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증거만으로 충분히 무죄" VS "5·18 진상규명 전환점"
[더팩트ㅣ윤용민 기자·광주=문승용 기자] 5·18 당시 신군부 측의 기총소사를 주장한 고(故)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해 검찰이 징역형을 구형했다. 전 전 대통령 측은 끝까지 헬기사격을 부인하며 무죄를 호소했다.
검찰은 5일 광주지법 형사8단독 김정훈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사건 결심 공판에서 전 전 대통령에게 징역 1년 6월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날 재판에 나오지 않은 전 전 대통령은 지난해 3월 11일 첫 재판부터 헬기사격을 줄곧 부인해왔다.
전 전 대통령의 변호인인 정주교 변호사는 재판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무죄 취지의 주장을 이어갔다.
그는 '5·18 당시 헬기사격이 있었느냐'는 취재진의 물음에 "그동안 제출한 증거만 하더라도 헬기 사격이 없었다는 것을 입증하는 데 무리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구형에는 아무런 관심조차 없다"며 "헬기사격이 있었느냐 아니냐에 대해 오롯이 진실을 발견하는 것 하나만 가지고 재판에 임했다"고 덧붙였다.
이 사건 고소인인 조영대 신부는 "이번 재판은 5·18 진상규명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전 전 대통령의 유죄를 확신했다.
조 신부는 "5·18의 상징적 의미와 광주의 정신적 지도자인 고 조비오 신부에게 가했던 명예훼손의 무게가 적지 않다"며 "그런 차원에서 최고형 구형을 통해 이 사안이 가볍지 않음을 보여줬으면 한다"고 했다.
전 전 대통령은 지난 2017년 발간한 회고록에서 기총소사가 있었다고 주장한 고 조비오 신부에 대해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했다가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이번 재판의 최대 쟁점은 헬기사격이 실제 있었는지 여부다. 사자명예훼손죄는 허위 사실을 적시해야 범죄가 성립되기 때문이다.
형법 제308조는 공연히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사자의 명예를 훼손한 자에게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검찰이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는 전 전 대통령에게 사실상 법정 최고형을 구형한 셈이다.
다음달로 예정된 재판에는 전 전 대통령이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형사소송법 규정에 따르면 피고인은 선고 재판에서 의무적으로 법정에 나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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