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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소취소 못 하는 조작기소 특검…"눈가리고 아웅" 비판
특검 수사 결과로 무죄·공소기각 가능
대통령이 자신 사건 특검 임명 모순도


당시더불어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이 2024년 11월 1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임영무 기자
당시더불어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이 2024년 11월 1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임영무 기자

[더팩트ㅣ설상미 기자] 국회 통과를 앞둔 '조작기소 특검법'에서 공소취소 조항이 삭제됐지만, 이재명 대통령 형사재판에 영향을 미칠 통로는 여전히 남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검이 기존 수사·기소 과정에서 위법 정황을 확인하면 피고인 측의 무죄·공소기각 주장은 물론 공소청의 공소취소에까지 명분을 제공할 수 있다는 우려다. 직접적인 공소취소 권한만 없앤 '눈 가리고 아웅'식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6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국회는 전날 '조작기소 특검법' 수정안을 본회의에 상정했다. 민주당은 수정안에서 특검이 공소유지 중인 사건의 이첩을 요구하거나 넘겨받은 사건의 공소유지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을 삭제했다. 국민의힘은 법안 처리에 반대하며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에 돌입했다.

특검에 사실상 공소취소권을 부여한다는 논란이 일자 이 대통령은 지난 9월 청와대 기자회견에서 "기존 기소 사건들에 대한 이송 또는 처분에 관한 조항들은 삭제하시고 진상규명에만 집중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대통령 관련 사건은 특검 수사 대상에서 빠지지 않았다. 지난 4월 발의된 원안은 수사 대상 12건 가운데 8건이 이 대통령 관련 사건이었다. 수정안은 이를 6건으로 통합했지만 대장동·위례신도시·백현동 개발 의혹과 쌍방울 대북송금, 성남FC 후원금, 공직선거법 위반, 위증교사,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 등은 그대로 포함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 사위 취업 관련 뇌물수수 의혹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기밀 유출, 월성원전 1호기 경제성 조작 의혹 사건 등도 추가했다.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이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9회국회(정기회) 12차 본회의에 참석해 '윤석열 정권 검찰청, 국가정보원, 감사원 등의 조작수사·조작기소 등 의혹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하고 있다. /국회=배정한 기자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이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9회국회(정기회) 12차 본회의에 참석해 '윤석열 정권 검찰청, 국가정보원, 감사원 등의 조작수사·조작기소 등 의혹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하고 있다. /국회=배정한 기자

현재 이 대통령이 피고인으로 기소된 형사재판 5건은 모두 중단된 상태다. 대장동·위례신도시·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과 쌍방울 대북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사건은 1심 단계다.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은 파기환송심, 위증교사 사건은 항소심에서 멈췄다. 재판이 종결된 것은 아닌 만큼 특검 수사 결과가 향후 재판에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검 수사 결과는 기존 재판의 증거 다툼에 활용될 수 있다. 특검이 증거 조작이나 진술 강요 등 위법수사 정황을 확인하면 피고인 측은 이를 근거로 검찰이 제출한 증거의 신빙성을 다투거나 무죄를 주장할 수 있다.

특검 수사기록을 직접 확보하지 못하더라도 이 대통령 측이 법원의 사실조회 절차를 활용할 수 있다. 형사소송법 272조에 따르면 법원은 피고인이나 변호인의 신청을 받아 공공기관 등에 필요한 사실을 조회하거나 보관 중인 서류의 송부를 요구할 수 있다. 재판부가 사실조회 신청을 받아들일 경우 특검 수사자료를 재판에 활용할 길이 열리는 것이다.

이를 근거로 공소기각을 주장할 가능성도 있다. 지난달 2일 시행된 개정 형사소송법 제327조는 중대한 위법수사를 바탕으로 공소가 제기됐거나 검사가 소추재량권을 현저히 일탈해 공소를 제기한 경우를 공소기각 사유로 명시했다. 개정법에는 시행 전 기소된 사건을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는 별도의 경과규정이 없어 이 대통령 관련 재판에서도 이 조항을 근거로 공소기각을 주장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부장검사 출신 한 변호사는 "공소취소 관련 조항을 삭제한 것은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격"이라며 "특검이 기존 사건을 넘겨받지 않더라도 변호인이 법원에 사실조회를 신청해 특검 수사자료를 재판에 활용할 수 있다. 이를 근거로 공소기각 판결을 구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공소청이 스스로 공소를 취소할 가능성도 없지않다. 형사소송법 255조에 따르면 검사는 1심 판결 선고 전까지 공소를 취소할 수 있다. 특검 수사에서 기존 기소의 문제점이 드러날 경우 담당 검사가 공소유지 여부를 재검토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재경 공소청 부장검사는 "주체만 달라지는 것"이라며 "특검의 수사 결과가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인 사건의 공소청장이나 장관, 피고인 모두에게 이용될 수 있도록 소스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양하게 직간접적인 방법으로 공소취소와 유사하거나 공소취소 자체의 어떤 효력을 발휘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특검 임명 절차의 공정성도 논란이다. 수정안에 따르면 민주당과 국민의힘, 조국혁신당이 각각 특검 후보자 1명씩을 추천하고 이 대통령이 이 가운데 1명을 임명한다. 이 대통령 관련 사건을 수사할 특검을 당사자인 대통령이 직접 임명하는 셈이다.

검찰개혁추진단 자문위원으로 활동한 양홍석 법무법인 이공 변호사는 특검을 통한 진상 규명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후보 추천 절차에는 문제가 있다고 봤다. 양 변호사는 "특검을 추천하는 절차를 공정하게 해야 한다. 여당이 특검을 추천하는 것은 구조적으로 문제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snow@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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