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수사·관련자 재판으로 판가름날 듯

[더팩트 | 김해인 기자]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사법리스크'는 인사청문회에서도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제넨셀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은 검찰의 기소유예 처분 이후 경찰 수사가 다시 시작됐고, 관련자 재판도 진행 중이다.
현재까지 확인된 수사·재판 결과만으로 김 후보자의 형사책임을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김 후보자가 지인의 요청을 받고 당시 김강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게 직접 연락한 경위 등은 형사처벌 여부와 별개로 공직자로서 처신이 적절했는지를 둘러싼 논란으로 이어졌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지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제넨셀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과 관련해 "제가 식약처장에게 전달한 민원은 절차가 지연되는 불공정이 있으니 그 지연이 맞는지 확인해보고 살펴봐 달라는 절차에 관한 내용이었다"며 "딱 한 번 전화하고 그다음에 살피거나 한 것이 없었다. 민원을 전달하는 것으로 제가 했던 역할은 다 했다"고 말했다.
다만 "보좌진을 통해 업무를 지시했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은 있다"며 "공직자로서의 행위가 많은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앞으로 더욱 신중하게 행동하겠다"고 밝혔다.
가장 큰 쟁점이었던 제넨셀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은 검찰의 기소유예 처분으로 일단락되는 듯했지만 경찰 수사가 다시 시작됐다.
김 후보자는 2021년 브로커 양모 씨의 요청을 받고 당시 김강립 식약처장에게 전화해 제넨셀의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계획 승인을 신속하게 살펴봐 달라는 취지로 요청한 의혹을 받고 있다. 김 후보자는 청탁이 아닌 민원 전달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2024년 12월 김 후보자를 기소유예 처분했다. 제넨셀 창업자 강세찬 씨가 김 후보자에게 정치후원금 500만원을 제공하는 방안이 논의된 사실은 확인했지만, 실제 돈이 전달되지는 않았고 김 후보자의 요청을 위법한 청탁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팩트|박헌우 기자]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게 신약 관련 청탁을 한 의혹을 받는 브로커 양모 씨(왼쪽)와 제넨셀 창업자 강세찬 씨가 1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 출석하고 있다.](https://img.tf.co.kr/article/home/2026/09/16/20262453178955543610.jpg)
하지만 경찰은 이달 들어 관련 의혹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김 후보자를 청탁금지법 위반과 직권남용·직무유기 등 혐의로 고발한 이종배 전 서울시의원을 지난 11일 불러 고발인 조사를 진행했다. 경찰청은 김 후보자의 신약 청탁 의혹과 관련해 고발장 2건이 접수돼 영등포서에서 고발인 조사 등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기존 검찰 수사기록도 확보해 분석할 방침이다. 다만 서울서부지검은 최근 영등포서의 수사기록 제공 요청에 대해 양 씨와 강 씨의 재판이 진행 중이라는 이유 등으로 관련 수사기록 전체를 제공하지 않고 공소장만 전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검찰과 수사기록 제공 여부를 다시 협의하고 있다.
강 씨와 양 씨는 김 후보자에게 500만원의 정치후원금을 제공하기로 약속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서울서부지법에서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따라서 현재까지 나온 검찰 처분만으로 김 후보자의 형사책임이 없다고 단정하기도 어렵고, 반대로 범죄가 성립한다고 결론 내리기도 이르다. 경찰 수사와 관련자 재판에서 김 후보자가 식약처장에게 연락한 경위와 임상시험 승인 과정, 정치후원금 논의 과정 등이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 배우자 협동조합도 '특혜' 의혹…경찰 수사 착수
김 후보자의 배우자가 대표로 있는 발달장애인 사회적협동조합 특혜 의혹도 청문회에서 쟁점이 됐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청문회에서 김 후보자 배우자의 녹취를 공개하며 수원시가 협동조합의 심사 기간을 늦춰주는 등 편의를 제공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녹취에서 배우자는 소방점검 문제로 심사 기간을 맞추기 어려웠지만 수원시 복지과 팀장이 기간을 늦춰주고 기다려줬다는 취지로 말했다.
김 후보자는 공개된 음성이 배우자의 목소리가 맞다고 인정하면서도 협동조합 운영과 수원시 심사 과정에 가족이 관여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이와 별도로 협동조합의 제공기관 선정 과정에 특혜가 있었다는 내용의 청탁금지법 위반 및 허위공문서 작성 혐의 고발장이 접수돼 수원팔달경찰서에 배당된 상태다.
제넨셀 의혹과 관련한 추가 고발도 접수됐다.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김 후보자와 강 씨, 양 씨를 사기·살인미수·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고발했다.
고발인은 제넨셀이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의 동물실험 과정에서 햄스터 1마리가 폐사한 사실 등을 최종 평가보고서에서 누락한 채 식약처에 임상시험계획 승인을 신청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같은 내용은 현재까지 고발인의 주장 단계다. 햄스터 폐사 사실의 누락이나 이를 둘러싼 김 후보자의 형사책임이 경찰 수사나 법원 판단을 통해 확인된 것은 아니다.

◆ 판사 아들 채용 논란, 대가관계 확인 안 돼
제넨셀 사건과 관련해 구속영장을 기각한 판사의 아들이 김 후보자의 의원실에서 근무한 경위도 청문회에서 쟁점이 됐다.
정인재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는 2023년 12월 강 씨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이후 정 부장판사의 아들은 김 후보자의 의원실에서 약 3개월간 입법보조원으로 근무했다.
김 후보자는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채용했으며 제넨셀 사건의 영장 기각과는 관련이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까지 공개된 자료에서 영장 기각과 의원실 채용 사이의 대가관계가 확인된 것은 아니다. 다만 영장을 기각한 판사의 아들이 이후 김 후보자의 의원실에서 근무한 사실 자체는 남아 있다. 채용 경위와 당시 양측의 접촉 과정에 대해서는 추가 설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형사책임과 별개로 공직윤리와 이해충돌 우려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는 이유다.
◆청문회서 해명했지만…남은 건 '처신' 논란
음주운전 전력이나 자녀의 주소지 이전 등 일부 의혹은 김 후보자가 사실관계를 인정하고 사과하거나 직접 경위를 설명했다.
반면 제넨셀 임상시험 승인 요청의 성격과 정치후원금 논의 경위, 판사 아들의 의원실 채용 과정, 협동조합의 제공기관 지정 과정 등 핵심 의혹은 청문회에서도 기존 공방을 반복했다.
특히 야당이 요구한 증인들이 한 명도 채택되지 않으면서 당사자 진술을 통한 검증도 이뤄지지 않았다. 결국 청문회에서 확인된 것은 각 의혹에 대한 김 후보자의 해명에 가까웠다.
형사책임 역시 청문회에서 결론이 난 것은 아니다. 제넨셀 의혹은 서울 영등포경찰서 수사가 진행 중이고 관련자 재판도 이어지고 있다. 협동조합의 제공기관 선정 과정 역시 경찰에 고발장이 접수돼 수사 절차가 시작됐다.
청문회가 끝난 뒤에도 수사기관의 사실관계 확인이 이어지는 만큼 김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h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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