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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 꽃 출동' 전 방첩사 간부 정직 취소…"위법한 명령 회피"
"정면 거부 못해도 명령 협조 않는 방법은 다양"
'계엄 징계' 군 간부 줄줄이 행정소송…법원 첫 판단


12·3 비상계엄 당시 민간 여론조사기관으로 출동하는 등 계엄에 가담했다는 이유로 정직 2개월의 징계처분을 받은 유재원 전 국군방첩사령부 사이버보안실장(대령)이 징계처분 취소소송 1심에서 승소했다. 사진은 서울 용산구 국방부 신청사 모습. /뉴시스
12·3 비상계엄 당시 민간 여론조사기관으로 출동하는 등 계엄에 가담했다는 이유로 정직 2개월의 징계처분을 받은 유재원 전 국군방첩사령부 사이버보안실장(대령)이 징계처분 취소소송 1심에서 승소했다. 사진은 서울 용산구 국방부 신청사 모습. /뉴시스

[더팩트 | 정예은 기자] 12·3 비상계엄 당시 김어준 씨가 운영하는 여론조사 회사에 출동하는 등 계엄에 가담했다는 이유로 정직 2개월의 징계처분을 받은 전 국군방첩사령부 간부가 징계처분 취소소송 1심에서 승소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이상덕 부장판사)는 17일 유재원 전 방첩사 사이버보안실장(대령)이 국방부 장관을 상대로 제기한 징계처분 취소소송 선고기일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유 대령의 출동은 명령 불복종으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피하는 동시에 부하들의 가담을 막기 위한 형식적인 임무 수행으로 볼 여지가 크다고 판단했다. 국방부 측 주장과 달리 위법한 명령을 이행하기 위한 출동으로 보기는 어려우므로 정당한 징계사유가 아니라는 취지다.

재판부는 "유 대령은 최초 출동 명령을 받은 뒤 영장 없이 민간업체(여론조사 꽃) 서버를 확보하는 것의 적법성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출동 준비를 중단했다"며 "재차 출동 지시를 받은 뒤에도 부하들에게는 출동하지 말라고 지시한 채 자신만 출동하려 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위법한 명령을 정면으로 거부하지는 못해도 부하들의 가담을 막거나 사실상 회피하는 등의 방법으로 명령에 협조하지 않을 수 있다"며 "이를 군인으로서의 사명을 저버린 것으로 평가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유 대령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및 여론조사 꽃으로 출동하라는 정성우 전 방첩사 1처장의 지시를 받고 이를 예하 과장들에게 전달하는 등 성실의무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지난해 12월28일 정직 2개월 처분을 받았다.

당초 국방부 징계위원회는 유 대령에 대해 '징계사유 없음'으로 판단했지만, 상부의 재검토 지시에 따라 다시 심의한 뒤 정직 2개월 처분을 내렸다.

당시 국방부는 유 대령이 국회가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의결한 이후인 2024년 12월4일 새벽 1시27분께 부하들의 만류에도 출동한 점을 문제 삼았다. 정 전 처장 지시의 위법성을 알 수 있었는데도 고위 장교로서 당시 상황을 정확히 분석하지 못하고 경솔히 행동했다고도 판단했다.

국방부는 유 대령의 이같은 행위가 '민간기관에 들어가 서버 등을 가져오라'는 위법한 명령을 이행한 것으로 보고 국가공무원법상 성실의무 위반을 징계사유로 들었다.

이에 반발한 유 대령은 지난 2월 징계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유 대령 외에도 김흥준 전 육군 정책실장(소장), 김용대 전 드론작전사령관(소장),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소장), 김봉규 전 정보사 중앙신문단장(대령) 등 계엄과 관련해 중징계를 받은 군 간부들이 징계 취소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이들 중 본안 소송 결과가 나온 건 유 전 실장이 처음이다.

ye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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