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공전 주기 때문에 4년에 1번 '윤일' 발생
음력 날짜 세는 방식의 '윤달'과는 다른 표현
[더팩트ㅣ선은양 기자] 난센스 퀴즈를 하나 내보겠습니다. "1월부터 12월 중 28일이 있는 달은 과연 언제일까요?"
많은 사람들은 "2월"이라고 답합니다.
하지만 정답이 아닙니다. 28일은 1월부터 12월까지 모두 있으니까요.
전 국민이 알면서도 틀리는 이 문제는 우리가 2월을 '28일까지 있는 달'로 인식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2월은 30일 또는 31일까지 있는 다른 달과는 달리 28일까지만 있는 짧은 달인데요. 올해는 2월에 29일이 있습니다.
2월에 29일이 있어 1년이 366일인 올해 같은 해를 '윤년(閏年·leap year)'이라고 합니다. '윤'은 덤 또는 공짜라는 의미를 가집니다. 따라서 2월 29일은 '윤일(閏日·leap day)'이라고 부릅니다.
윤년은 4년에 1번씩 돌아옵니다. 마치 '덤'처럼 4년에 1번씩 하루가 더 생기는 이유는 지구가 태양을 한 바퀴 도는 데 걸리는 시간이 정확히 365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날짜를 세는 태양력은 지구의 태양 공전 주기를 1년으로 삼은 달력으로 1년을 365일로 봅니다. 하지만 실제 지구의 공전주기는 365.2422일로 365일을 조금 넘는데요. 이 오차를 보정하기 위해 4년에 1번씩 2월 29일 하루를 끼워 넣게 되었습니다.
하계올림픽이 열리는 해가 대개 윤년인데요.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습니다. 우리가 따르고 있는 태양력은 로마 교황 그레고리우스가 만들고 공포한 '그레고리력'을 기반으로 합니다. 그레고리력은 1년을 365.25일로 계산한 '율리우스력'의 오차를 보완해 만든 달력입니다.
율리우스력에 따라 1년을 365.25일로 보면 약 1300년 후에는 오차가 발생하게 됩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그레고리우스력에서는 4의 배수인 해는 윤년으로 하되 그 중 100으로 나누어떨어지는 해는 평년으로 봅니다. 다만 400의 배수는 윤년으로 봅니다. 즉 지난 2000년은 100으로 나누어떨어지므로 평년이어야 했지만 2000이 400의 배수이므로 윤년이었습니다.
윤일에 태어날 확률은 1461분의 1로 약 0.068% 수준입니다. 윤일에 태어나는 사람들이 가질 수 있는 띠도 쥐띠, 용띠, 원숭이띠뿐인데요.
4년에 한 번 돌아오는 윤일에 태어나면 생일은 어떻게 기념할까요? 음력 생일은 상관없지만 양력으로 생일을 기념한다면 평년에는 다른 날 생일을 보내야 합니다. 대개 2월 28일 다음 날이 29일이므로 29일이 없는 평년에는 3월 1일에 생일을 보낸다고 하는데요. 29일 오전에 태어난 경우 2월 28일에 생일을 기념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합니다.
◇'윤년'은 양력, '윤달'은 음력
2월 29일이 있는 2월을 '윤달'이라고 잘못 알고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윤달은 윤년이나 윤일과 달리 음력으로 날짜를 세면서 생겨나는 달입니다. 음력은 지구가 태양을 도는 공전 주기를 계산한 양력과 달리 달이 지구를 한 바퀴 돌면서 달의 모양이 바뀌는 주기를 계산한 역법인데요. 그래서 음력의 한 달은 29.5305일입니다.
이 경우 음력 상 1년은 354일 밖에 되지 않아 양력과 약 11일의 차이가 발생하는데요. 오차를 줄이기 위해 2~3년에 1번씩 윤달을 두고 있습니다. 따라서 윤달이 있는 해는 13개월로 평년보다 한 달이 더 많고 총 음력일 수는 383~384일입니다. 지난해 3월이 윤달이 있었는데요. 양력 2023년 3월 21일이 음력 2월 30일이었고, 다음 날인 22일이 음력(윤달) 2월 1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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