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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성 지능장애 여성, 성폭력 피해 청소년기부터 시작된다”

  • 전국 | 2020-09-21 16:50
부산여성가족개발원은 ‘경계성 지능장애 여성의 성폭력·성매매 피해 예방방안 연구보고서(책임연구 홍미영)’에서 경계성 지능장애를 가진 여성의 성폭력·성매매 피해가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부산여성가족개발원 제공
부산여성가족개발원은 ‘경계성 지능장애 여성의 성폭력·성매매 피해 예방방안 연구보고서(책임연구 홍미영)’에서 경계성 지능장애를 가진 여성의 성폭력·성매매 피해가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부산여성가족개발원 제공

부산여성가족개발원 “비장애인과 비슷한 외형 악용한 피해 확산 가능성 높아”

[더팩트ㅣ부산=김신은 기자] 경계성 지능장애를 가진 여성의 성폭력·성매매에 대한 피해 확산 우려가 제기됐다.

경계성 지능장애는 평균 이하의 지능(BAIQ, below average IQ)으로 지능지수(IQ) ‘70에서 85 사이’를 가지면서 인지적, 사회적 기능손상 등이 동반돼 취약성이 매우 높은 집단을 말한다. 이들은 외형적으로 비장애인과 다름이 없어 이 점을 악용한 성폭력 피해가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21일 부산여성가족개발원(이하 개발원)은 ‘경계성 지능장애 여성의 성폭력·성매매 피해 예방방안 연구보고서(책임연구 홍미영)’를 통해 경계성 지능장애인은 청소년기부터 그루밍(온라인에서 아동·청소년을 성적으로 유인하거나 권유하는 행위)이나 스마트폰 채팅앱(랜덤채팅, 즉석 만남, 소개팅)을 통한 조건만남으로 성폭력을 당하고도 합의된 성구매자로 둔갑되는 등 청소년 성폭력 피해가 확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사회·관계적 부적응으로 학대와 폭력에 노출되기 쉽고, 이런 상황이 반복·지속되며, 범죄와 연계되어 피해자 혹은 가해자가 되는 등 타인에게 착취당하는 구조가 형성되기 쉽다는 게 개발원의 설명이다.

개발원은 피해 예방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피해여성과 부모, 피해여성보호지원, 권익옹호지원, 의료지원, 특수교육지원 등 현장전문가 33명을 대상으로 심층면접조사를 실시하는 등 연구를 수행했다. 그 결과 경계성 지능장애 여성의 성폭력·성매매 피해는 청소년기부터 시작되고 있다고 밝혔다.

먼저 경계성 지능장애를 가진 경우 친구와 부모, 주변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홀로 시간을 보내며 스마트폰에 의존하는 경향이 높았다. 누구와도 자신의 상태와 신상변화를 의논할 사람이 없고, 일상의 사회생활을 세심하게 가르쳐주는 사람도 없었다. 또 학교를 졸업하면 의논하고 의지할 친구나 선생님이 없고, 매일 갈 곳도 없어진다. 경제활동을 유지하기 어려워 자립적인 삶도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여성가족개발원은 "지능의 낮음만으로 장애로 판단하지는 않지만 그로 인해 인지적, 사회적, 관계적 능력의 결손이 있고 일상적 상식적인 사회생활을 영위할 수 없는 경우 사회적 안전망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개발원은 경계성 지능장애 여성의 성폭력·성매매 피해 예방을 위한 정책방향으로 △경계성 지능장애인에 대한 제도적 지원대상(장애로 판단할 법적근거 마련) △사회적응과 관계형성을 돕는 맞춤형 상담, 교육, 직업훈련 △의료적 표준검사도구 개발 및 특수교육 확대 추진 △부모인식개선 교육 및 협력모임 결성 △기존 피해보호지원 체계와 연계한 의료지원시스템 구축 △문제발생 시 신속한 처리를 위한 온라인 전문가 협력망 구축 등을 제안했다.

홍미영 선임연구위원은 "경계성 지능장애를 가진 여성의 성폭력·성매매 피해를 예방하는 연구는 한 번도 다루지 않았던 새로운 분야로, 생소하고 낯설지만 우리 사회가 관심을 가져야 할 사각지대임은 분명하다"며 "더 큰 사회적 비용을 지불하지 않기 위해서는 예방과 지원기반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hcmedia@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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