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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루언서 프리즘] 집콕 활력소 '유튜브 몰카'…도 넘는 콘텐츠 비상

  • 생활/문화 | 2021-01-10 00:00
올해 국내에서 두 번째로 조회수가 높은 영상은 목사와 승려의 대화를 연출한 영상이다. /유튜브 '낄낄상회' 채널 캡처
올해 국내에서 두 번째로 조회수가 높은 영상은 목사와 승려의 대화를 연출한 영상이다. /유튜브 '낄낄상회' 채널 캡처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로 온라인상에 사회에 큰 영향력을 미치는 인플루언서(Influencer)의 활동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온라인 스트리밍, SNS를 통하여 자신들의 인지도를 쌓고, 이를 이용하여 수익을 얻는 구조가 연결되면서 신종 직업으로도 각광받고 있는 인플루언서의 신세계를 IMR(Influencer Multi-Platform Ranking)의 도움을 받아 조명한다. IMR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인플루언서들의 데이터를 다양한 관점에서 분석하여 랭킹화 하는 서비스다. <편집자 주>

[더팩트│최수진 기자] 죽마고우인 목사와 승려가 음식점에서 만난다. 목사는 '새벽 기도 가기 싫은 적이 많다'고 고백하고 승려는 '108배 수를 엉터리로 센 적이 많다'고 말한다. 옆 테이블 손님은 숨죽여 웃느라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한다. 이 상황은 몰래카메라(몰카) 연출이다.

이 영상은 지난해 질병관리청 채널의 '코로나19 국민행동수칙 꼭 기억해주세요!' 영상에 이어 국내 유튜브 시청 순위 2위에 올랐다. KBS 공채 출신 개그맨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낄낄상회'에서 가장 큰 인기를 끈 영상으로, 10개월 만에 조회수 1557만 회를 기록했다.

◆ 인기 채널 TOP5…엔조이커플·수상한녀석들·낄낄상회·동네놈들·배꼽빌라

짜여진 각본에 맞춘 상황을 연출해 일반인의 반응을 보는 영상이 유튜브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이에 연출 영상을 주된 콘텐츠로 하는 채널도 급증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구독자 10만 명을 넘긴 채널은 20여 개에 달한다.

더팩트와 보이스오브유가 국내 인플루언서들을 다각도로 평가하여 랭킹화한 IMR(Influencer Multi-Platform Ranking) 유튜브 순위에 따르면, 몰카 콘텐츠를 다루는 인기 채널 상위 5개는 △엔조이커플 △수상한 녀석들 △ △낄낄상회 △동네놈들 △배꼽빌라 등이다.

'엔조이커플' 채널은 코미디언 출신인 손민수와 임라라 커플이 운영하며 구독자는 197만 명이다. 2017년 9월 게재한 엘리베이터 방귀 몰카 영상으로 인기를 얻었다. 해당 영상의 누적 조회수는 1260만 회를 돌파했다.

엔조이커플의 영상은 조회수 1260만 회를 돌파했다. /유튜브 '엔조이커플' 채널 캡처
엔조이커플의 영상은 조회수 1260만 회를 돌파했다. /유튜브 '엔조이커플' 채널 캡처

'선데이'(본명 이효준)와 '영우'가 공동 운영하는 '수상한 녀석들' 채널은 모르는 사람에게 아는 척을 하거나 바로 옆에서 서로를 찾는 등의 콘텐츠를 게재한다. 4여 년 만에 119만 명의 구독자와 2억 회 이상의 누적 조회수를 모았다.

이외에도 △낄낄상회(100만 구독자) △동네놈들(120만 구독자) △배꼽빌라(90만 구독자) 등은 모두 지상파 공채 코미디언 출신들이 팀을 이뤄 운영하는 채널이다. 각각 목사와 승려 몰카, 헬스장 몰카, 마마보이 몰카가 큰 반응을 얻어 이름을 널리 알린 후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지상파 3사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이 모두 폐지되면서 코미디언들이 대거 유튜브로 유입된 데 따른 영향으로 판단된다. 몰카 콘텐츠를 다루는 유머·예능 채널이 대폭 늘어나며 볼거리가 많아졌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외부 활동에 제약이 생겨 유튜브 시청 횟수가 잦아진 것도 원인으로 분석된다. 디지털 미디어랩 나스미디어가 발표한 '2020 인터넷 이용자 조사'에 따르면 국내에서 많이 보는 1인 방송 콘텐츠 2위에 유머·예능(36.9%)이 올랐다.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먹방·요리(39.4%) 콘텐츠와 근소한 차이가 난다.

◆ 자극적·선정적 소재 이용하는 경향 커져

다만, 몰카의 다양화로 부정적인 문제도 나오고 있다. 관련 채널이 급증하자 조회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자극적이고 도를 지나친 장난을 연출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예로, 구독자 50만 명 이상을 보유한 '비슷해보이즈'는 지난해 1월 코로나19 사태가 악화되는 가운데 시민이 붐비는 동대구역에서 환자 추격전을 벌이는 몰카를 촬영해 지탄을 받았다.

지나친 공포심을 조장한 유튜버 4명은 '코로나19에 대한 경각심을 전하기 위해 기획했다'고 해명했으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대한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고 활동을 전면 중단했다.

한 유명 채널은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상황을 연출해 비판을 받았다. /유튜브 '비슷해보이즈' 채널 캡처
한 유명 채널은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상황을 연출해 비판을 받았다. /유튜브 '비슷해보이즈' 채널 캡처

성적으로 자극적인 소재도 증가하는 추세다.

유튜브에서 '몰카'를 키워드로 검색하면 선정적 제목과 썸네일(대표 이미지)의 영상이 대거 쏟아진다. 심지어 이 영상들은 연령제한도 없어 초등학생도 시청 가능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몰카를 당하는 시민이 불쾌하지 않고 사회적 혼란을 일으키지 않는 '건전하면서도 신기한' 콘텐츠를 제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유튜버의 자정 노력뿐 아니라 구독자 혹은 시청자의 감시와 견제도 중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유홍식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언론, 이용자 등이 협업해 유튜브 콘텐츠를 모니터링하는 공동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jinny0618@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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