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류승범, 장현성 등 빈소 찾아
24일 발인…장지는 천안공원묘원
[더팩트ㅣ장혜승 기자]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김민기 빈소에 조문행렬이 잇따랐다.
1970년 '아침이슬'의 가수이자 대학로 소극장 '학전'을 운영하며 후배 예술인 배출을 이끈 김민기의 빈소에서는 이날 낮 12시30분부터 조문이 시작됐다.
오전 11시께만 해도 상주들이 도착하지 않아 휑하니 비어 있던 빈소 앞에는 차곡차곡 근조 화환들이 쌓였다.
검은색 옷을 입은 조문객들은 순식간에 길게 줄지어 섰다. 조문을 마치고 나온 40대 여성은 북받치는 슬픔을 못 이긴 듯 빈소 앞 의자에 앉아 꺽꺽거리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함께 조문을 마치고 나온 조문객 두 명이 옆에서 연신 등을 쓸어내렸다.
대학로에 학전 소극장을 개관해 공연과 후배 예술인 양성에 힘쓴 고인과의 인연을 기억하듯 후배 영화배우들도 빈소를 찾았다.
검은색 정장에 같은 색 넥타이를 가지런히 맨 배우 류승범은 조문을 마치고 난 뒤 구부정한 어깨를 펴지 못한 채 빈소를 나왔다. 손으로 입을 가렸지만 끅끅거리는 소리가 계속 새어나왔다.
류승범은 취재진의 질문에 답도 하지 못한 채 흐느끼며 장례식장 정문을 빠져나갔다.
'학전 독수리 5형제'로 불린 배우 설경구·김윤석·황정민·장현성·조승우 가운데 한 명인 장현성도 빈소를 찾았다. 검은색 정장에 같은 색 넥타이를 맨 장현성은 침통한 표정으로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공연예술계 인사들뿐만 아니라 앳된 얼굴의 남학생들과 승복을 입은 스님, 목에 로만칼라를 한 천주교 사제 등 전 연령과 다양한 계층의 조문객들이 빈소를 찾았다. 고인과 30여 년간 친분을 이어온 학림다방의 이충열 대표도 내내 자리를 지켰다.
고인과 막역한 인연을 이어온 지인은 황망함을 감추지 못했다.
조문을 마치고 나온 50년지기 임문일(74) 씨는 "(고인과) 보통 사이가 아니라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줄 알았다"며 "저 사람의 생애 50여년을 지켜봐왔는데 그저 먹먹할 따름"이라고 울먹였다.
고인은 지난해 가을 위암 진단을 받았다. 건강 악화와 경영난으로 공연장을 더 이상 운영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지난 3월15일 학전블루 소극장의 문을 닫았지만 학전의 레퍼토리를 다시 무대에 올리겠다는 강한 의지로 투병해왔다고 한다.
유족으로는 배우자 이미영 씨와 2남이 있다. 빈소는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오는 24일 발인 예정이다. 유족은 발인일인 24일 오전 8시 서울대병원을 출발해 옛 학전이 자리한 아르코꿈밭극장을 둘러본 뒤 장지인 천안공원묘원으로 출발한다. 고인과 가족의 뜻에 따라 조의금과 조화는 받지 않을 예정이다.
zzang@tf.co.kr
-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