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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광기, 가슴으로 쓴 '내가 흘린 눈물은 꽃이 되었다' 발간

  • 생활/문화 | 2021-01-25 10:59
"아들과 가슴 아픈 이별 후 인생관이 크게 바뀌었다." 36년 차 배우 이광기가 큰 아들을 떠나 보낸 지 12년만에 '아들에게 쓴 편지'를 묶어 한권의 책으로 발간했다. /임세준 기자

36년차 배우의 아들 향한 간절하고 애닲은 그리움

[더팩트|강일홍 기자] '아들이 떠난 지 올해로 12년이다. 이석규, 이름 석 자는 언제나 내 눈을 촉촉하게 적시는 그리움이다. 우리 가족은 한때 눈물로 얼룩진 시든 꽃이었다. (중략) 이제는 슬픔을 사랑으로 아릅답게 꽃 피우려 한다. 내가 흘린 눈물만큼 다른 사람의 눈물을 따뜻하게 닦아주고 사랑을 나누는 것이 아들이 바라는 아버지의 모습일테니까.'

이광기는 36년 차 연기파 배우다. 사극 속 그의 모습은 말 그대로 카리스마가 뚝뚝 묻어난다. KBS1 '정도전'(하륜)을 비롯한 '왕과비'(의경세자) '태조왕건'(신검) '장희빈'(홍치상) 등에서 그는 '이광기표' 캐릭터로 시청자 흡인력을 강렬하게 압도한 바 있다.

하지만 그를 바라보는 대중의 또 다른 시선은 안타까움이다. 12년 전 그는 큰 아들(고 석규 군)을 신종 플루로 잃으면서다.

이광기가 아들을 떠나 보낸 지 12년만에 '아들에게 쓴 편지'를 묶어 한권의 책으로 발간했다. '내가 흘린 눈물은 꽃이 되었다'.

그가 가슴 절절히 슬픔을 눌러 쓴 이 책은 보고 싶은 아들을 기리며 형언할 수 없는 아픔을 끝끝내 나눔으로 승화한 가족 이야기의 고백서이기도 하다. 이광기는 프롤로그에서 '아들의 숨결이 느껴지는 장난감과 속옷조차 버리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이광기는 지난해 10월 <더팩트>와 가진 인터뷰에서 "아들과 가슴 아픈 이별 후 인생관이 크게 바뀌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아내와 함께 아들을 기리며 해외 아동들을 위한 다양한 봉사활동을 통해 새로운 희망의 불씨를 만들었다.

'내가 흘린 눈물은 꽃이 되었다'에서 이광기는 '우리 가족은 시든꽃' 등 모두 네 파트로 나눠 아들에 대한 아빠의 마음을 담담히 썼다. /도서출판 다연
'내가 흘린 눈물은 꽃이 되었다'에서 이광기는 '우리 가족은 시든꽃' 등 모두 네 파트로 나눠 아들에 대한 아빠의 마음을 담담히 썼다. /도서출판 다연

"가슴에 묻은 자식을 어떻게 잊고 살 수 있겠어요. 대신 먼저 간 아들은 저에게 많은 걸 남겨줬어요. 시간이 흐를수록 그리움이 커질수록 '이별의 슬픔' 이상의 선물을 남겼다는 걸 문득 깨닫곤 해요. 인기를 좇아 늘 바쁘게만 살던 저에게 봉사와 나눔이라는 새로운 희망을 보게 했어요."

이광기의 큰 아들 석규 군은 7살이던 2009년 부모의 품을 떠났다. 신종플루 감염이 만든 비극이었다. 억장이 무너졌지만 그는 아들이 남긴 뜻을 사랑과 봉사로 승화했다. 아이티 방글라데시 필리핀 우간다 에디오피아 케냐 등을 오가며 열악한 환경에 처한 아동들을 위한 봉사활동에 매진했다.

'내가 흘린 눈물은 꽃이 되었다'에서 이광기는 '우리 가족은 시든꽃'을 시작으로 '삶은 꽃이더라' '항상 기뻐하라, 쉬지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 '내 이름은 이광기, 끼 있는 남자' 등 모두 네 파트로 나눠 아들에 대한 아빠의 마음을 담담히 썼다.

에필로그에서 그는 "주위를 둘러보고 서로를 마주하는 따뜻한 시간을 더 많이 가졌으면 좋겠다. 그 누구에겐 너무나 춥고 외로운 겨울이 될 수 있다. 눈맞춤만으로도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정을 나눌 수 있을 지 모른다"면서 "모두가 따스함을 느끼는 겨울이 되길 희망한다"고 마무리했다.

ee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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