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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신간] 가장 깊은 슬픔에서 건져 올린 생의 기록 '단정한 작별'
출생 직후 중증 장애를 갖게 된 아이를 지켜본 남유림 작가의 에세이

출생 직후 중증 장애를 갖게 된 아이의 처음과 끝을 모두 지켜본 남유림 작가의 에세이 '단정한 작별'이 출간됐다. /도서출판 독
출생 직후 중증 장애를 갖게 된 아이의 처음과 끝을 모두 지켜본 남유림 작가의 에세이 '단정한 작별'이 출간됐다. /도서출판 독

[더팩트ㅣ이새롬 기자] 출생 직후 중증 장애를 갖게 된 딸 해든. 열 달을 채우지 못하고 세상에 나와 10년 7개월의 생을 살아낸 아이. 그 아이의 처음과 끝을 모두 지켜본 여자는 끝내 울지 못한다. 딸의 영정 앞에서 저자 남유림은 눈물 대신 쓰기를 선택한다. 그렇게 엮어낸 『단정한 작별』 (도서출판 독 펴냄)이 출간됐다.

저자는 중증 장애가 있는 딸의 탄생부터 죽음까지, 그리고 딸을 떠나보낸 이후에도 계속되는 자신의 삶을 담담하면서도 치밀하게 기록한다. 슬픔의 기록이지만 슬픔을 토로하거나 비극을 소비하지 않는다.

죽음에 대한 작가의 태도는 이 책의 중심축이다. 저자는 한때 죽음을 갈망한 적이 있다고 고백하면서도, 그 갈망의 실체를 스스로 해체해 나간다. 아무것도 모르면서 감히 죽음을 꿈꿨다는 자조, 그럼에도 아이를 살리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내놓겠다고 결심했던 단호함. 저자는 이 모순된 마음들을 정면으로 응시하며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를 새롭게 발견한다.

또한 중증 장애 아이의 보호자로 살아오며 경험한 외로움과 무력감, 가족 전체의 삶을 바꿔 놓은 장애의 현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자신을 잃어가는 감각을 세밀하게 포착한다. 흐트러지지 않으려 했지만 끝내 흐트러질 수밖에 없었던 시간들, 그럼에도 삶의 품위를 잃지 않으려 했던 한 사람의 기록이 책에 담겼다.

『단정한 작별』 은 장애 아동을 돌보는 한 가족의 희생과 고통을 나열한 단순한 투병기가 아니다. 사랑하는 존재를 잃은 뒤에도 살아가야 하는 인간의 운명, 끝내 사라질 것을 알면서도 누군가를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 그리고 슬픔과 함께 살아가는 법에 관해 이야기하는 책이다.

소중한 존재를 잃어본 사람, 삶의 무게 앞에서 흔들리고 있는 사람, 그리고 살 아간다는 것이 무엇인지 묻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단정한 작별』 은 삶을 포기 하지 않고 오늘을 살아갈 용기와 위로를 건넬 것이다.

saeroml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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