없었다며 공소사실을 부인해왔다.
다만 회고록 출간 시점인 2017년 4월 이전인 2017년 1월에 이미 헬기사격이 있었다는 취지의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감정서가 나온 상태라 법원이 어떤 판단을 내놓을지 예측하기 쉽지 않다.
이 부분을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따라 고의성을 인정할 지 여부도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만일 유죄로 인정된다면 처벌 수위는 어느정도 될까.
일반적으로 사자명예훼손죄로 실형이 선고되는 경우는 드물지만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조현오 전 경찰청장의 경우 이른바 '노무현 차명계좌' 발언을 했다가 1심에서 징역 10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후 항소심에서 징역 8월로 감형된 뒤 그대로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지만원씨 역시 '김대중 전 대통령이 김일성과 짜고 북한 특수군을 광주로 보냈다'는 취지의 게시물을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렸다가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다만 실형을 선고하더라도 법정구속을 하지는 않은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알츠하이머병을 앓는 것으로 알려진 전 전 대통령의 건강 상태를 고려하면 법정구속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면서도 "이번 사건 자체가 역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 만큼 재판부도 고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5·18 관련 3단체(유족회·부상자회·구속부상자회)는 이날 낮 12시부터 법원 인근에서 전 전 대통령에 대한 처벌을 촉구하며 '님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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