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기본기 완전 정복…통장 쪼개기부터 1대 1 재무상담까지
[더팩트ㅣ선은양 기자] ‘귀하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신나는 월급날이다. 카드 값 내고, 대출 이자, 보험료, 통신비, 관리비 내고 청약 내고 나면 두둑했던 통장이 ‘텅장’이 되기 일쑤다. ‘세후’, ‘세전’ 따져 봤자 의미가 없다. ‘카후 월급(카드 값을 제외한 월급을 이르는 말)’은 0원이다.
청년이라면 누구에게나 익숙한 이야기다. 최신 통계청 자료를 보면 39살 이하 가구, 즉 2030대는 평균적으로 소득의 25%를 저축한다. 39세 이하 가구의 월 평균 소득이 약 500만 원(가구원 1.9명 기준)이고 여기서 월 평균 지출인 약 380만 원을 빼면 지출 여력은 약 120만 원 내외로 소득의 4분의 1 수준을 저축하는 것이다. 이 마저도 ‘카후 월급’ 0원인 사람에게는 ‘그림의 떡’이다.
결혼부터 출산, 육아, 노후까지 돈 들어갈 일만 남아있는 청년들이 앞으로 남은 날을 보다 ‘경제적’으로 보내기 위해서는 재테크의 ‘기초 체력’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고 했다. 사회초년생 시절 쌓아 올린 경제 습관이 곧 평생의 습관을 좌우할지도 모른다.
◇ 사회초년생 재테크 ‘이것이 기본기다’
우선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자산 파악’이다. ‘자산’이라 하면 큰 규모의 돈이라고 생각하지만 ‘경제적 가치가 있는 재화’는 모두 ‘자산’이다. 입출금 통장부터 가입된 보험, 통신사 포인트까지 샅샅이 찾아봐야 하는데, 이 때 금융감독원에서 운영하는 금융소비자 정보포털 ‘파인’을 이용하면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이 밖에도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통해 은행 어플리케이션이나 핀테크 어플로 나의 자산을 쉽게 조회할 수 있다.
다음은 ‘소비 흐름 파악’이다. 지출을 고정지출과 변동지출로 나눈 후 소비를 기록할 필요가 있다. 관리비, 대출이자, 통신비, 보험료, 공과금 등은 고정지출로 두고 변동지출을 기록하면 내가 어디에서 과소비를 하고 지출을 줄여야 하는지 한 눈에 알 수 있다. 가계부 어플을 활용하면 기록도 간단하다. 은행 어플 알림 내역이 자동으로 기록되는 가계부 어플부터 영수증을 촬영해 업로드만 하면 자동으로 기록되는 가계부 어플까지 존재한다. 시중에 종이 가계부도 많고 가계부 무료 엑셀 파일도 쉽게 내려 받을 수 있다. 중요한 건 일단 '써보는' 일이다.
이제 월급이 들어왔다. 파악한 자산과 소비 패턴에 따라 통장을 쪼개고 월급을 나눈다. 보통 급여통장, 생활비 통장, 투자 및 저축 통장, 비상금 통장 등 4개로 나누는데 투자와 저축을 분리해 5개로 나누어도 좋다.
급여통장에 월급이 들어오면 파악된 고정지출과 최소한의 생활비를 생활비 통장으로 이체하고 남는 돈은 모두 저축 및 투자 통장과 비상금 통장으로 이체해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건 처음에 정한 생활비 안에서만 생활하는 것이다. 비상금은 월급의 5~10% 정도를 이체하고 월급의 3배 정도의 금액이 모일 때까지 꾸준히 모은다. 목돈을 모으는 통장이므로 하루만 보관해도 이자가 쌓이는 파킹통장이나 증권사 CMA 통장을 활용하면 좋다.
저축을 할 때에는 단기·중기·장기 목표를 세워 적절히 나눠 저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단기 자금에는 여행자금이나 자기개발 비용이 포함되고, 중기 자금은 결혼 및 내 집 마련, 장기 자금에는 노후자금이 포함된다. 예적금 상품부터 연금 펀드 또는 연금 저축 상품까지 각각의 기능에 맞게 돈을 분배해 안정적으로 돈을 불려야 한다.
목돈을 만들어 보는 것도 재테크 근력을 기르는 데 좋다. 목돈은 종잣돈이 되어 훗날 부동산이나 주식 등에 투자 자금으로 쓰일 수 있다. 청년이 가장 쉽게 목돈을 모을 수 있는 건 단연 ‘청년도약계좌’다. 최대 월 70만 원씩 5년을 납입하면 원금 4200만 원에 이자, 정부지원금 그리고 비과세혜택이 더해져 5000만 원의 목돈을 손에 쥘 수 있다.
5년이 너무 길다면 예·적금 ‘풍차 돌리기’도 하나의 방법이다. 방식은 다음과 같다. 1년 만기의 10만 원 짜리 적금을 매달 하나씩 가입한다. 새로 가입할 때마다 월 납입액이 10만 원씩 늘어나지만, 13개월 차부터 순차적으로 만기가 돌아오며 매월 원금 120만 원에 이자를 받을 수 있다. 이렇게 적금 풍차가 끝나면 다달이 들어오는 ‘120만 원+이자’를 1년 만기 예금에 또 다달이 가입을 한다. 매달 예적금 상품에 가입해 돈을 불리는 방식이 풍차를 닮아 ‘풍차 돌리기’라는 이름이 붙었다.
◇ 유튜브부터 1대 1 무료 재무상담까지…재테크 공부 길 열렸다
티끌이 태산이 되기 전에 해야 할 일이 있다. 그건 바로 ‘공부’다. 앞서 설명한 재테크 방법은 ‘기본기’ 즉 준비 운동에 해당하기 때문에 준비 운동을 하는 동안 목돈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쉬지 않고 공부해야 한다.
공부법은 다양하다. 쉽게는 재테크 전문 유튜브 채널을 참고할 수 있고, 직접 책을 사서 공부할 수도 있다. 실제로 재테크에 관심을 가지는 2030세대가 많아지면서 재테크 관련 도서는 서점에서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독서 플랫폼 ‘밀리의 서재’에 따르면 경제경영 분야의 도서를 가장 즐겨보는 연령대와 성별은 20대 여성이다.
제도와 정책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지자체에서는 2030 청년들을 위한 금융 교육도 실시한다. 대표적으로 서울시에서 주관하는 영테크는 서울에 사는 만 19~39세 청년들이 체계적으로 자산을 형성할 수 있도록 재무 진단을 해주고 1대 1 재무 상담부터 클래스까지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2030 청년들의 금융 이해력을 높이기 위해 청년들을 대상으로 1대 1 재무 상담을 제공하고 있다"며 "양질의 서비스인 만큼 더 많은 청년들이 이용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ye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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