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전 가까운 동료 부친 작고 후 삶의 의미 되새김 작곡
후속곡 '백년의 길' 히트 이어 최근 유망가수 조경희 발굴
[더팩트ㅣ강일홍 기자] 가수 이애란은 가요계 인생역전의 상징적 인물로 곧잘 비유된다. '백세인생'이란 노래로 자그마치 25년만에 역주행 신화를 일궈냈기 때문이다.
'백세인생' 히트는 의학의 발달과 더불어 건강한 삶에 관심이 커지면서 100세 시대를 사는 중장년들의 공감대를 이끌어내면서다.
이 한 곡으로 이애란은 일약 스타가수로 부상했다. '백세인생'은 오승근이 부른 '내 나이가 어때서'와 함께 100세 시대와 맥을 같이 하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 최고의 트로트 히트곡이 됐다.
그런데 알고보면 가수 이애란의 인간승리 이면에 가려진 숨은 조력자는 따로 있다. 가수 출신의 작사 작곡가 겸 음반제작자 김종완 스타월드기획 대표다.
김 작곡가가 이애란과 처음 인연을 맺은 것은 1990년부터 1년간 방영돼 화제를 모은 KBS1 일일 드라마 '서울뚝배기' 주제가를 작곡하면서다.
"당시 갓 신인가수 이애란이 이 곡을 부르기로 하고 음반을 취입했는데, 공모작 판권 문제로 목소리를 담은 노래는 틀 수 없었어요. 결국 경음악만 배경음악으로 깔렸고 안타깝게도 가수는 빛을 보지 못한 것이죠."
드라마는 떴지만 OST로 빅히트할 기회는 그렇게 사라졌다. 곡의 원래 제목은 '빈가슴'이었고, 오아시스 레코드사의 공모작으로 만든 작품이다. 이는 지금까지도 둘 모두에게 아쉬움으로 남아 있다.
김종완은 대학시절이던 73년 김상희가 부른 '가슴속에 꽃'을 쓰면서 작곡가로 일찌감치 실력을 인정받았다. 시작부터 유명 작곡가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지만 현실의 벽이 너무 컸다.
"당시엔 저작권료라는게 없었던 시기잖아요. 젊은 신인 작곡가로서 야심은 있었지만 굶어죽기 딱 알맞겠더라고요. 작곡을 해가지고는 도무지 생활이 안되니 진로를 바꿀 수 밖에 없었죠."
2004년 가요계로 복귀하기까지 그는 공무원으로 21년간 복무한다. 2006년에는 '인생아' '대박나세요' 등을 발표하며 직접 가수로도 데뷔했다. 음악에 대한 열정을 싱어송라이터로 분출하게 된 셈이다.
이애란과의 재회는 2011년이다. 그로부터 2년 뒤인 2013년 발표한 '백세인생'은 공무원 생활을 하며 틈틈이 써놓은 곡 중 하나다. 84년에 쓴 이 곡은 세상에 빛을 보기 전까지 유명 인간문화재 국악인의 민요교습 자료로 활용될만큼 가치가 입증됐다.
'백세인생'은 제목도 여러 번의 변화를 거쳤다. 처음 앨범에 실릴 당시 '저 세상이 부르면 이렇게 답하리'가 제목이었다. 김종완은"이애란에게 '백세인생'을 주기 위해 편곡하는 과정이 힘들었다"면서 "국악과 트로트를 어떻게 적절하게 섞는지가 관건이었다"고 했다.
음반제작까지 도맡은 김종완은 이애란에게 곡만 준게 아니라 '못간다고 전해라' 등의 짤을 활용한 홍보에도 전심전력을 기울였다. 신드롬처럼 번지며 수많은 패러디가 쏟아졌다. 그가 이애란 인생역전의 숨은 공신으로 인정받는 이유다.
이 곡은 일본 교포2세 가수 이영주가 같은 제목으로 지난 7월 음반을 내고 일본판으로 발표했다. 이애란이 부른 기존 리듬을 그살린 일본어 가사에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오' 부분은 원곡 그대로 살렸다.
한편 김종완은 최근 유망가수를 발굴해 제작자 겸 작곡가로 분주하다. 가수 조경희의 신곡 '금오산 연가'는 경북 구미와 칠곡, 김천 등을 끼고 있는 금오산 현월봉과 약사봉, 약사암을 소재로 담은 애절한 리듬의 정통 트로트다. 아름다운 절경을 묘사한 풍경이 한편의 시로 감상해도 좋을만큼 가사 곳곳에 스며있다.
-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