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수입 1000만원 넘어 범행 동기 불명확"...살인죄 대신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적용
[더팩트ㅣ윤용민 기자] 1심에서 무죄, 2심에선 무기징역으로 엇갈렸던 이른바 '보험금 95억원 캄보디아 만삭 아내 사망 사건'의 유력 용의자가 금고 2년을 선고받았다.
대전고법 형사6부(허용석 부장판사)는 10일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이모(50) 씨에게 금고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 씨에게 살인죄 대신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사죄를 적용했다.
검찰 등에 따르면 이 씨는 2014년 8월 23일 오전 3시께 캄보디아 출신 아내와 스타렉스 승합차를 타고 경부고속도로 하행선을 달리다 천안휴게소 인근 갓길에 주차된 화물차를 들이받아 아내를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고 당시 아내는 임신 7개월이었으며, 차량 속도는 시속 70~80㎞였다고 한다. 이씨는 수사기관에 "졸음 운전을 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검찰과 경찰은 이를 수상하게 여기고 수사를 이어갔다.
이 씨만 안전벨트를 했고, 아내가 앉아 있던 조수석이 운적석에 비해 크게 부서진 점이 미심쩍었다. 게다가 아내의 시신에서 수면 유도제가 검출되고, 아내가 사망했을 경우 95억원을 받을 수 있도록 가입한 보험 가입 이력은 의심을 사기에 충분했다.
검찰은 이러한 정황과 증거를 토대로 이 사건을 보험금을 노린 이 씨의 계획 살인으로 판단했다.
1심 재판부는 "이 씨에게 보험 가입을 권유한 설계사들은 대부분 이씨가 운영하는 잡화점 고객들이었고, 이 씨 몸에서도 아내와 같은 수면 유도제 성분이 나와 감기약을 함께 복용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반면 2심은 "여러 간접 증거를 종합적으로 판단하면 이 씨의 계획 살인"이라며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대법원은 1심이 든 무죄 사유들과 함께 잡화점을 운영한 이 씨의 월수입이 1000만원을 넘어 범행 동기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 등을 이유로 2심을 깨고 사건을 대전고법으로 돌려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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