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 호재·저평가 지역 재부각” vs “투기수요가 시장 왜곡”
[더팩트ㅣ부산=김신은 기자] 부산의 첫 계획도시인 해운대구 좌동 신시가지의 아파트 시장이 심상찮다. 매매 물건이 나오기 무섭게 거래되면서 초를 다투며 계약을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가격 오름세도 가파르다.
일각에선 ‘해수동(해운대구·수영구·동래구) 조정대상지역 해제’, ‘사상~해운대 대심도 공사’, ‘좌동 신시가지 리모델링 용역 발주’, ‘저평가 지역에 대한 재평가’ 등 규제지역 해제와 개발 호재, 그에 따른 매수세 유입이 상승을 견인한 것이라고 말한다.
반면 투기수요자들의 자금이 호재가 있는 규제 사각지대로 흘러들어 간 것에 불과하며, 다시 규제지역으로 묶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해수동’ 지역을 조정대상지역에서 제외했다. 매수세는 곧장 유입됐고, 집값은 급등하기 시작했다. 한국감정원의 ‘월간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해운대구는 2.34%나 올랐고, 수영구와 동래구도 각각 1.71%, 1.39% 상승했다.
올해 들어서는 상승세가 주춤하다가 정부가 지난 6·17대책을 통해 부동산 규제지역의 범위를 확대한 이후 또다시 비규제지역인 부산으로 매수세가 몰리며 아파트값이 치솟았다.
‘사상~해운대 대심도 공사’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사상구와 해운대구를 잇는 대심도 고속도로 공사가 정부의 민자 적격성 조사를 통과하면서 사실상 본궤도에 올랐다. 이 고속도로는 사상구 감전동에서 해운대구 송정동까지 22.8km를 잇는 지하 고속도로로 학장·진양·시민공원·벡스코·좌동·송정 등 6개의 인터체인지(IC)가 조성될 계획이다.
해운대구에서만 벡스코·좌동·송정 등 3개의 고속도로 진·출입로가 생길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신시가지 아파트들이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조성된 지 20년을 훌쩍 넘기며 노후화되고 있는 복합적인 신도시문제 해결을 위한 리모델링 사업도 한몫했다. 해운대구는 최근 신시가지 리모델링 사업 추진을 위한 용역을 발주했다. 낡은 상가와 주차장, 아파트 시설물을 리모델링하고, 유휴부지와 53사단 주둔지를 제외한 국방부, 산림청 부지의 활용방안을 살펴보는 게 용역의 핵심이다.
게다가 좌동은 해운대구 집값을 1위로 끌어 올린 엘시티가 위치한 중동, 해운대 대표 부촌인 마린시티와 센텀시티로 대표되는 우동과 인접해 있으면서도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왔던 점이 수요자들에게 매력으로 부각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해운대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좌동은 우수한 주거환경에 비해 해운대구 내에서도 인근 우동과 중동보다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낮은 (주택)가격이 형성돼 있었다"며 "여러 개발호재가 이어지고 있다보니 재조명 받으면서 수요자들의 매수 문의도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에선 투기수요가 시장을 왜곡한 결과이며, 주택거래량 증가에 따른 매매가 상승이 지속되면 투기과열지구로 다시 지정될 수 있다며 결국 무주택 실수요자들만 손해를 보게 될 것이라는 풀이도 나온다.
부동산 관계자는 "부동산대책 이후 갈 곳을 잃은 자금이 비규제지역에 몰려 주택가격을 띄우고 있다. 특히 해수동 조정지역 해제 이후 수도권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부산에 많이 몰렸다"며 "또 현재 좌동의 경우 시세차익을 노리는 ‘갭투자’도 성행하고 있는데 이는 집값 상승의 한 원인으로 작용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내년부터 시행되는 재산세와 종부세 등의 부담으로 올해 말까지 단타로 ‘치고 빠지는’려는 투기세력들의 움직임도 많다"며 "이 같은 속도로 주택가격이 상승하면 다시 규제대상 지역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hcmedia@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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