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문화영 기자] 수익성이 낮아 민간 의료기관이 꺼려온 장애인 검진을 공공병원이 책임진다.
서울시 어린이병원은 2일부터 장애 특성에 맞춘 장비·인력·편의 서비스를 한 곳에 갖춰 '장애인 건강검진'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병원은 '장애인 건강권 및 의료접근성 보장에 관한 법률'에 따른 보건복지부 장애인 건강검진기관 지정 기준에 맞춰 지난해부터 준비했다. 지난 9월에는 주차장·화장실·탈의실 등 편의시설을 개선하고 승강기를 교체했다. 휠체어에 탄 상태로 체중을 측정하고 누운 자세로 신장을 측정할 수 있다.
예약·접수 단계에서 사전 체크리스트를 통해 휠체어 이용, 이동 보조, 의사소통 지원 등 수검자별로 필요한 지원 사항을 준비해 검진 당일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검진 접수 시 청각·시각·발달장애 등 장애유형별 안내자료가 제공되며 요청 시 지원인력이 검진 동선 내내 이동과 안내를 돕는다.
청각장애인의 경우 서초구 수어통역센터와 업무협약을 맺어 수어통역연계를 진행하고 시각장애인 및 뇌병변 장애인에게는 영상 확대 장비와 대화용 장치 지원, 검진 결과 점자 인쇄물 제공 등을 강화한다.
검진 항목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일반건강검진 및 구강검진과 동일하다. 장애 정도가 심한 수검자에게 제공되는 특화 서비스 비용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안전편의관리비로 별도 지원 돼 추가 비용 부담은 없다. 검진 결과 건강관리가 필요한 수검자는 보건소 건강관리 서비스 등 사후 관리를 받을 수 있다.
장애인들은 이동의 제약, 의사소통의 어려움, 장애 특성을 고려한 검진 장비 및 시설 부족 등으로 건강검진 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24년 장애인의 일반건강검진 수검률은 63.4%로 비장애인 75.6%보다 12.2%포인트 낮다. 반면 19세 이상 장애인의 만성질환 유병률은 지난 2023년 기준 84.8%에 달한다.
올해 1월 보건복지부 발표에 따르면 '장애인 건강검진기관'으로 지정된 의료기관은 전국 111곳이다. 이 중 서울은 17곳에 불과하다.
남민 서울시 어린이병원장은 "건강검진은 장애 여부와 관계없이 누구나 누려야 할 기본적인 권리"라며 "공공병원으로서 장애인이 가까운 곳에서 편안하고 안전하게 검진받을 수 있도록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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