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장우성 기자] 정년 이후 회사에 촉탁직으로 재고용해달라는 사원들의 요청을 관행이 있는데도 이유없이 거부한 회사의 처분은 부당해고로 볼 수 있다는 취지의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A 버스회사가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낸 부당해고 구제 재심판정 취소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대전고법으로 돌려보냈다.
A사 노조는 B 씨 등 3명을 정년 후에도 촉탁직으로 재고용해달라고 요청하며 거부할 경우 이유를 서면으로 알려달라는 공문을 회사에 보냈다. A사는 거부 이유를 밝히지 않고 이들을 재고용하지 않았다.
이들이 낸 부당해고 구제 신청은 지방노동위원회에 이어 중노위에서도 받아들여졌다. 이에 회사는 2022년 10월 중노위의 재심 판정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중노위의 손을 들어줬지만 2심은 원고 승소로 뒤집었다. 회사 취업규칙에 퇴직자를 촉탁직으로 재고용할 수 있다는 규정이 있지만 의무사항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정년이 된 사원을 노사합의로 재고용할 수 있다는 내용의 단체협약도 2021년 효력을 잃었다고 지적했다.
대법원은 회사에 재고용 관행이 확립돼있는 등 재고용될 수 있다는 노사 신뢰관계가 있다면 노동자는 '기대권'을 가지며 이를 거절하면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라고 봤다.
2021~2022년 촉탁직 재고용을 신청한 정년 사원 중 거부당한 경우는 B 씨 등 4명 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소송에 참가하지 않은 1명은 지노위의 판정에 따라 촉탁직으로 재고용되기도 했다. 회사가 재고용을 거부한 합리적인 이유를 밝히지도 않았다.
대법원은 단체협약 효력이 끝났다는 주장을 놓고도 "정년 도달 후 촉탁직으로 재고용되리라는 참가인들의 기대권은 회사와의 신뢰관계에 기초한 것이므로, 2017년 단체협약이 실효됐다는 사유만으로 촉탁직 재고용 요청에 아무런 응답을 하지 않은 것이 정당화될 수는 없다"고 판시했다.
이에 따라 정년 후 재고용 기대권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했다며 재판을 다시 하도록 했다.
lesli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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