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발찌 추진하지만 '한계'…"가해자 격리 및 처벌 강화"

[더팩트ㅣ김태연·이예리 기자] 서울 송파구 장모 살해 및 아내 납치, 전북 전주시 아내 살해, 제주 부녀 사망 등 강력범죄로 이어진 가정폭력이 잇따르는 가운데 가정폭력 10건 중 9건은 강력·폭력범죄로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해자 격리 등 실질적인 피해자 보호조치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7일 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가정폭력으로 총 26만2909명이 검거됐다. 연도별로 2021년 5만3985명, 2022년 5만2146명, 2023년 5만5176명, 2024년 4만9305명, 2025년 5만2297명이다.
이중 가정폭력으로 다시 검거된 인원은 총 2만9009명이었다. 연도별 재범률은 △2021년 13.1%(7083명) △2022년 12.2%(6363명) △2023년 10.2%(5650명) △2024년 10.5%(5180명) △2025년 9.1%(4733명)로 집계됐다.
가정폭력 10건 중 9건은 강력·폭력범죄로 이어졌다. 최근 5년간 검거된 가정폭력 사건 20만7054건 중에서 강력·폭력범죄로 이어진 사건은 18만5034건으로 89.37%에 육박했다. 연도별로 △2021년 86.96%(4만1037건) △2022년 88.51%(3만9662건) △2023년 90.41%(4만256건) △2024년 89.94%(3만4092건) △2025년 88.8%(2만9987건)였다.
문제는 가정폭력 피해자 보호조치는 미흡하다는 것이다.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명시된 임시조치 1~3호에는 퇴거 등 격리, 접근금지, 전기통신 접근금지 조치가 규정돼있다. 하지만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은 성폭력과 미성년자 유괴, 살인, 강도, 스토킹 등만을 전자장치 부착 대상 범죄로 규정하고 있다. 가정폭력은 제외돼있다.
이에 접근금지 명령을 받은 가정폭력 가해자의 현재 위치나 피해자 접근 여부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이경하 한국여성변호사회 인권이사는 "스토킹의 경우 전자발찌 부착이 가능하지만 가정폭력의 경우엔 그렇지 않아 균형이 맞지 않다는 지적이 과거부터 있었다"며 "스토킹이 사회적으로 주목을 받으며 스토킹처벌법 개정은 지속적으로 이뤄진 반면 가정폭력처벌법은 그렇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경찰은 뒤늦게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경찰청은 가정폭력 가해자에게도 위치추적 전자장치를 부착하고 접근금지 위반 처벌을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국회에도 재범 위험이 있는 가정폭력 가해자에게 위치추적 전자장치를 부착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는 내용이 담긴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일부개정법률안이 발의됐지만 여전히 계류 상태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위치추적만으로는 가정폭력 가해자의 보복범죄 예방에 한계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전자장치 부착 등을 통한 위치추적 뿐만 아니라 피해자와 가해자의 실질적 격리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3월 김훈(44)은 경기 남양주시에서 전자발찌를 부착한 채로 사실혼 관계 여성을 스토킹하고 살해했다. 전자장치를 통한 위치추적에도 범죄를 막지 못한 사례다.
이건수 백석대 경철행정학과 교수는 "가정폭력은 재범 위험이 높고 피해자가 신고했을 때 이미 피해 상황이 심각한 것으로 볼 수 있는 고위험 범죄"라며 "접근금지 외에도 위치추적 등 제도 마련이 시급하지만 무엇보다 피해자와의 실질적 격리를 위한 구금, 격리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은의 법률사무소 이은의 변호사는 "전자발찌는 범죄 발생 이후 가해자 위치를 확인하고 관리하는 수단"이라며 "보복 위험이 있는 고위험군 가정폭력 가해자를 구속할 수 있도록 관련 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영식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역시 "현행법상 경찰의 긴급임시조치 결정 사항을 위반하는 경우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 처분에 그치는 등 실효성이 약하다"며 "위반 시 처벌규정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pado@tf.co.kr
yeri@tf.co.kr
-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 이메일: jebo@tf.co.kr
-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