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어디에서라도 활터를 쉽게 만날 수 있다"
[더팩트|한예주 기자] 한국인들을 가장 감격케 하는 올림픽 종목을 꼽으라면 단연 '양궁'일 것이다. 금메달을 다른 나라에 절대 내주지 않는 양궁은 우리 입장에선 올림픽의 하이라이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여자 단체 양궁은 올림픽에서 무려 8연패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 민족은 언제부터 활을 잘 쐈을까. 고구려 고분벽화부터 활 쏘기와 관련된 작품이 많이 그려졌던 것을 보면 아마 고대부터일 것이다.
전통적으로 주변 국가들의 무기를 비교할 때 중국은 창, 일본은 칼, 한국은 활이라고 했을 만큼 우리 민족은 활 쏘기에 뛰어난 실력을 보여왔다.
1885년부터 한 해 동안 한반도를 여행한 러시아 장교들이 쓴 책 '내가 본 조선, 조선인'을 봐도 "다른 사람들이 모방할 수 없을 정도로 조선인은 활을 잘 쐈다"고 기록하고 있다.
이렇게 수천 년을 이어온 우리 전통의 활쏘기를 '국궁'이라고 부르며 국궁을 쏘는 장소는 '활터'라고 한다.
'한국의 전통 활터'의 저자는 전국 어디에서라도 활터를 쉽게 만날 수 있다고 말한다. 전국 어느 시·군을 가더라도 한 곳 이상의 활터가 있고 몇몇 시·군에는 면 단위까지 예닐곱 곳 이상의 활터가 산재해있다고 한다. 실제 대한궁도협회에 등록된 활터와 미등록 활터를 합해 전국적으로 활터는 400여 개에 육박한다.
저자 한정곤 씨가 이 책을 쓰게 된 배경도 이것이다. 조선일보 생활미디어 '이코노미플러스' 편집장과 매일경제신문 'LUXMEN' 편집장을 역임했고, 현재는 '헤드라인뉴스' 발행인인 저자는 집궁한 황학정 외의 다른 활터는 어떻게 생겼을까 하는 궁금증과 인터넷을 뒤져도 전국의 활터를 소개하는 글이 아예 없거나 빈약해 한 번 정리해 보자는 취지로 글을 엮었다. 현재 그는 사단법인 활쏘기문화보존회 이사, 전통활쏘기연구회 회원, 서울시궁도협회 스포츠공정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자는 방문한 활터 중 한양도성에 있었다는 옛 활터, 창경궁 관덕정을 비롯해 지방 16곳의 활터를 소개한다. 활터를 선정한 데에는 전통 한옥의 사정(射亭)건물과 역사를 되짚어볼 수 있는 현판·편액들의 보존 여부가 고려됐다. 또한 지리적 특성이 일부 고려됐고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인물들의 활쏘기 역사성도 기준으로 삼았다. 전통 활쏘기의 역사를 되짚어 볼 수 있는 대표적인 곳들인 것이다.
19세기 한양 성곽 안팎에 활터만 마흔여덟 곳이 있었을 만큼 활 쏘기는 우리 민족의 생활 그 자체였다. 지금도 수만 명의 활잡이들이 이 시간에도 활쏘기를 즐기고 있다. 이들의 화살이 어디로 향할지 궁금하다면 저자와 함께 활터 기행을 나서는 것을 추천한다.
hyj@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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