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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신간] “빅테크에 빼앗긴 편집권 되찾자”...‘뉴스공급자협회’ 창설 제안
30년 언론 베테랑 이우탁·김경태, 'AI시대, 나쁜뉴스 몰아내기' 출간
‘굿 저널리즘 연대’ 구축...빅테크 종속 탈피 해법 모색


지난 30여년간 공영언론 연합뉴스와 MBC에서 일해온 이우탁.김경태가 펴낸 신간 ‘AI시대, 나쁜뉴스 몰아내기' 표지.
지난 30여년간 공영언론 연합뉴스와 MBC에서 일해온 이우탁.김경태가 펴낸 신간 ‘AI시대, 나쁜뉴스 몰아내기' 표지.

[더팩트 | 박순규 기자] 한국 언론이 포털 중심의 뉴스 유통 구조에 종속됐던 지난 25년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인공지능(AI) 시대에 언론사들이 공동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공익 저널리즘을 추구하는 언론사들이 가칭 ‘뉴스공급자협회’를 구성해 AI와 빅테크를 상대로 뉴스 편집권과 유통 주권을 지켜야 한다는 주장이다.

연합뉴스와 MBC 등 공영언론에서 30여 년간 활동한 이우탁·김경태 저자는 신간 'AI시대, 나쁜뉴스 몰아내기-뉴스공급자협회와 굿저널리즘 연대'를 통해 AI 시대 한국 언론의 생존 전략과 공론장 복원 방안을 제시했다.

저자들은 한국 언론이 2000년 이후 약 10년 단위로 새로운 기술 플랫폼에 종속돼 왔다고 진단한다. 2002년을 전후해 PC 기반 포털이 뉴스 유통을 장악했고, 2012년 이후 모바일 시대에는 포털과 유튜브에 대한 의존도가 더욱 높아졌다는 것이다. 이어 2022년 생성형 AI의 등장으로 언론이 다시 한번 거대한 기술 변화에 포획될 위기에 놓였다고 분석했다.

특히 생성형 AI가 뉴스 콘텐츠를 직접 선별하고 취합해 이용자에게 답변하는 구조가 확산되면 언론사는 독자와 시청자를 잃는 ‘공중납치’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뉴스 소비자가 언론사 홈페이지나 방송을 직접 찾는 대신 AI가 가공한 결과만 접하게 되면서 언론사의 브랜드와 편집권, 독자와의 관계가 동시에 약화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저자들은 AI가 일부 언론사의 기사만 선택해 정보를 생성할 경우 어떤 기준으로 뉴스가 선별됐는지 알기 어렵고, 오류와 편향이 발생해도 책임 소재를 규명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해외 빅테크 기업이 운영하는 알고리즘이 국내 뉴스의 게이트키퍼이자 여론 형성자로 자리 잡는다면 민주주의의 기반인 공론장도 위협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생성형 AI의 확산이 언론에 위기만 가져오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AI 서비스가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최신 정보를 지속적으로 필요로 하는 만큼 언론사들이 양질의 콘텐츠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체계를 구축하면 새로운 협상력과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들이 제안한 뉴스공급자협회는 연합뉴스와 MBC, KBS 등 공영언론이 중심축을 맡고, 공익성과 신뢰성을 중시하는 민간 언론사들이 함께 참여하는 연대체다. 협회가 뉴스 콘텐츠의 이용 기준과 대가 산정, 저작권 보호, AI 학습 데이터 제공 원칙 등을 공동으로 마련해 개별 언론사가 감당하기 어려운 빅테크와의 협상에 대응하자는 구상이다.

이는 신뢰 위기를 겪고 있는 공영언론의 역할을 공공서비스미디어(PSM) 관점에서 재정립하자는 제안이기도 하다. 저자들은 공영언론이 공공 데이터와 공공 알고리즘, 공공 플랫폼이라는 3대 축을 중심으로 뉴스 유통 질서를 다시 설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외 언론계의 공동 대응 움직임도 사례로 제시했다. 유럽과 미국을 비롯한 13개국 37개 언론사·단체는 출판물의 AI 이용 기준 마련을 위한 SPUR 연합을 구축하고 빅테크 기업에 공동 대응하고 있다. ‘뉴스를 위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로 불리는 이 연합에는 BBC와 AP 등 주요 언론사가 참여하고 있다.

저자들은 한국 언론도 국내 연대를 넘어 아시아 언론사들과 협력하고, 장기적으로는 SPUR 등 해외 연합체와 연결되는 글로벌 협력망을 구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AI시대, 나쁜뉴스 몰아내기'는 디지털 전환 과정에서 한국 언론이 겪은 시행착오를 구조적으로 분석하고, AI 환경에서 굿 저널리즘과 건강한 공론장을 복원하기 위한 대안을 모색한 책이다. 기술 플랫폼에 뉴스를 맡기는 데 그치지 않고 언론이 직접 유통 질서와 이용 원칙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 책의 핵심 메시지다.

저자들은 "생성형 AI가 몰고 오는 변화는 쓰나미와 같지만 위기는 곧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언론이 신뢰도 높은 뉴스 공급 체계를 만들고 연대한다면 AI 시대를 굿 저널리즘이 다시 일어서는 전환점으로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skp2002@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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