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법 소지 높지만, 단속에 한계"

[더팩트ㅣ안디모데 기자] 추석을 앞두고 취소된 기차 승차권을 대신 예매해 주는 사이트가 성행하고 있다. 예매 대행 대가로 수수료를 챙기는 것은 위법 소지가 있지만 제재에 한계가 있어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9일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기차 취소표'를 검색하자 취소된 승차권 예매를 대행하는 사이트가 나왔다. A 업체 사이트에 접속하자 '추석 잔여석 판매 중. 취소표는 나오는 즉시 사라진다', '지금 의뢰를 접수해 두세요'라는 홍보문구가 눈에 띄었다.
A 업체는 "출발역, 도착역, 날짜, 시간대, 좌석 등급을 입력하면 조건에 맞는 취소표 확인과 예매 절차가 진행된다"며 "예약이 확보되면 고객은 철도 운영사의 공식 앱에서 제한 시간 안에 운임을 직접 결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B 업체는 사이트에서 '기차 예매, 이제 전문가에게 맡기세요'라며 '숙련된 예매 전문 매니저가 교대로 빈자리를 확인한다. 현재 66명의 전문 매니저가 대기 중이다'고 홍보했다.
B 업체 역시 "원하는 일정을 등록하면 조건에 맞는 빈자리를 대신 확인한다"며 "좌석을 확보했을 때만 이용료가 발생하고, 승차권 운임은 철도사에서 직접 결제한다"고 안내했다.
A 업체는 예매 대행 성공 조건으로 선불 2000원, 후불 3000원, B 업체는 선불 1000원, 후불 2000원의 수수료를 받는다. 두 업체는 모두 "매진된 승차권의 예매 절차를 대행하는 독립 서비스"라며 "한국철도공사(코레일) 및 주식회사 에스알(SR)과 어떤 법적 제휴 관계도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예매 대행을 위법으로 규정할 만한 법적 근거가 부족해 사이트 제재나 단속은 사실상 어렵다. 철도사업법 제10조의2는 '철도사업자 또는 철도사업자로부터 승차권 판매위탁을 받은 자가 아닌 자는 승차권을 상습 또는 영업으로 자신이 구입한 가격을 초과한 금액으로 다른 사람에게 판매하거나 이를 알선해서는 안 된다'고만 규정하고 있다. 이를 위반하면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국토교통부는 "철도사업법 위반 소지가 높지만 과태료를 부과하려면 대상자의 신원과 실제 영업 행위 여부 등이 확인돼야 한다"며 "단순히 사이트가 운영 중이라고 해서 바로 처분을 내릴 수 있는 게 아니다"고 설명했다.
코레일도 "자체적으로 모니터링 부서를 운영하고 매크로 추적·차단 프로그램과 암표 제보방을 운영하고 있지만 수사 권한은 없기에 단속이나 제재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매 대행업체들이 매크로를 사용할 경우 매크로 탐지 프로그램이 작동해 접속을 차단하고 있다"며 "이에 더해 예매 대행업체에 경고문을 발송하고,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하는 수준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했다.
앞서 코레일은 지난 2월 경기남부경찰청과 국토교통부에 예매 대행업체 수사를 의뢰했다. 지난 5월에는 공정거래위원회와 국세청에 각각 전자상거래법 위반과 부가가치세, 소득세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의뢰했다.
elahep1217@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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