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아 톤당 가격 1만 달러 돌파…최고치 경신
이상 기후 현상으로 카카오 열매 흉작 영향
[더팩트ㅣ선은양 기자] 요즘 카카오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습니다. 카카오 주식 가격이 아니라 진짜 '카카오' 말입니다.
카카오는 우리가 흔히 먹는 초콜릿의 주원료입니다. 카카오나무에 열린 카카오 열매의 씨앗을 카카오빈(카카오콩)이라고 부르는데 이 콩을 가루로 만든 것이 바로 '코코아'입니다. 이 가루에다가 설탕과 생크림, 버터 등을 넣으면 우리가 먹는 초콜릿이 탄생합니다.
코코아 선물(先物) 가격은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지난 3월 26일 톤(t)당 1만 80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최초로 1만 달러를 돌파했습니다. 지난 10일에는 톤 당 1만 476달러를 기록하며 최고가를 갈아치우기도 했는데요. 3월 1일만 하더라도 코코아 톤당 가격은 6769달러였습니다. 한 달이 안 된 기간 동안 가격이 3000달러 이상 오른 것입니다. 코코아의 가격은 최근 10년 동안 2000~3000달러 선을 유지했습니다. 지난해 3월까지만 해도 2800달러에 불과했지만 지난 1년 사이 폭등하며 가격이 치솟았습니다.
코코아 가격이 이렇게 급등한 이유는 엘니뇨 등 이상 기후 현상 때문입니다. 엘니뇨 현상은 태평양 수온이 평년보다 높아지는 현상을 말하는데, 이 현상이 발생하면 극심한 가뭄이나 홍수가 발생하게 됩니다.
동태평양의 수온 상승으로 인해 서아프리카 지역에 슈퍼 엘니뇨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올해 2월부터 서아프리카 남부 해안 지역은 폭염이 찾아왔고, 극심한 가뭄으로 카카오 열매가 제대로 자라나지 못했는데요.
지난해 이어진 폭우도 카카오 열매 생산량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지난해 서아프리카 지역의 총강수량은 지난 30년 평균치의 2배를 웃도는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잦은 비로 인해 카카오 열매에 곰팡이가 발생했고 카카오빈 생산량이 크게 줄었습니다.
문제는 엘니뇨의 영향을 받은 서아프리카 지역이 전 세계 카카오빈 생산의 60% 이상을 차지한다는 것입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2022년 전 세계에서 생산된 카카오빈은 모두 587만 4582톤인데, 이 중 65.4%를 코트디부아르와 가나, 나이지리아, 카메룬 등 서아프리카 4개국이 생산했습니다.
국제코코아기구(ICO)에 따르면 카카오빈 생산량 1~2위인 코트디부아르와 가나에서 지난 2월부터 극심한 가뭄과 고온 현상이 발생해 농사에 큰 타격을 받았기 때문에 올해 코코아 공급량은 전체 수요 대비 37만 4000톤가량 부족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 해 목표치의 절반 수준입니다.
초콜릿 가격 역시 지난해 대비 올랐습니다. 미국 시장 조사 기관 NIQ에 따르면 미국에서 부활절에 주고받는 '초콜릿 달걀'의 평균 가격은 지난해 대비 12% 이상 상승했습니다. 카카오빈의 대대적인 흉작이 예상되자 프랑스계 투자은행 BNP파리바는 '코코아 인플레이션'이 일시적 문제가 아닌 구조적 문제일 수 있다는 이유를 들어 글로벌 초콜릿 제조사 '허쉬'에 대한 투자 의견을 '시장 수익률 상회'에서 '중립'으로 낮췄습니다.
ye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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