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평회·인테리어 교육부터 융자지원 등 사후지원도

[더팩트 | 김명주 기자] #가게에서 빵을 만들던 직원 김민지 씨에게 창업 아이템은 있었다. 문제는 자신이 만들고 싶은 빵이 실제 손님의 지갑을 열 수 있느냐였다. 사업계획서를 써본 적도, 인테리어 견적을 따져본 적도 없었다. 김 씨는 2023년 서울시 '프렙 아카데미' 5기에 들어가 메뉴를 소비자에게 직접 평가받고 창업 과정을 익힌 뒤 이듬해 2월 마포구에 베이커리 '비엔누아즈리 리에'를 열었다. 비엔누아즈리는 프랑스에서 간식으로 인기있는 제과의 일종이다. '리에'는 연결하다는 의미의 프랑스어. 홍대앞 이 프랑스빵집의 이름에는 비엔누아즈리와 손님들을 이어주고 싶다는 김 대표의 소망이 담겼다.
서울시는 김 대표처럼 외식·식음료·베이커리 분야 창업을 준비하는 19~39세 청년을 대상으로 프렙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다. 청년 창업자를 발굴·육성하고 창업을 지원해 골목상권 활성화를 도모하는 사업이다. 2021년부터 올해 7월까지 정규과정 수료생 225명 가운데 127명이 창업했다.
지난 15일 <더팩트>와 만난 김 대표는 창업 준비 당시 가장 어려웠던 점으로 아이템을 실제 사업으로 구체화하는 일을 꼽았다. 그는 "하고 싶은 아이템은 다들 있다"며 "그런데 그게 손님들에게 먹혀야 한다. 손님이 왜 내 빵을 사 먹어야 하는지 타당한 이유를 만드는 게 어렵다"고 말했다.
프렙 아카데미는 김 대표가 제과사에서 자영업자로 넘어가는 과정의 빈칸을 채웠다. 김 대표는 기수별 12주간 약 250시간 진행되는 프렙 아카데미 교육을 통해 상권분석과 브랜딩·마케팅 등 이론부터 레시피 개발, 사업계획 보완, 소비자 품평회, 창업 선배와의 멘토링까지 실제 창업에 필요한 과정을 익혔다.
소비자 품평회가 가장 도움이 됐다. 판매를 계획한 메뉴 약 50인분을 직접 준비해 여러 연령대 소비자에게 선보이고 반응을 확인했다. 자신은 괜찮다고 생각했던 재료가 예상과 다른 평가를 받기도 했다.
품평회는 실제 판매를 미리 경험하는 과정이기도 했다. 김 대표는 "메뉴를 그렇게 많이 준비한 건 처음이었다"며 "재료를 얼마나 사야 하는지, 시간과 동선을 어떻게 짜야 하는지를 직접 해본 경험이 실제 가게를 열었을 때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인테리어 교육도 개점 과정에서 활용했다. 전문가에게 자재별 특징과 가격, 효과 등을 배우고 성수동 일대 매장을 둘러보며 적용 사례를 살폈다. 공사를 앞두고는 업체에서 받은 인테리어 견적서를 전문가에게 보내 점검받았다.
김 대표는 "굳이 비싼 돈을 들이지 않아도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됐다"며 "주방 공사를 할 때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 등은 처음 창업하는 사람이 따로 배우기 쉽지 않다"고 전했다.

이렇게 문을 연 가게는 단골과 소개를 통한 신규 방문이 이어지며 안정적인 운영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6월에는 강남 신세계백화점 스위트파크에서 팝업도 진행했다.
김 대표의 사례는 프렙 아카데미 수료생들의 창업 성과에서도 확인된다. 수료생들의 생존율이 서울 외식업 평균보다 높게 나타난 것이다. 수료생 창업자의 3년 생존율은 85.7%로, 올해 2분기 기준 서울 외식업 3년 평균 생존율 47.6%보다 38.1%포인트 높다.
이같은 높은 생존율의 배경에는 창업 이후까지 이어지는 프렙 아카데미의 사후 지원이 있다. 서울신용보증재단을 통해 최대 7000만원의 창업자금 융자를 지원하고 전문가 컨설팅과 사업장 모니터링, 홍보 콘텐츠 제작 등을 제공한다.
김 대표도 7000만원을 융자받아 초기 창업비용에 보탰다. 그는 "매장을 여는 데 1억원이 조금 넘게 들었다"며 "융자 지원으로 초기 자금 부담을 덜 수 있었다"고 했다.
가게를 연 뒤에는 홍보가 새로운 숙제가 됐다. 이때도 프렙 아카데미의 사후 지원이 힘을 보탰다. 서울신용보증재단은 김 대표의 창업 과정과 매장, 대표 메뉴 등을 인터뷰해 발간물에 소개했다.
김 대표는 "빵만 만들던 사람이 사장이 되니 포스터도 만들고 손님들에게 가게를 알려야 하는 등 해보지 않았던 일을 해야 하는 게 어려웠다"며 "홍보 지원까지 받을 수 있어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창업 전후를 아우르는 프렙 아카데미의 지원이 시행착오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됐다며 청년 외식업 창업가를 위한 서울시의 지원이 계속되길 바랐다.
그는 "수업을 들을 때는 '가게를 하기 전에 이런 것까지 체크해야 하나' 싶었던 내용도 있었다"며 "처음에는 창업에 도움이 되겠지 정도였는데 실제 가게를 열고 나니 '이걸 안 듣고 어떻게 창업하려고 했었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으로서는 혼자 알아보기 어려운 부분이 정말 많다"며 "수업료에 대한 부담 없이 실제 창업에 필요한 내용을 배우고 가게를 연 뒤까지 도움받을 수 있는 지원이 계속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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