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서점 체험 공간 다양화…Z세대 발길 사로잡아
Z세대는 '공간' 소비에 적극적이다. '공간'이 주는 특별한 경험을 사기 위해 시간과 돈을 아끼지 않는다. 공간 자체가 주는 즐거움에 더해 다녀온 공간이 나의 관심사이고 정체성이 되기 때문이다. Z세대의 뜨거운 관심 속에 이른바 '핫플'은 식당, 카페, 서점, 공방, 팝업스토어 등 형태를 불문하고 다양한 스타일을 구축하며 성장하고 있다. 요즘 Z세대들이 찾는 이색 '핫플'을 소개한다.
[더팩트ㅣ선은양 기자] 서점은 진짜 책을 파는 곳일까? 대형 온·오프라인 서점이 도서 시장을 잠식한 가운데 지역·독립서점들이 개성 있는 모양새와 다양한 체험 서비스로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이용자들은 '책'을 사지 않아도 서점을 '체험'하기 위해 기꺼이 돈을 지불한다.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서점 '블루도어북스'는 도서 구매 여부와 상관없이 서점에 입장하기 위해서는 이용권을 결제해야 한다. 이용 시간은 2시간. 시간당 소수 인원만 예약을 받는다. 입장만으로 돈을 내야 하는 서점을 누가 이용할까 싶지만 주말은 최소 일주일 전부터 예약을 해야 이용이 가능한 정도다.
지하 1층에 위치한 서점으로 내려가면 굳게 닫힌 나무 문이 있고 이용객들은 이용 시간 5분 전부터 입장이 가능하다. 시간에 맞춰 문을 열고 서점으로 들어가 예약자 이름을 확인하자 웰컴 드링크가 나왔다. 차로 목을 축이고 있으면 직원이 다가와 외투와 가방을 받아 따로 보관해 주는데 예상 밖의 환대를 받으니 서점에 온 건지, 호텔에 온 건지 살짝 헷갈리는 수준에 이른다.
서점 곳곳에는 식탁 의자, 1인용 소파, 좌식 의자 등 앉을 자리가 있고 원하는 자리에 앉으면 직원이 커피와 다과를 놓아준다. 서점에 비치된 책은 모두 읽을 수 있고, 구매도 가능하다. 책에는 직원들이 읽어보고 남긴 글귀가 꽂혀있는데, 책을 고를 때 참고할 수 있다. 책을 고르기 어려우면 직원들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따뜻한 담요를 덮고 책을 읽고 있으면 직원이 다가와 커피와 다과를 따뜻한 차로 바꿔준다.
책 외에도 볼거리는 다양하다. 각양각색의 파스텔이 놓인 한쪽 벽면에는 '그냥 그려요'라고 적힌 안내문에 따라 사람들이 아무렇게나 그린 글과 그림이 가득하다. 지금 느끼는 감정을 끄적이거나 누군가의 안녕을 비는 등 내용이 다양하다. 지구본과 별자리를 구경하고 있으면 직원이 조용히 다가와 우주의 역사에 대해 설명해 준다. 책 사이사이 놓인 아트북과 소품들을 구경하다 보면 두 시간이 도둑맞은 듯 흘러가 버린다.
특별한 독서 공간을 찾아다닌다고 밝힌 20대 A 씨는 "비용은 들지만 독서만을 위한 공간에서 깊게 집중한 시간이 됐다"고 말했다.
주식회사 '동네서점'이 지난 2월 발간한 '동네서점 트렌트 2023'에 따르면 전국 독립서점의 수는 지난 2015년부터 2022년까지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독립서점들은 공간대여, 독서 모임, 큐레이션, 북 스테이(숙박) 등 다양한 체험 활동을 제공하며 사람들의 발길을 이끌고 있다.
ye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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