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내판 부재.훼손 잇따라 발견...오타.번역오류도 '다수'
[더팩트ㅣ제주=김용덕 기자] 제주4.3 등 제주도내 비극의 역사현장 유적지들에 설치된 안내판이 훼손되거나 역사적 사실을 잘못 기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제주다크투어는 지난 8일 제주도내 일제강점기부터 현대까지 도내 역사현장 가운데 비극의 역사가 담긴 유적지 100곳에 대한 조사 결과가 담긴 '제주지역 다크투어 유적지 안내판 조사보고서'를 발간했다.
조사는 유적지의 안내판 존재 여부에 따라 진행됐다.
안내판이 있는 경우 안내판에 역사적 사건에 대한 사실이 충실히 기록된 지의 여부, 안내판 관리 상가 양호 여부, 유적지 안내판 설치 위치가 적절서 여부, 이동약자 접근성이 용이 여부, 안내판이 인권·젠더·평화감수성을 잘 반영하고 있는지 등을 점검했다.
또 중요한 유적지임에도 불구하고 유적지 안내판이 부재한 경우에는 등기부등본으로 소유주를 확인하고 향후 도나 민간 차원에서 이를 매입해 보존할 수 있는 방안의 기초를 마련했다.
조사 결과 100곳 중 28곳에는 제주의 역사적 사건이 벌어지거나 기억하는 중요한 장소임에도 불구하고 안내판이 존재하고 있지 않았다.
예를 들어 제주4.3 당시 대표적인 학살터인 제주국제공항의 경우, 유해발굴 작업 당시 만든 표석 외에는 안내판이 전혀 없었다. 이 표석도 일반인의 접근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안내판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됐다.
현재 제주시 동부보건소 조천보건지소 부지의 경우, 제주4.3 당시 김용철 고문치사 사건이 발생하는 등 4.3 당시 역사적 의미를 담고 있는 곳으로, 제주특별자치도 4.3유적지 종합관리계획에 따라 정비는 돼 있으나 안내판 등은 따로 마련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크투어는 조천보건지소에 대해 역사적 의미를 알리기 위해 안내판을 설치하고, 이동약자 접근성 보장 및 시각장애인 등을 위한 음성변환용코드 또는 점자안내판, 외국인들을 위한 외국어 안내판 설치를 제안했다.
안내판이 있는 경우에도 역사적 사실에 대한 사실 설명이 부족하거나 잘못 기재된 경우, 오탈자 및 번역 오류가 있는 경우, 인권·젠더·평화감수성이 부재한 경우, 유적지 안내판이 훼손된 경우, 관광약자의 정보 접근권이 보장되지 않은 경우 등이 다수 발견됐다.
보고서에는 여러 유적지에 설치된 안내판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유적지와 유적지 안내판에 대한 관리체계 개선이 필요하다는 제언과 유적지 안내판 문안과 입지 선정에 대한 다양한 이해 관계자의 자문이 이뤄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와 함께 역사적 사건, 찾아가는 길, 유적지 안내판 문안 등 유적지 정보를 온오프라인을 통해 다각도로 알려나갈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보고서는 유적지 안내판 개선을 위해 제주도청 등 관계 부서에 전달된다.
hyeju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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