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여전히 배제…범죄정보 불균형 우려

오는 10월2일 검찰청이 폐지되고 수사와 기소가 분리되면서 경찰의 권한은 강화된다. 경찰은 권력 남용을 방지하고 수사의 공정성과 책임성을 확보하기 위해 강도 높은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수사 인력 확충과 전문성 강화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하지만 새로운 형사사법 체계를 들여다보면 경찰이 책임성있게 수사를 하기에는 모순이 많다는 지적도 있다. <더팩트>는 형사사법 체계 개편을 열흘 앞두고 경찰 수사의 한계와 과제를 짚어본다.<편집자주>
[더팩트ㅣ김영봉 기자] 검찰청 폐지 이후에도 주요 기관의 고발, 수사의뢰 및 범죄정보 등 통보 대상은 기존 검찰총장에서 중대범죄수사청장(중수청장)으로만 변경됐다. 경찰은 각종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주요 기관에 수사인력을 파견하지만 수사권은 여전히 배제됐다. 중수청과 경찰 간 정보 불균형 우려에 양 기관의 상호 견제가 가능하도록 대상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개정 형사소송법 부칙에 따라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와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특별감찰관 등의 고발·수사의뢰 대상과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 등의 범죄정보 통보 대상은 오는 10월2일부터 검찰총장에서 중수청장으로 바뀐다. 기존 주요 기관이 일부 범죄를 검찰에만 고발하도록 한 전속 수사권이 중수청으로만 변경돼 유지되는 것이다.
공정위가 고발할 수 있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가맹사업법), 대규모유통업에서의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대규모유통업법), 대리점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대리점법),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하도급법)은 물론, 인권위법, 특별감찰관법, 자본시장법 등은 범죄 혐의가 있거나 형사처벌이 필요하다고 인정되면 중수청장에게 통보하도록 했다.
반면 이날 기준 대상을 경찰청장까지 확대한 것은 국회가 고발할 수 있는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국회증언감정법)뿐이다. 국회증언감정법 제15조는 국회 본회의나 위원회가 증인·감정인 등의 위증이나 불출석 등 법 위반을 확인하면 '수사기관의 장'에게 고발하도록 규정했다. 수사기관의 장에는 중수청장뿐만 아니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과 경찰청장이 포함된다.

그간 경찰 안팎에선 수사 공정성과 효율성을 해칠 우려가 있다며 검찰에만 한정된 전속 수사권 관련 법 개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됐다. 공정위는 지난 2024 6월 쿠팡이 검색 알고리즘을 조작하고 임직원 리뷰를 통해 자체브랜드(PB) 상품이 우수한 것처럼 소비자를 오인하게 했다며 1628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하지만 검찰은 11개월이 지난 후에야 기소하면서 사건이 장기간 지연됐다는 비판이 일었다.
하지만 형사사법 체계 개편 이후에도 검찰의 전속 수사권을 중수청이 이어받으면서 정보가 집중되는 수사기관만 달라졌다는 비판이 나온다. 수사 담당 한 경찰관은 "과거 한 기관에 파견됐을 당시 기업의 범죄 혐의를 포착해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에서 조사 중이란 이유로 반려했다"며 "이후 경찰이 포착한 내용이 검찰을 거쳐 해당 기관에 전달됐고, 해당 기관은 이를 토대로 기업을 검찰에 고발했다"고 말했다.
그간 주요 범죄 혐의 관련 자료를 받지 못했던 경찰은 국회증언감정법처럼 다른 법률도 대상을 수사기관의 장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사건 성격이나 이해충돌 여부에 따라 적절한 수사기관을 선택할 수 있고, 이에 따라 수사기관 간 상호 견제가 가능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한 기관에 고발이 집중되면 해당 기관 소속 직원이 사건에 연루되는 등 이해충돌이 발생했을 때 공정한 수사가 어려울 수 있다"며 "경찰 권한을 늘리자는 취지가 아니라 고발인이 사건 성격에 따라 수사기관을 선택할 수 있도록 통로를 열어두자는 것이다. 여러 수사기관이 상호 견제해야 부패나 사건 처리 오류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kyb@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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