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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현장]무책임 전남교육청, 냉혹한 성지송학중…태한이는 그렇게 죽음으로 내몰렸다
기숙사 동료들의 성폭력에 시달리다 숨진 김태한군(14)의 어머니 김시영씨(39)가 호소문을 들고 바닥에 주저앉아 오열하고있다./광주=박호재 기자
기숙사 동료들의 성폭력에 시달리다 숨진 김태한군(14)의 어머니 김시영씨(39)가 호소문을 들고 바닥에 주저앉아 오열하고있다./광주=박호재 기자

김경은 변호사“두 발로 걸어 학교 간 아이 3주 만에 하늘나라, 법적 책임 반드시 묻겠다”

[더팩트ㅣ광주=박호재 기자] "친구들이 보고 싶고 친해지고 싶은데 그 친구들이 학교에 있어서 무서운 마음에 학교를 못가고 잠을 잘 못자요.

"학교에 가면 그 친구들이 또 보복 하고 계속 협박 할거 같아 무서워요". "학교 선생님과 경찰이 K**,J**,P**,M**가 전학을 빨리 갈 수 있게 해 주었으면 좋겠어요". "계속 무서운 마음이 들어요".

기숙사 동료들의 성폭력에 시달린 후 스트레스 장애로 인한 급성 췌장염으로 숨진 고 김태한(14)군은 해바라기센터의 설문지에 자신의 심경을 이렇게 남겼다. 태한 군이 죽음에 이르기 전까지 얼마나 극심한 두려움과 스트레스에 시달렸는지를 충분히 짐작하고 남는다.

무섭다, 잠을 잘 수 없다, 선생님과 경찰이 도와줬으면 좋겠다, 태한이는 그렇게 안간힘을 썼지만, 그런 경찰도, 그런 선생님도 죽음에 이르는 그 순간까지 태한이 곁엔 없었다.

아들이 죽음에 이를 정도로 사위어가고 있음에도 무책임했던 전남도 교육청, 피해자의 처지를 전혀 배려하지않고 냉혹하리만치 차가웠던 성지송학중학교의 행태를 도저히 묵과할 수 없던 태한이 부모님은 결국 변호사를 찾았다.

23일 만난 소송 대리인 김경은 변호사는 "두 발로 걸어서 첫 등교를 한 아이가 3주만에 하늘나라로 갔다. 다른 사건과 달리 상당히 빨리 자신의 피해 사실을 오픈했음에도 이를 조속히 방지하지 못한 관리자로서 법적 책임을 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태한군이 숨지기 전까지 진행된 사건 경위. 피해사실이 비교적 빨리 공개됐음에도 불구하고 교육청이나 학교의 피해자 보호 조치는 전혀 이뤄지지않았다./광주=박호재 기자
김태한군이 숨지기 전까지 진행된 사건 경위. 피해사실이 비교적 빨리 공개됐음에도 불구하고 교육청이나 학교의 피해자 보호 조치는 전혀 이뤄지지않았다./광주=박호재 기자

코로나19로 자가학습을 하던 태한이가 첫 등교한 6월 1일부터 약 3주 동안 여러 차례 기숙사 동료 4명의 성폭력에 시달리다 학교측에 이를 알린 것은 지난 6월 19일. 아이로부터 들은 사실이 너무 위급해 보여 태한이 부모는 시급한 조치를 요구했지만 학교 측은 이에 응답하지 않았다.

학교 성폭력 조치 매뉴얼인 긴급조치 6호(출석정지·분리조치)를 발동하지 않은 채 19일은 금요일인 평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주말을 보낸 22일 조치를 하겠다고 했다.

"'글쎄요. 전문가를 통해 알아볼께요' 라는 게 학교측의 반응이었다'며 태한이 부모님은 지금도 학교측의 그 냉혹한 반응을 생각하면 몸서리가 쳐진다고 했다. 만일 그때 학교측이 신속한 조치에 나섰다면 태한이가 죽음에 이르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아픈 회한 때문이다.

성폭력 사태 발생시 필수 지침인 비밀유지도 지켜지지 않았다. 태한이의 담임선생에게 피해 사실을 알렸는데, 구체적인 사실을 더 알아보겠다고 전화를 걸어 온 사람은 다른 반의 담임선생이었다. 피해자에게 2차 가해를 한 바나 다름이 없다.

태한 군의 어머니 김시영씨는 "다른 반의 선생이 전화를 걸어오자 태한이는 학교 전체에 자신의 얘기가 퍼져나갈까봐 몹시 걱정을 했다"고 당시 상황을 밝혔다.

조치를 약속했던 22일에도 학교 측은 상식 밖의 행태를 보였다. 특히 피해자를 대하는 교장 선생의 처신은 지나치게 냉정했다.

영광군 교육 지원청 앞에서 아들 태한군의 억울한 죽음을 규명해달라며 1인 피켓 시위를 펼치고있는 어머니 김길자씨./광주=박호재 기자
영광군 교육 지원청 앞에서 아들 태한군의 억울한 죽음을 규명해달라며 1인 피켓 시위를 펼치고있는 어머니 김길자씨./광주=박호재 기자

교장실에 머무르고 있는 태한 군의 부모에게 "가해 학생 부모도 학교에 와 있으니 형평성의 문제 때문에 여기에만 있을 수 없다"며 교장실을 나갔다. 학교를 방문한 학교전담경찰관(spo)도 가해학생 개인정보를 유출할 수 없다는 학교 측의 완고한 거부로 발길을 돌려야 했다.

이렇듯 전남도 교육청과 성지송학중학교, 영광군 교육지원청은 피해자의 신고로 사건의 전모가 드러난 지난 6월 19일부터 현재까지 가해자들에 대한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그 동안 태한의 부모님은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영광 교육지원청 호소, 전남도교육청 호소, 교육부 호소, 인권위원회 호소 등 … 아들의 억울한 처지를 풀기 위해 안간 힘을 다했다.

그러나 태한이는 부모님의 애달픈 동분서주를 뒤로 한 채, 7월 3일 19시 20분 눈을 감았다.

법률 대리인 김경은 변호사는 "가해학생들을 일단 성추행 등 혐의로 형사 고소하고, 그 후 학교장을 비롯한 교육청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민사책임을 엄중히 묻겠다"고 말했다.

forthetru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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