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치료제 임상승인에 개입 쟁점
수사·재판서는 청탁-대가 정황 확인 안돼

[더팩트 | 김해인 기자]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각종 의혹이 꼬리를 물고 있다. 제넨셀의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 과정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민원을 전달한 것을 두고 '청탁' 논란이 불거진 데 이어 기소유예 처분과 녹취록 진위 공방으로 번졌다.
제넨셀 대표 강모 씨의 구속영장을 기각한 판사 아들의 국회 입법보조원 활동 의혹도 제기됐다. 오는 15일 열리는 인사청문회에서는 각각의 의혹을 놓고 여야가 정면충돌할 전망이다.
논란의 핵심은 김 후보자가 국회의원이던 2021년 10월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업체 제넨셀의 임상시험 승인과 관련해 김강립 당시 식약처장에게 연락한 경위다.
후보자 측은 사업가 양모 씨를 통해 전달받은 고충민원을 식약처에 전달한 것일 뿐 임상시험 승인이나 우선심사, 심사기준 완화 등을 요구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한다. 식약처 실무진에게 직접 연락하거나 후속 조치를 요구하지도 않았다는 설명이다.
반면 야권은 후보자가 식약처장에게 직접 연락한 점과 이후 제넨셀 관련 주가가 움직인 점 등을 들어 단순 민원 전달을 넘어선 청탁 또는 알선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제넨셀의 임상시험 승인까지 걸린 기간을 두고도 공방이 이어졌다. 2021년 9월 23일 임상시험을 신청해 10월 26일 승인받기까지 33일이 걸린 것을 두고 이례적으로 빠른 심사가 이뤄졌다는 의혹이다.
반면 '33일'은 식약처의 실제 심사기간이 아니라 업체의 자료 보완에 걸린 기간까지 포함한 단순 경과일이라는 게 후보자 측 설명이다. 식약처는 보완을 요구한 9월 30일부터 업체가 보완자료를 제출한 10월 18일까지의 기간을 심사 소요일에서 제외하고 있으며, 공식 자료상 제넨셀의 실제 심사 소요일은 11일이었다.
오히려 후보자 측은 당시 식약처가 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운영한 '고(GO)·신속 프로그램'에서 신물질 임상시험의 심사 목표를 15일 이내로 정하고 있었다고 반박했다. 제넨셀의 11일 심사는 이 기준에 따른 것으로, 신물질 임상시험의 평균보다 특별히 빠른 것이 아니라는 취지다.
결국 핵심은 단순히 승인까지 며칠이 걸렸느냐가 아니라 김 후보자의 연락이 실제 심사 과정에 영향을 미쳤는지 여부다.

검찰은 2024년 12월 김 후보자에게 형법상 알선뇌물약속 혐의로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후보자 측은 기소유예가 법원의 유죄 판결이 아닌 검사의 불기소 처분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수사 과정에서 금품이나 향응이 실제 오간 사실이 확인되지 않았고 제넨셀 임상시험도 정상 절차에 따라 진행됐다는 점 등을 들며 처분의 모순을 주장한다. 김 후보자는 지난해 5월 기소유예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반면 기소유예가 혐의가 없다는 처분은 아니므로 완전한 결백으로 볼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당시 수사팀의 기소 의견이 지휘부에서 묵살됐다는 취지의 의혹을 제기하면서 기소유예 처분이 내려진 경위도 청문회 쟁점이 될 전망이다. 다만 이 같은 수사 의견 묵살 의혹은 현재까지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았다.
김 후보자와 양 씨 등을 둘러싼 녹취록도 논란의 중심에 있다.
후보자 측은 공개된 녹취 가운데 양 씨와 제3자 사이의 통화 내용이 후보자의 발언인 것처럼 제시되거나 일부 발언이 맥락과 다르게 편집됐다고 주장한다. 반면 야권은 녹취에 담긴 후보자의 발언이 식약처에 사건을 직접 챙겨달라는 취지의 청탁 정황을 보여준다고 맞선다.
후보자 측은 관련 형사사건 재판에서도 대가 관계를 명시적으로 약속한 정황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을 들고 있다. 다만 녹취록의 원본과 전체 맥락, 편집 여부 등을 둘러싼 양측 주장이 엇갈리고 있어 청문회에서 원본 공개와 발언 취지를 놓고 공방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

김 후보자가 양 씨와 제넨셀 대표 강모 씨, 정모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등과 함께 찍은 사진도 논란이 됐다. 정 판사는 2023년 12월 제넨셀 설립자 강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한 인물이다.
후보자 측은 해당 사진이 구속영장 심사로부터 약 2년 전 사적인 모임에서 우연히 만난 자리에서 촬영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정 판사는 후보자가 판사로 재직할 당시 함께 근무했던 동료 판사로, 이후에도 다양한 법조계 모임 등을 통해 만남을 이어온 사이라는 설명이다.
앞서 후보자 측은 사진이 공개됐을 당시 2022년 2월 이후 이들과 만나거나 연락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이후 정 판사와의 관계 및 만남을 둘러싼 설명이 달라지면서 '거짓 해명' 논란이 불거졌다. 후보자 측은 청문회 준비 초기 후보자가 가까운 가족의 간병 등 개인적 사정으로 준비단과 소통이 충분하지 못해 일부 사실관계가 정확하게 전달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정 판사의 아들이 김 후보자의 국회의원 시절인 2024년 상반기 의원실에서 약 3개월간 입법보조원으로 활동하며 매월 약 100만원을 받은 사실을 두고는 '보은성 채용' 의혹도 제기됐다. 정 판사가 제넨셀 설립자 강씨의 구속영장을 기각한 이후 정 판사의 아들이 김 후보자 의원실에서 근무한 사실이 알려져 특혜 의혹이 나온 것이다.
후보자 측은 정 판사의 아들이 입법보조원으로 등록한 뒤 의원실과 협의한 주 3일 근무 일정에 따라 실제 출근해 자료 조사 등 의원실 업무를 보조했다고 반박했다. 월 100만원가량의 보수 역시 실제 근무를 고려해 교통비·식비를 보조하는 취지로 지급한 것이며, 근무하지 않고 돈을 지급하거나 과도한 경제적 이익을 제공한 사실은 없다고 주장했다.
또 정 판사와 구체적인 사건에 대해 연락하거나 논의한 사실은 없으며, 아들의 의원실 근무와 제넨셀 영장 기각 사이에도 인과관계가 없다고 강조했다.

제넨셀의 임상시험 승인 이후 관계사인 세종메디칼 주가가 급등락하고, 이후 대규모 투자자 손실과 상장폐지로 이어진 점도 의혹으로 제기됐다.
후보자 측은 김 후보자의 식약처장 연락은 2021년 10월 한 차례였고, 세종메디칼의 경영권 변동과 대규모 투자, 주가조작 의혹은 그로부터 약 9개월 뒤인 2022년 7월 카나리아바이오엠의 인수 이후 벌어진 별개의 사건이라고 주장한다. 관련 주가조작 사건으로 관계자들이 구속기소됐다는 점도 들고 있다.
다만 시점이 다르다는 사실만으로 두 사건의 연관성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제넨셀 임상시험 승인과 이후 투자·인수 및 주가조작 사이에 실제 연결고리가 있었는지가 확인돼야 한다는 점에서 논란의 불씨는 남아 있다.
h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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