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 통지하면 증거인멸 우려…절차상 하자 없어"

[더팩트 | 정예은 기자] 보육교직원과 아동을 허위로 등록해 1억 원 상당의 보조금을 부정수급한 어린이집이 시설 폐쇄와 명단 공표 처분에 불복해 소송을 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8부(양순주 부장판사)는 어린이집 대표자 A 씨 등이 서울 강동구청장을 상대로 제기한 영유아보육법 위반에 따른 어린이집 명단 공표 처분 및 폐쇄 처분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강동구는 지난 2024년 다른 어린이집에서 보육 중인 아동들이 A 씨가 운영하는 어린이집에도 등록돼 있다는 민원을 접수해 조사에 나섰다.
조사 결과 A 씨 등은 보육 교직원과 아동을 허위 등록해 인건비와 보조금 등을 부정수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인건비와 수당 등 약 9800만 원과 보육료 약 2000만 등 총 1억1809만 원을 부정수급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강동구는 어린이집 폐쇄와 보조금 환수 및 제재부가금 부과, 원장 자격 취소 처분을 내렸다. 어린이집 이름과 주소, 대표자 및 원장 이름 등도 3년간 공개하기로 했다.
A 씨 등은 공무원들이 강압적으로 조사했고 조사 사실을 사전에 통지하지 않았다며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구청 처분을 취소해 달라고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사전 통지 없이 현장 조사를 할 필요성이 있었고, 조사 과정에서 강압적인 수단이 사용됐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조사 전 어린이집 측에 관련 사실을 알릴 경우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고 사전에 조사 사실을 알리지 않았더라도 현장에서 조사 목적 등을 설명한 만큼 절차상 문제가 없다고 봤다.
조사 공무원들은 사회통념에서 벗어나지 않는 방법을 사용했고, 강압적으로 답변이나 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등 조사권을 남용하지도 않았다고 판단했다.
어린이집 측이 교직원과 학부모들을 상대로 허위등록 사실을 숨기거나 회유하려 한 정황도 확인됐다.
재판부는 "어린이집 운영자는 한 학부모에게 '허위등록을 해 주면 돈을 따로 주겠다'고 제안했고, 일부 학부모는 조사 이후 협박 취지가 포함된 문자메시지와 발신자번호 제한 전화를 받기도 했다"며 "원고 측의 증거인멸, 진술 번복과 회유 등의 우려도 상당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ye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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