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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인터뷰] “현실과 비현실 공존하는 세상…어떻든 치열한 지금이 창작의 모티브”

  • 전국 | 2020-11-04 08:55
광주에서 예술활동을 하며 오랜만에 신작들로 구성한 개인전을 오픈했다는 이조흠 작가는 전시 개막일인 지난달 29일 <더팩트>와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광주=성슬기 기자
광주에서 예술활동을 하며 오랜만에 신작들로 구성한 개인전을 오픈했다는 이조흠 작가는 전시 개막일인 지난달 29일 <더팩트>와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광주=성슬기 기자

이조흠 작가 “힘들어도 버티면서, 모든 청년작가들이 즐겁게 일했으면”

[더팩트ㅣ광주=성슬기 기자] "딱 지금 나이가 나 자신의 정체성이 스스로도 모호한 시기인 것 같다. 서른 후반, 젊다고 하기도 그렇고 무언가 정의하기에도 어린 것 같은 애매한 나이인데, 이 시기를 겪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는 생각이 아닐까 싶다."

광주에서 예술활동을 하며 오랜만에 신작으로만 꾸려진 개인전을 오픈했다는 이조흠 작가는 전시 첫날이기도 한 지난달 29일 <더팩트>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이 작가는 지난 2014년 전시 이후 신작들로 구성된 개인전을 하는 게 처음이라며 특별한 감회를 밝혔다.

오는 5일까지 광주광역시 광산구 소촌아트팩토리에서 진행하는 이번 전시의 주제는 ‘UNREALITY’, ‘UN’이라는 단어의 존재 유무에 따라 ‘현실’과 ‘비현실’이 존재하는 것을 뜻한다.

작가는 "이 주제가 내 작업과도 유사하다. 이번 작품들이 초반에 작업했던 ‘앞모습’과 ‘뒷모습’으로 구성돼 있는데 이는 다른 가치관이지만 비슷하기도, 한끗 차이이기도 하다"며 "아직도 이 내용으로 더 이야기할 게 남았다는 생각으로 다시 꺼내게 됐다. 현실과 비현실적인 세상에 동시에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과 비슷하다고 느꼈다"고 밝혔다.

이어 "내가 원하는, 비현실적인 모습을 올려놓는 SNS 속의 삶과 현실의 삶처럼 우리는 두 가지가 공존하는 세상을 살아간다"며 "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우리가 사는 지금의 세상이다"고 강조했다.

오는 5일까지 광주광역시 광산구 소촌아트팩토리에서 진행하는 이번 전시의 주제는 ‘UNREALITY’, ‘UN’이라는 단어의 존재 유무에 따라 ‘현실’과 ‘비현실’이 존재하는 것을 뜻한다./ 광주=성슬기 기자
오는 5일까지 광주광역시 광산구 소촌아트팩토리에서 진행하는 이번 전시의 주제는 ‘UNREALITY’, ‘UN’이라는 단어의 존재 유무에 따라 ‘현실’과 ‘비현실’이 존재하는 것을 뜻한다./ 광주=성슬기 기자

이는 예술가의 삶도 마찬가지다. 이조흠 작가에게 창작이란 ‘이상적인 일’이다. 경제적인 부분에서 어려워하는 예술가들을 많이 봐온 만큼 그 역시 안정적인 생활을 꿈꾸며 늘 현실과 작가의 삶에서 균형을 잡기 어려울 때가 많다.

작가는 "말은 쉽다는 걸 알지만 그래도 모든 청년예술가가 즐겁게 작업했으면 좋겠다. 스스로를 너무 몰아세우고 채찍질하면서 활동하지 않았으면 한다"며 "아무리 힘들어도 버티면서, 즐기면서 했으면 한다. 이는 나 자신에게 하는 말이기도 하다"고 전했다.

또 "작품활동을 하면서 늘 최선을 다해 작업을 하지만 그만큼 보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하지만 내가 하는 것들을 포기할 수 없기에 이 또한 최대한 즐겨보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그가 이번 개인전을 준비하며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바로 ‘기본에 충실한 것’. 실제로도 작가는 인터뷰 내내 ‘기본’이라는 단어를 반복했다.

이 작가는 "올해 개인전은 가장 기본적인 형식과 모티브로 이뤄내야겠다는 마음에서 출발했다. 기본 형식과 재료로 ‘내가 할 수 있는 이야기’를 잘 해내야 다른 작업을 하더라도 좋은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며 "그래서 회화 작업을 선택하기도 했고, 나 자신을 돌아보고 정리하는 시간을 가지고 싶기도 했다"고 말했다.

고통없이 얻는 것은 없다지만 창작은 고통의 연속이다. 그는 이번 전시를 준비하며 창작자로서 많은 감정을 겪어냈다고 회고한다.

"더 나아가고 싶다는 욕심과 더 이상 무언가를 만들어내도 새롭지 않다는 생각에서 스스로 끝없는 질문을 던져왔던 시기였다. 지난해부터 이러한 고민을 시작했다"면서 "내 나이에는 이 시대에 어떤 이야기를 던져놓아야 하나, 어떤 이야기를 해야 진정성이 있는 것인가 하는 그런 종류의 고민을 해왔다"고 말하는 이조흠 작가.

그는 또 "그래서 일단 초심으로 돌아가 기존의 룰에서 조금 더 밀도있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사람들에게 피드백을 받아 성장하고자 하는 자리였기에 일부러 주변에 더 안 알린 것도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어떤 일을 하든 마찬가지인 것처럼 예술을 하는 것은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전날까지만 해도 너무 힘들었는데 지금 당장은 전시를 시작하니 개운한 마음이 크다. ‘잘 먹고 잘 사는 것’을 목표로 작업을 계속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forthetru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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