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억원대 사업으로 직지사 전 주지 법등 관여, 전문가 김천시 상대로 '입찰절차 속행금지 가처분 신청' 제기
[더팩트ㅣ김천 =김서업 기자] 경북 김천시가 190억원을 들여 사명대사공원에 건립을 추진 중인 ‘황악지옥테마 체험관’이 법적 공방으로 건설과정이 험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황악지옥테마체험관’은 김천시가 대항면 운수리 사명대사공원내 2300㎡에 190억원(국비95억,도비15억,시비80억원)을 투입해 지하1층,지상1층 규모로 2022년 완공을 목표로 건설을 진행중이다.
동.서양 문화를 기반으로 한 지옥의 모습을 재현한 체험형 관광시설을 조성해 관광수요 창출 및 지역경제 활성화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처음 사업 아이디어를 제공한 김혁(57.통영)씨가 사업아이디어 도용을 이유로 김천시를 상대로 창원지법 통영지원에 '입찰절차 속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해 지난 20일 첫 심리가 열렸다.
25일 김씨에 따르면 지난 2017년 동국대학교 동문인 지인을 통해 알게 된 직지사 전 주지 B씨에게 ‘지옥도 밀랍인형박물관’사업을 제안했고 그는 너무 좋은 아이디어라며, 2018년 8월 25일 직지사에서 이철우 경북지사, 송언석 국회의원, 김충섭 김천시장, 김세운 김천시의회 의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사업설명회를 개최했다.
김씨는" 2017년 3월에 처음 사업을 제안한 후 직지사 전 주지 B씨와 석달에 한 번 정도 만나 사업논의를 진행했고, 이 과정에서 주지 B씨가 경북도청 고위 관계자 C씨,김천시 관계자와 사업과 관련해 통화하는 것을 직접 들었다"고 주장했다.
김천시 관계자는 "직지사 행사에서 우연히 사업설명회가 이루어졌다"고 했지만, 김씨는 "직지사측으로부터 도지사와 정치인들이 참석하는 설명회를 준비하라는 연락을 받았다"고 말했다.
또한 김씨는 "사업설명회를 들은 유력 정치인 D씨가 많은 얘기를 했고,좋은 아이디어네, 잘되겠네, 기독교측에서 종교편향 논란이 일어날 수 있으니 추가로 내용을 보충하라고 주문하는 한편 도와 줄테니 열심히 하라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전했다.
"몇몇 정치인들은 무슨 자금을 어디에서 가져오는 등의 자금 확보 방안에 대해서 여러 가지 논의를 했고, 일단 김천시에서 해보는 것으로 하고 도에서 적극 지원하겠다는 말을 들었다"고 김씨는 설명했다.
실제로 김천시는 2018년 12월에 지옥 테마 체험관을 중기지방재정계획에 반영하고, 다음해 3월 자문회의를 개최, 5월에 기본계획수립 및 건립 타당성 조사를 완료하는 등 사업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지난달 입찰공고를 냈고 11월에 건축물 실시설계를 발주할 예정이다.
김씨는 설명회가 끝나고 4000만원을 들여 단테의 ‘신곡’을 추가해 컴퓨터그래픽을 완성했다.
하지만 얼마 후에 김씨는 김천시가 수원대학교 산학협력단 G교수팀에게 2000만원을 주고 용역을 의뢰한 사실을 전해 들었다.
이어 김천시는 지난달 ‘조달물자 구매입찰 긴급공고"를 통해 전시물 실물모형을 68억원에 제한경쟁으로 납품하라고 공고했다.
김씨는 "그동안 준비하고 열정과 많은 비용을 투입한 사업의 아이디어 제공자에 대해 한마디 말도 없는 김천시의 행태에 화가 난다"며 " 직지사 주지 B씨와 김천시장에게 여러 차례 만남을 시도했으나 전화 한통 없는 등 무성의한 대응이 계속되자 김천시의 입찰을 중지해 달라는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고 말했다,
김천시는 "지옥이라는 소재가 독창적인 아이디어라고 보기 어렵고, 용역결과에 따라 사업을 진행하고 있어 무단으로 아이디어를 사용한 사실이 없다"는 입장이다.
가처분 소송에 지더라도 계속 사업을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씨는 "지적재산권인 아이디어를 날로 먹는 행위에 피눈물이 날 지경이다. 공무원의 복지부동에 경종을 울리기 위해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민사소송과 1인시위도 벌이겠다"고 말했다. "절대 체험관이 오픈하지 못하도록 가처분 신청등 모든 방법을 동원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30년간 전시와 테마파크 일을 한 전문가"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는 "63빌딩 밀랍박물관을 비롯해 삼성전자디지털 파크 기획,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자문의원 등을 거쳐 현재 관광 관련 공공기관에서 최고 수장으로 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관련 <더팩트>는 그가 모 지방자치단체 관광 관련 기관장인 사실을 확인했다.
한편 김천시가 발주한 '지옥테마 타당성 조사 용역보고서'에는 연 10만 명이 (1일 평균 333명) 이용하고, 10억원의 수입과 인건비,운영비를 포함해 7억8600만원이 지출돼 2억원 이상의 수익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 논란에 대해 한 시민은 "국도비와 시비를 포함해 200억원 가까이 투자되는 대형사업에 사찰 주지가 주선해 지역의 도지사,국회의원,시장,시의회의장만 모아 비공식적 설명회를 가지고 추진하는 것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며 "정치적 목적이 다분하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고 제한경쟁 입찰방식도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관공서의 용역보고서 수익성 평가도 100% 신뢰하기 어렵다. 수백억원씩 투자되는 대형사업으로 인건비와 수선유지비 등 경상경비가 늘어나면 김천시의 재정에도 부담이 될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tktf@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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